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CEO 자리서 물러난다…버크셔 해서웨이 그렉 에이블 시대 개막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베일을 접고,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2025년 12월 31일 장마감과 함께 버핏이 CEO(최고경영자) 직무를 내려놓고, 오랜 기간 회사의 운영과 투자 전략을 이끌어온 전설적 경영자의 CEO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 다만 그는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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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31일, 모틀리 풀(Motley Fool)의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월 1일부터는 그렉 에이블(Greg Abel)이 비(非)보험 부문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새로운 CEO로 취임한다. 에이블은 지난 25년간 버크셔에서 근무하며 회사의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왔고, 장기 가치투자 원칙을 공유해왔다는 점에서 비교적 원활한 승계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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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의 워런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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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며 Class A 주식(BRK.A)의 누적 수익률이 약 6,060,000%에 달하는 기록을 남겼다(2025년 12월 24일 종가 기준). 1965년 이래로 배당을 포함한 연환산 총수익률 측면에서 S&P500을 거의 두 배 가까이 초과하는 성과를 냈다. 이 같은 성과는 버핏의 장기투자 철학과 기업가치 중심의 매수·보유 전략이 결합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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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투자·인수 전략과 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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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지난 60여 년간 보험사 GEICO와 철도회사 BNSF 등 수십 건의 인수·합병을 승인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것은 버핏이 직접 감독한 투자 포트폴리오다. CEO직에서 물러나기 직전의 버크셔 투자 포트폴리오는 $3160억(미화) 규모로 불어나 거의 50여 개의 보유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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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늘 옳지만은 않았다. 디즈니(Walt Disney) 지분을 너무 일찍 정리한 사례, 2010년대 중반 테스코(Tesco) 투자 실패, 파라마운트(현재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투자에서의 미스 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실수들은 그의 가치투자 원칙과 장기적 시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게 평가된다. 버핏은 가격 왜곡이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수하는 전략을 고수했고, 이는 수익으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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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사례 설명: 뱅크오브아메리카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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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대표적 거래 중 하나는 2011년 8월의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거래다. 버크셔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50억을 제공하고, 연 6% 수익을 내는 우선주(preferred stock) $50억 어치를 확보했으며, 주당 $7.14에 최대 7억주를 매수할 수 있는 워런트(warrant)도 받았다. 이 워런트는 6년 뒤 전부 행사되어 당시 즉시 약 $120억의 이익을 안겨주었고 이후 가치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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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신문과 주가 차트 위 돋보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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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와 장기 사이의 긴장: 매도 행보와 시장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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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인내는 때로 주주들과 충돌했다. 버크셔는 2022년 10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의 12개 분기 연속 순매도를 했으며, 이 기간 누적 매도 규모는 약 $1840억(미화)에 이른다. 같은 기간 다우와 S&P500, 나스닥은 각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부 투자자는 이를 기회를 놓친 것으로 보기도 하나, 버핏은 가격과 가치의 관계에 근거해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고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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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기간의 변화와 버핏의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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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의 평균 보유기간은 1950년대 말 약 8년에서 2020년에는 약 5.5개월로 급감했다. 이는 고빈도매매와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확산을 반영한다. 반면 버핏은 이와 반대로 오래 보유하는 전략을 통해 기업의 펀더멘털과 복리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Crestmont Research의 롤링 20년 자료에 따르면 S&P500은 롤링 20년 구간에서 총수익(배당 포함)이 음수였던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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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그렉 에이블 시대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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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에이블 시대는 몇 가지 측면에서 연속성변화를 동시에 가져온다. 에이블은 지난 25년간 비보험 사업을 총괄하며 각기 다른 산업과 섹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특히 투자자 관점에서 중요한 점은 그가 버핏·멍거가 수립한 가치중심의 장기투자 철학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에이블은 적절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s)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사회의 자사주 재매입 정책이 2018년 7월 개정된 이후, 버핏은 약 $780억을 투입해 주식의 12% 이상을 소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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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에이블은 일본의 5대 종합상사(일본어로 sogo shosha)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주도했다. 이들 상사는 일본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상대적으로 배당·자본환원 정책이 우호적이고 미국의 고평가 주식에 비해 저평가된 측면이 있어 투자 매력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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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변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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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이 이끄는 버크셔는 기존의 코어 포지션 일부를 재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애플(Apple)은 오랜 기간 버크셔의 시가총액 기준 최상위 보유종목이었으나, 2025 회계연도(9월 말 종료) 이후 성장 정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더 이상 ‘저평가’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에이블은 기술과 헬스케어 섹터에 대해 버핏보다 상대적으로 개방적이어서 향후 이들 섹터의 주식이 핵심 보유종목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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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규모의 비핵심 포지션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될 전망이다. 투자 매니저인 테드 웨슐러(Ted Weschler)는 2012년부터 포트폴리오 운용을 지원해왔으며, 앞으로 $1000만~$20억 규모의 거래가 더 잦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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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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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Preferred stock)는 보통주에 비해 배당이나 자산분배에서 우선권을 갖는 주식이다. 워런트(Warrant)는 특정 기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로, 행사 시 상당한 차익을 낼 수 있다. 자사주 매입(Buyback)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으로,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한다. 롤링 20년 수익은 연속된 20년 구간을 옮겨가며 측정한 총수익으로, 장기 시장 성과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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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시장·가격에 대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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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CEO직 이양은 시장에 단기적 변동성을 불러올 수 있다. 투자자들은 ‘버크셔가 과연 동일한 투자 기준을 유지할 것인가’를 우려할 수 있어 초기에는 매도·프로핏 테이크아웃(차익실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에이블의 장기 가치투자 철학과 과거의 자사주 매입 전략 지속 약속은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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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파급이 예상된다. 첫째, 단기적 주가 변동성 증가: 리더십 교체 소식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재조정할 수 있다. 둘째, 보유 포트폴리오의 업종 재편: 기술과 헬스케어의 비중 확대 가능성은 특정 섹터에 대한 수급을 변화시키며 관련 업종의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자사주 매입 정책의 지속은 주당순이익 개선을 통해 주가 상승 압력을 제공할 수 있으나, 이는 기업 현금흐름과 투자 기회 사이의 균형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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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버핏의 퇴임은 상징적인 사건이지만, 회사의 구조와 장기 철학이 유지되는 한 버크셔 해서웨이는 여전히 트릴리언달러(1조 달러) 규모 기업으로서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지속할 전망이다. 에이블 체제 하에서의 변화는 점진적이며, 전략 재편은 기회이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