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물 WTI 원유 선물(CLG26)은 수요일 종가 -0.53달러(-0.91%) 하락 마감했고, 2월물 RBOB 휘발유 선물(RBG26)은 수요일 종가 -0.0180달러(-1.04%)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에는 오전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2026년 1월 1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발표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재고 보고서가 대체로 약세를 시사한 점이 이날 원유 및 휘발유 가격의 하락을 촉발했다. 또한 미국 달러 인덱스(DXY00)가 1주일 최고치로 반등한 점도 에너지 가격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베네수엘라·나이지리아·러시아 등 국가들의 지속적인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유 가격의 하락 폭을 제한하고 있다.
수급과 지정학적 요인은 혼재되어 있다. 중국의 원유 수요 회복이 가격을 지지하는 한편, OPEC+가 추가 증산 유보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가격을 뒷받침했다. Kpler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이번 달 원유 수입량은 전월 대비 약 10% 증가해 재고 축적 과정에서 일평균 1220만 배럴(bpd) 수준으로 집계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OPEC+의 향후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복수의 OPEC+ 대표단이 화요일에 전한 바에 따르면, 해당 그룹은 일요일에 예정된 월간 화상회의에서 추가 공급 확대를 보류하는 기존 계획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공급 증가 압력 완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상에 정체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상품 정보업체 Vortexa는 12월 26일로 끝난 주간에 7일 이상 정체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15% 증가해 1억2933만 배럴(129.33 million bbl)를 기록했다고 월요일에 보고했다.
안보 관련 사건들도 원유 공급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은 지난 목요일 나이지리아 내 ISIS(이슬람국가) 표적을 대상으로 나이지리아 정부와의 보안·정보 협력 하에 공습을 단행했다. 나이지리아는 OPEC 회원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해당 그룹이 기독교인을 살해하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 미국이 나이지리아 내 ISIS를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관련 제재와 미국의 해상 봉쇄도 가격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제재 대상 유조선 Bella 1을 베네수엘라에서 돌려 대서양으로 향하게 했고, 미국 해군은 대통령의 봉쇄 조치의 일환으로 이 선박을 그림자처럼 추적해왔다. 미군은 일요일에 Bella 1을 바베이도스 근해에서 압수하려 했으나 해당 선박은 다시 대서양으로 이동했다고 전해진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도 러시아 정제·수출 역량을 약화시켜 글로벌 공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4개월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 삼았고, 11월 말 이후 러시아 선박에 대한 공격도 강화되어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미·EU의 대러시아 제재가 더해지면서 러시아 산 원유의 수출 제약 요인이 확대됐다.
OPEC+와 국제 기구의 공급 전망도 가격 형성에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OPEC+는 11월 30일에 2026년 1분기 추가 생산 증가를 일시 중단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에 회원국들이 총 일일 13만7천 배럴(+137,000 bpd)을 증산하되,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공급 과잉에 대한 대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중순에 2026년 전 세계 원유 공급과잉이 일일 400만 배럴(4.0 million bpd)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OPEC은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 규모의 감산을 모두 회복하려 하나 아직 120만 bpd의 증산 여지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OPEC의 11월 원유생산은 -1만 배럴 감소해 일일 2909만 배럴(29.09 million bpd)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달 OPEC는 3분기 글로벌 원유시장 전망을 적자에서 흑자로 수정했다. 미국 생산이 예상을 상회하고 OPEC도 증산을 확대한 결과로, OPEC는 3분기 글로벌 원유시장이 일일 50만 배럴(500,000 bpd)의 공급 과잉을 기록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전월의 일일 -40만 배럴(-400,000 bpd) 적자 전망과 대조된다. 또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년 미국 원유생산 전망치를 기존 일일 1353만 배럴(13.53 million bpd)에서 1359만 배럴(13.59 million bpd)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주 수요일 발표된 EIA의 주간 재고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원유·제품에 대해 약세 신호를 보였다. EIA는 가솔린 재고가 580만 배럴(+5.8 million bbl) 증가해 8.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집계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 195만 배럴(+1.95 million bbl)을 크게 상회했다. 디스틸레이트(중유 등) 재고도 498만 배럴(+4.98 million bbl) 증가해 예상치 155만 배럴(+1.55 million bbl)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클러싱(Cushing, 오클라호마)의 원유 재고는 54만3천 배럴(+543,000 bbl) 증가했고, 다만 EIA의 전체 원유 재고는 예기치 않게 -193만 배럴(-1.93 million bbl) 감소해 시장의 순 신호는 혼재됐다. EIA는 12월 26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보다 -3.0% 낮고, 가솔린 재고는 평균 대비 +1.9% 높으며,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3.7% 낮다고 보고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생산은 13.827 million bpd로 전주와 동일해 11월 7일 기록한 13.862 million bpd의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
드릴링 활동도 다소 회복 조짐을 보였다. Baker Hughes는 1월 2일로 끝난 주에 미국의 가동 중인 석유시추 장비 수가 3대 증가해 412대를 기록했다고 화요일에 보고했다. 이는 12월 19일 집계된 406대(4.25년 최저치)에서 회복된 수치다. 참고로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석유 시추 장비 수는 2022년 12월의 627대(5.5년 최고치)에서 크게 줄었다.
용어 설명
이 기사에 나오는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의 선물 계약을 뜻하며, RBOB는 휘발유(플랜트 출하 후 연료용 블렌드된 제품) 현물/선물 가격을 지칭한다.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bpd는 “barrels per day”의 약자로 하루당 배럴 수량을 의미한다. Cushing은 WTI 원유 선물의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의 저장·전달 허브를 가리킨다.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 이번 주의 EIA 재고 증가, 특히 가솔린·디스틸레이트 재고의 예상보다 큰 폭의 축적은 정유 마진과 제품 수요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켜 원유 수요 전망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 강세 역시 달러 표시 상품인 원유의 투자 매력을 상대적으로 낮춰 가격에 부정적이다. 반면 중국의 수입 증가, OPEC+의 증산 유보, 베네수엘라 제재와 해상 봉쇄, 우크라이나로 인한 러시아의 수출 차질은 공급 면에서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가격 변동성은 당분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적으로는 OPEC+의 추가 증산 여부와 미국 및 글로벌 경제 상황, 특히 중국의 원유 수요 회복 속도가 가격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IEA의 2026년 과잉 공급 전망(일일 400만 배럴)과 OPEC의 생산 회복 움직임은 상호작용하면서 가격을 하방 압박할 수 있다. 그러나 지정학적 충격(제재·군사 충돌·유조선 공격 등)이 현실화될 경우 공급 우려가 급격히 확대되어 급등 요인으로 전환될 수 있다.
투자자와 실무자는 재고 지표, 달러 동향, OPEC+ 회의 결과, 중국의 수입·정제능력 가동률, 우크라이나·베네수엘라·나이지리아 관련 안보 사건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재고 지표는 계절성·정제 스케줄·운송 병목 등의 요인에 민감하므로 단일 주간 수치보다 흐름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약하면, 현재 원유시장은 공급 과잉 신호와 지정학적 공급 제약 신호가 병존하는 상태로,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재고 증가에 따른 하방 압력이 우세하나 중대 지정학적 사건 발생 시 급격한 가격 반등 가능성이 상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