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銀) 수출 통제 강화 착수…희토류 규제 방식과 유사

Silver bars독일 뮌헨의 금거래업소 프로 아우룸(Pro Aurum) 금고 보관실에 은괴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 제공: Angelika Warmuth | Reuters.

베이징(중국) — 중국이 목요일(현지시간)부터 수출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과거에는 보통 상품으로 취급되던 은을 미국 산업 및 국방 공급망에서 중요한 금속으로 분류해 관리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2025년 12월 31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은 수출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을 시행함으로써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보도는 중국의 공식 발표와 산업계 반응, 국제 시장의 가격 변동 상황 등을 종합해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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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주식티커: TSLA)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주말 동안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이번 조치를 비판했다. 머스크는 관련 게시물에 대해

“This is not good. Silver is needed in many industrial processes.”

라고 언급하며 은이 여러 산업 공정에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규제의 골격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중국 상무부는 2024년 10월 희소 금속(rare metals)에 대한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처음 해당 조치를 발표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회동이 있던 당일에 발표됐으며, 그 시점에 미중 양국은 일부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해 1년간 유예를 합의했고 미국은 관세 일부를 철회했다.

이번 달 초 중국은 2026년과 2027년에 은을 수출할 수 있도록 승인된 44개 업체 명단을 공개했다. 동시에 2026년부터는 텅스텐(tungsten)과 안티몬(antimony) 등도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명시됐다. 텅스텐과 안티몬은 중국이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는 소재로, 방위산업과 첨단 기술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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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
희토류(rare earths)는 전자제품, 전기차, 방위산업 등에 필수적인 원소군으로, 채굴과 정련 과정의 복잡성 때문에 소수 국가가 주요 공급을 담당한다. 텅스텐은 고온·고압 환경에 강한 특성을 지닌 금속으로 절삭공구, 군사 장비에 사용되며, 안티몬은 합금 및 방염제 등에서 활용된다. 또한 중요 전략 물자로 간주될 경우 수출허가 절차가 강화되고 수량·대상국 제한 등이 발생한다.

중국 관영 매체 증권시보(Securities Times)는 화요일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정책이 은을 일반 상품에서 전략 물자로 격상시키는 공식 조치라고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로 인해 수출 통제가 희토류와 동일한 규제 체계로 편입된다고 밝혔다.

또한 EU 주중 상공회의소(EU Chamber of Commerce in China)가 11월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 결과, 응답사 다수가 이번 중국의 수출 통제 정책으로 영향을 받았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CNBC China Connection미국은 11월 은을 국가 지정 필수 광물(critical minerals) 목록에 추가했다. 미국 내무부는 은이 전기 회로, 배터리, 태양전지, 항균 의료기기 등에 사용된다고 명시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024년 중국이 세계 최대의 은 생산국 중 하나였고, 또한 상당한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라고 분석했다.

통계 전문업체 Wind Information이 인용한 공식 수치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1개월 동안 4,600톤 이상의 은을 수출했으며 같은 기간 수입은 약 220톤에 그쳤다. 이는 중국이 글로벌 은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장 반응과 최근 가격 동향

은에 대한 규제 강화 소식이 나온 시점에 은에 대한 관심은 최근 몇 주간 급증했다. 캐나다 기반의 은 광산업체 Kuya Silver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스타인(David Stein)은 금요일 중국의 두 회사가 당시 시세보다 약 $8 높은 가격에 실물 은을 구매하겠다고 접촉했다고 CNBC에 확인했다. 그는 한 회사가 제조업체이며 다른 하나는 대형 무역회사였다고 밝혔다. 이어 월요일에는 인도의 한 매수자가 시장가보다 약 $10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의 디지털 매체 The Free Press는 조지메이슨대학 경제학 교수 타일러 코언(Tyler Cowen)의 칼럼을 게재했다. 코언 교수는 은과 금 가격 상승이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하며 이번 가격 급등을

“미국 경제에 대한 번쩍이는 경고(a flashing warning)”

라고 표현했다.

실제 미국 달러 지수(DXY)는 2025년에 약 9.5% 하락해 2017년 이후 최악의 성과를 기록 중이다. 이에 반해 은 가격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해 1979년 이래 최고 해를 향해 가고 있다. 이 주 초에는 온스당 $80을 상회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으나 수요일에는 소폭 후퇴해 현물가는 약 $73 수준에서 거래됐다.

금도 올해 들어 60% 이상 상승해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비트코인(BTC)은 베이징시간 수요일 오전 약 $88,000에서 거래되며 연초 대비 5% 이상 하락했다.

해외 보도 기여: CNBC의 크리스 헤이스(Chris Hayes)가 이 보도에 기여했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전망

첫째, 규제의 실무적 영향이다. 중국이 은을 전략 물자로 분류해 수출 허가를 제한하면 단기간 내 글로벌 은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이 올해 이미 4,600톤 이상을 수출해온 점을 고려하면, 공급 축소는 현물 가격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산업·방위 공급망 리스크다. 은은 전기적 전도성이 뛰어나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고급 전자부품 및 항균 의료기기 등에서 필수 소재로 사용된다. 따라서 수출 통제는 관련 부품을 필요로 하는 미국 및 유럽의 제조업체, 방위 관련 기업들에 부품 조달 차질과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통화·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달러 약세 추세와 귀금속(은·금) 강세가 동시에 진행됨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달러 외 대체자산으로 귀금속과 암호화폐를 혼합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은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관련 산업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최종 제품 가격에도 상승 압박을 줄 수 있다.

넷째, 정책적 대응 시나리오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소비국은 단기적으로는 전략 비축 확대, 대체 공급원 발굴(예: 호주·라틴아메리카 광산업체와의 협력), 재활용 촉진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려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은을 대체하거나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 개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시장 참여자 행동 분석이다. 이미 일부 거래사와 제조업체들이 프리미엄을 지급해 실물 은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선매수 행위는 공급 불안 심리를 심화시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은 수출 규제 강화는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은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촉발할 확률이 크며,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다변화, 재활용 확대, 소재 대체 기술 개발 등 산업적·정책적 변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투자자와 산업체는 향후 수주~수개월 단위의 가격 변동성과 공급 리스크에 대비해 재고관리, 공급선 다각화, 비용전가 전략 등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