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 중국의 제조업 활동이 2025년 12월에 예상 밖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8개월 연속 위축 흐름을 멈추고 성장권으로 복귀했다. 이는 연말까지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정책결정자들에게 일정 부분 안도감을 제공한다.
2025년 12월 31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국가통계국(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NBS)이 수요일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1월의 49.2에서 50.1로 상승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경기 수축을 의미하며, 로이터 여론조사에 응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49.2를 웃도는 결과다.
주요 세부 항목을 보면 신주문지수(new orders)는 11월의 49.2에서 50.8로 상승했고, 수출신주문(new export orders)은 47.6에서 49.0으로 올랐다. 지난달의 수출 지표가 예상을 상회한 점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제조업 외의 분야를 포함하는 비제조업 PMI는 11월에 거의 3년 만에 위축을 보인 뒤 12월에 50.2로 회복했다.
별도 통계에서 11월 중국 산업기업의 이익은 전년 대비 13.1% 감소했으며 이는 1년 넘게 가장 큰 폭의 하락으로 나타났다. 수출지향형 경제인 중국은 세계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정책 배경과 지도부의 메시지
12월 초 주요 의제를 다룬 회의에서 공산당 지도부는 소득을 높이고 소비를 진작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과거의 유사한 공약들이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가 있어 이번 약속의 실효성에 대한 관측은 엇갈린다. 중앙경제공작회의(Central Economic Work Conference)의 보도문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국가의 경제 발전은 여전히 많은 오래된 문제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대외 환경 변화의 영향이 심화되고, 국내적으로는 공급은 강하지만 수요는 약한 모순이 뚜렷하다.”
당 기관지인 Qiushi Journal(求是)에 12월 중순 게재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글에서는 “전반적 과잉생산능력(overall capacity excess)”이 존재하며, “궁극적으로 소비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동력”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은 이전에 서방 정부들의 ‘과잉생산능력’ 지적을 부당한 비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정책 수단과 구조조정 움직임
당국은 올해 가격경쟁의 억제, 일부 산업의 생산 감축, 이른바 ‘반내향성(anti-involution)’ 노력의 강화 등 여러 조치를 약속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제조업의 공급 측면을 조정하고 과잉공급 문제를 해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연중 정책결정자들은 연간 성장률 목표 약 5%를 맞추기 위해 연말까지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책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PMI 회복은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도 나온 긍정적 신호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용어 설명: PMI가 무엇인가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제조업·비제조업의 경기상태를 민간·공공 구매관리자 대상 설문을 통해 집계한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상회하면 경기 확장, 하회하면 경기 수축으로 해석한다. 세부 지표로는 신규주문, 재고, 고용, 공급업체 배송시간, 생산 등이 있으며, 특히 신규주문과 수출신주문은 향후 생산과 수출 흐름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 전문가 견해 종합
시장 관계자들과 국내외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PMI 반등이 단기적 반등일 수 있으나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확신을 주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신규주문과 수출신주문의 개선은 제조업의 활동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제조업 관련 주식과 수출 연관 섹터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다만 산업기업 이익이 11월에 큰 폭으로 감소한 점과 장기적인 소비 회복이 더딘 점은 하방 리스크로 남아 있다. 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려면 고용 전망의 안정화와 부동산 시장의 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책적으로는 추가 재정투입, 소비 진작을 위한 현금성 지원, 혹은 특정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지원이 고려될 수 있으며, 이러한 조치의 여부와 강도에 따라 단기 경기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PMI 회복이 심리적 안정 효과를 제공해 단기적으로는 주가와 기업 신용 스프레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수출 둔화와 기업 이익 압박이 지속될 경우 위안화와 중국 국채 금리에 순간적 변동이 더해질 수 있다.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중국의 실물지표와 정책 신호를 면밀히 관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
앞으로 주목할 지표는 신용·대출 흐름, 고용률, 부동산 관련 지표 및 소비 지표(예: 소매판매)다. 특히 정책당국이 소비 진작을 위해 내놓을 구체적 조치와 타이밍, 그리고 수출 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 이익 회복 여부가 경제의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이러한 지표와 정책 발표를 통해 중국 경제의 회복 강도를 재평가할 것이다.
종합하면, 2025년 12월의 제조업 PMI는 중국 경제의 단기 회복 신호로 해석되나 구조적 과제와 외부 수요 둔화라는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향후 정책의 방향성과 국내외 수요 회복 여부가 경제의 중·장기 경로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