바클레이스가 발표한 연례 유럽 주식 전략(European Equity Strategy) 연례 리뷰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는 영국이 뜻밖의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바클레이스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서 이탈해 국제 시장에 대한 노출을 확대하면서 영국 등 비(非)미국 시장이 강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2026년 1월 0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2025년 글로벌 주식이 3년 연속 강세를 보이며 MSCI AC World 지수가 21%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 리더십은 미국에서 벗어났으며, 약 MSCI 국가 지수의 70%가 미국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변화는 바클레이스가 지적한 ‘미국 예외성(U.S. exceptionalism)에 대한 균열’과 국제 분산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재관심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메가캡 기술주에 대한 급격한 가치 재평가(de-rating)가 연초에 가속화되면서 미국 주식과 달러의 하락을 촉발했다.”
바클레이스는 특히 연초에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기술주들의 가치가 급격히 재평가된 것이 전환점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수익화(모네타이제이션), 자본지출,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외 지역으로 자금을 재배치했고, 이로 인해 유럽·영국·중국·일본 등의 주식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유로화·파운드화 대비 달러 약세가 비(非)미국 자산의 성과를 한층 부각시켰다. 바클레이스는 유로·영국·일본 등 비미국 시장의 수익률이 현지통화 기준보다 달러 기준에서 더 크게 나타난 이유로 달러의 큰 폭 약세를 지목했다. 실제로 유럽 주식은 달러 기준으로 미국을 연간 약 16%포인트 앞섰는데, 이는 2006년 이후 최대 격차이다.
유럽 내에서도 영국의 약진은 눈에 띈다. 바클레이스는 2025년 초 영국 주식시장을 “깊이 외면받는(deeply unloved) 시장”으로 묘사했으나, 영국 주식은 현지 통화 기준으로 중반대의 십퍼센트(미드틴)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독일의 중반대 상승과 유사한 수준이며,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단일자리대의 수익률에 그친 프랑스를 앞서는 성과였다.
한편, 섹터 구성도 영국의 상대적 호조를 뒷받침했다. 금융주, 특히 은행주의 강한 상승세가 유럽 전역에서 두드러졌고, 이로 인해 금융업 비중이 큰 영국 지수들이 수혜를 입었다. 바클레이스는 또한 유럽에서는 가치주(Value)가 상대적으로 강세였던 반면, 미국의 시장 상승은 성장주(Growth)와 기술주에 집중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자금 유입·유출의 역설도 관찰됐다. 바클레이스는 2025년 영국 주식펀드에서 순유출이 $337억 발생해 영국이 연간 지속적 환매(순유출)를 기록한 유일한 주요 지역이라고 밝혔다. 반면, 영국을 제외한 유럽(Europe ex-UK)은 $888억의 순유입을 기록했고, 신흥국 주식펀드는 $1180억의 유입을 보였다. 바클레이스는 이 격차가 영국의 주가 호조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비중 축소에도 불구하고 진행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통화정책 변화는 2025년 투자 흐름에 중요한 배경을 제공했다. 바클레이스는 관찰기간 동안 관세 충격, 지정학적 긴장 고조, 그리고 각국 통화정책의 변화가 미국 주식·채권·달러의 일정 구간에서 급락을 유발해 국제시장으로의 재배분을 가속화했다고 설명했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몇몇 용어는 일반 독자를 위해 간단히 설명한다. MSCI AC World 지수는 전 세계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의 시가총액을 포괄하는 주가지수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전체적인 성과를 측정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데리팅(de-rating)은 특정 자산군의 주가수익비율(P/E) 등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기술주 등에서 실적 개선 없이 밸류에이션 압축이 일어날 때 사용된다. 모네타이제이션(수익화)는 기술이나 플랫폼의 서비스가 실제로 매출로 전환되는 정도를 뜻하며, AI 관련 기업에서는 수익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자주 발생한다.
향후 영향 및 시장 관측
바클레이스의 분석을 토대로 시장 전문가들은 몇 가지 향후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째, 달러의 추가 약세가 이어질 경우 비미국 자산에 대한 수익률 프리미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이 달러 약세로 인해 외화 표시 자산에서 더 큰 명목수익을 경험하게 하는 구조적 요인이다. 둘째, 금융 섹터의 강세가 지속된다면 영국과 유럽의 지수는 상대적 강세를 유지할 여지가 크다. 다만 은행주의 강세가 경기 사이클과 신용 리스크에 민감하므로 금리·경기 변수의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셋째, 투자자 유출입 데이터는 주가의 펀더멘털과 항상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영국의 경우처럼 자금이 순유출되는 가운데서도 주가가 오를 수 있는데, 이는 상대적 밸류에이션 개선, 환율 효과, 특정 섹터 성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순한 자금흐름 지표 이외에 환율 전망, 섹터 노출, 밸류에이션 지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 리스크와 지정학적 변수는 여전히 주요 리스크 요인이다. 관세 충격이나 지정학적 긴장 확대는 공급망, 기업의 비용구조, 투자 심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AI 관련 거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조정은 글로벌 자금 배분의 변곡점이 될 수 있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바클레이스는 202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국제 분산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영국이 예상 외의 수혜를 입었다고 진단했다. 달러 환율, 섹터 구성, 투자자 유입·유출 흐름, 그리고 거시경제·정책 변수들이 결합되어 향후에도 국가별 성과 차별화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