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발 루이스 크라우스코프 기자 = 미국 증시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하고 있다. 2026년에도 네 번째의 호조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강한 기업 실적, 연방준비제도의(연준) 비둘기파적 통화정책, 그리고 대규모 인공지능(AI) 관련 지출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2025년 12월 31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추세를 견인한 요인은 AI에 대한 낙관, 금리 인하 기대, 그리고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경제 성장이다. 다만 올해는 트럼프 행정부가 4월에 예상보다 큰 관세를 발표하면서 증시가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겪었다. S&P500 지수는 2025년에 16% 이상 상승했고 이는 2024년의 23%와 2023년의 24% 상승에 이은 기록이다.
CFRA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샘 스토발(Sam Stovall)은 “모든 요소가 완벽히 맞물려야만 또 다른 두 자릿수의 연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시각을 밝혔다. 스토발은 2026년 연말 S&P500 지수 목표를 7,400포인트로 제시했는데, 이는 보도 시점의 수준 대비 약 8% 상승에 해당한다.
다수의 시장 전략가들은 2026년에 강한 흐름을 예상한다. 예컨대 도이체방크는 8,000포인트를 목표로 제시했는데 이는 지수 기준 약 17% 상승을 의미한다.
실적과 AI 지출이 얼마나 버팀목이 될까?
LSEG(런던증권거래소 그룹)의 실적 조사 책임자인 타진더 디론(Tajinder Dhillon)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이익은 2026년에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5년의 견고한 13% 증가를 기반으로 한 수치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이익 성장세가 소수의 초대형 기술주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한 업종으로 퍼질 가능성이다. 재정 부양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경제와 소비자 지출을 지탱하면서 기술 관련 대형주에만 편중된 성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Nvidia),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은 2024년 37%의 이익 성장을 보인 반면 S&P500의 다른 종목들은 7% 증가에 그쳤다.
디론은 2026년에는 그 격차가 크게 좁혀져 매그7의 이익 성장률은 23%, 나머지 종목군은 13%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맨 그룹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크리스티나 후퍼(Kristina Hooper)는 “S&P500의 나머지 493개 종목에서 이익 성장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내년 증시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밸류에이션(주가수준)의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므로 이익 성장 자체가 증시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AI 투자에 대한 기대감, 즉 인프라 투자와 애플리케이션 수요의 확대가 밸류에이션을 지탱해 왔다. 다만 최근 자본지출(capex)의 투자수익률에 대한 의문이 일부 기술주 및 AI 연계주에 부담을 주었고, 이 문제는 2026년에도 중요한 테마로 남을 것이다.
예컨대 LPL 파이낸셜의 수석 주식전략가 제프 부크빈더(Jeff Buchbinder)는 “기업들이 이미 가이던스(지침)으로 제시한 자본지출을 줄이기 시작하고 시장이 AI 투자로 기대되는 수익률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면 내년은 횡보 내지 소폭 하락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스탠스, 역사적 신호 그리고 변수들
또 다른 핵심 변수는 경제가 충분히 둔화해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느냐다. 단, 둔화 폭이 지나치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미묘한 균형이 요구된다. 연준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2026년에도 추가로 최소 두 차례 0.25%포인트(25bp)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이루어진 총 175bp의 금리인하에 이어지는 조치로 해석된다.
PNC 파이낸셜의 수석 투자전략가 융유 마(Yung-Yu Ma)는 “내년 증시의 가장 큰 동력은 연준이 완화적(비둘기파)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지명(2026년 초 예상)을 연준의 보다 완화적 기조 신호로 해석하고 있지만, 연준의 독립성 문제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역사적 데이터는 혼재된 신호를 보인다. LPL 리서치에 따르면 1950년 이후 불마켓이 4년 차에 진입한 7번의 사례 중 4년 차 평균 수익률은 12.8%였고 7번 중 6번은 플러스 성과를 기록했다. 반면, 중간선거(중간선거 연도)는 연방정부 구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하며 S&P500의 평균 상승률이 중간선거 해에는 3.8%에 그친다는 점을 CFRA의 스토발은 지적했다. 대통령 임기 중 나머지 3년 평균은 약 11%이다.
또한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산재해 있다. 2025년 초 시장을 강타했던 관세 이슈는 이후 완화됐지만, 미·중 관계는 여전히 2026년 증시의 중요한 향방 요인이다. PNC의 마는 “미·중 간에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이는 기대에 반영되지 않은 긍정적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이미 가이던스한 자본지출을 철회하고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면 내년은 횡보 또는 하락 가능성이 있다.” — 제프 부크빈더, LPL 파이낸셜
전문용어 설명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은 대형 기술주 중심의 초대형 기업군을 일컫는 용어로, 대표적으로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등이 포함된다. 자본지출(capex)은 기업이 설비나 인프라에 투자하는 금액으로,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반도체·클라우드 인프라 투자 확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준기금선물은 시장이 연준의 향후 금리 수준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반영하는 파생상품이다. bp(basis points)는 금리의 단위를 나타내며 1bp는 0.01%포인트다.
정책·기업실적·기술투자의 상호작용이 향후 증시에 미치는 영향 분석
전망 시나리오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연준이 비둘기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기업 이익이 예상대로 2026년에 15% 이상 성장하며 AI 관련 자본지출이 견조한 수익을 창출한다. 이 경우 밸류에이션은 실적 개선을 반영해 유지 또는 소폭 확장되며 S&P500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연준의 완화적 신호가 있으나 자본지출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일부 기술주와 AI 연관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지수는 횡보하거나 소폭 상승에 그친다. 셋째,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자본지출 축소, 경기 둔화 또는 지정학적 충격(예: 미·중 갈등 심화)이 겹쳐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동시 약화되며 지수 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 실적 모니터링, 연준의 정책 메시지 및 AI 관련 자본지출의 구체적 집행과 기대 수익성을 핵심 체크포인트로 삼아야 한다. 특히 기업들이 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하는 캐패익스(CAPEX) 가이던스와 데이터센터·반도체 장비 주문의 지속성은 AI 시대 투자 판단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루이스 크라우스코프 보도. 로이터, 2025-12-31 21:24: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