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정학적 리스크에 원유 가격 상승세 지속

2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전일 대비 +0.23달러(+0.40%) 상승했으며, 2월물 RBOB 가솔린+0.0126달러(+0.73%) 올랐다.

2025년 12월 3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러시아) 지속과 OPEC+의 추가 생산 확대 중단 기조 유지 전망이 원유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DXY(달러 지수)1주일 만에 고점을 기록하면서 가격 상승 폭은 일부 제약을 받았고, 같은 날 저녁 공개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재고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유가에 대해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유 상승 배경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목

첫째, 여러 OPEC+ 대리인이 이번 주 일요일 예정된 월간 화상회의에서 추가 공급 확대 중단 계획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며 심리적 지지 요인이 되었다. 둘째, 중국의 원유 수요 강세도 가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Kpler에 따르면 중국의 이달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10% 증가하여 재고 축적 과정에서 하루 평균 1,220만 배럴(12.2 million bpd)의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셋째, 안보 이슈다. 미국은 지난 목요일 나이지리아 내 ISIS 표적에 대해 나이지리아 정부와의 안보·정보 협력 속에서 공습을 감행했다. 나이지리아는 OPEC 회원국으로, 미국은 과거에 ISIS가 기독교인을 살해할 경우 나이지리아 내 ISIS를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베네수엘라 유출 유조선에 대한 미국의 차단 조치도 실제 선박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제재 대상 유조선 Bella 1을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대서양으로 돌려보냈고,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차단 조치의 일환으로 해당 선박을 따라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일요일 바베이도스 근해에서 Bella 1을 나태보려고 했으나 선박은 다시 대서양으로 움직였다.

WTI 선물 차트
RBOB 가솔린 차트

넷째, 해상에 정체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 증가도 공급 측면의 불안 요인이다. 에너지 분석업체 Vortexa는 12월 26일로 끝난 주간에 7일 이상 정체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15% 증가한 1억2,933만 배럴(129.33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즉각적인 수요·공급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고 흐름의 병목을 시사한다.

주목

다섯째,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지난 4개월간 러시아의 정유시설 최소 28곳이 표적이 되면서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이 제한되고 글로벌 공급이 줄어드는 영향도 있다. 또한 11월 말 이후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발트해에서 늘어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 및 미사일에 의해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됐다. 여기에 더해 미국 및 EU의 대러 제재가 러시아 석유기업과 인프라, 유조선 운항을 제약해 수출 차단 효과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 구조와 정책 측면

OPEC+는 11월 30일 2026년 1분기 중 생산 증가를 일시 중단하기로 한 계획을 재확인했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배럴/일의 생산 증가를 시행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생산 확대를 멈추기로 했다. 이는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원유 공급 과잉을 하루 평균 400만 배럴(4.0 million bpd)의 기록적 규모로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배럴/일(2.2 million bpd)의 감산을 복구하려 시도 중이나, 아직 120만 배럴/일(1.2 million bpd)의 생산 복구가 남아 있다. OPEC의 11월 원유 생산은 -10,000 배럴/일 감소한 2,909만 배럴/일(29.09 million bpd)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의 생산 확대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IA는 2025년 미국 원유생산 예상치를 지난달의 1,353만 배럴/일(13.53 million bpd)에서 1,359만 배럴/일(13.59 million bpd)로 상향 조정했다.


주간 EIA 보고서와 단기적 영향

월요일 저녁 공개된 EIA의 주간 보고서는 원유와 정제품에 대해 대체로 약세 신호를 보였다. EIA는 원유재고가 예측과 달리 +405,000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시장은 보통 -200만 배럴 감소를 예상하고 있었다. 휘발유 재고는 +286만 배럴 증가해 예상치(+110만 배럴)를 크게 상회했다. 또한 WTI 선물의 납품지인 커싱(Cushing) 지역의 원유 재고는 +707,000 배럴 늘어났다. 반면 증류유(distillates) 재고는 +202,000 배럴 증가해 예상(+1,000,000 배럴)보다 적은 증가폭을 보였다.

EIA 보고서 핵심값: 미국 원유재고(12월 19일 기준)는 5년 평균 대비 -3.3%, 휘발유는 +0.7%, 증류유는 -5.1%의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생산은 주간 기준으로 -0.1% 하락한 1,382.5만 배럴/일(13.825 million bpd)이며, 이는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 million bpd에 근접한 수치다.

추가로 Baker Hughes는 12월 26일로 끝난 주간에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오일 리그) 수가 +3기 증가해 409기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직전 주 406기에서 소폭 회복한 것이며, 2.5년 동안 2022년 12월의 627기(5.5년 최고치)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이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사용된 전문 용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RBOB 가솔린은 휘발유 선물의 한 종류로 정제 후 도시용 휘발유의 기준 가격을 의미한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는 주간 재고 등 에너지 통계를 제공하는 미국 정부기관이며, OPEC+는 OPEC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이다. 배럴(bbl)은 원유 거래의 기본 단위로, 하루 공급량은 bpd(배럴/일)로 표기된다. 커싱(Cushing)은 WTI 원유 선물의 지정 인도지로 미국 내 주요 저장·거래 허브다. DXY는 달러 지수를 의미하며, 달러 강세는 통상 원유 등 달러표시 자산의 가격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향후 전망 및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베네수엘라 유조선 차단, 나이지리아 내 군사작전, 러시아 정유·수송로 타격 등)와 중국의 재고 축적 수요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해 원유 가격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EIA의 예상치 못한 재고 증가와 달러 지수의 반등은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정책 측면에서 OPEC+가 생산 확대를 일시 중단하면 2026년 상반기까지 시장의 과잉 우려를 일부 완화할 수 있으나, IEA가 제시한 2026년 일평균 4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과잉 전망은 중기적으로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유가 상승은 원유 수출국의 수익성 개선과 관련 국가들의 재정 여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국제 유가 상승은 석유제품 가격 상승을 통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추가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석유수입국의 무역수지 악화 및 성장 둔화를 유발할 수 있어 신흥국 통화·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단기적 이벤트(지정학적 충격, 주간 재고 발표, 달러 움직임)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포트폴리오 위험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수요의 회복 여부와 OPEC+의 정책 신호, 미국의 생산 동향이 가격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록 및 공시

이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자료는 바차트(Barchart)의 보도와 EIA, OPEC, IEA, Kpler, Vortexa, Baker Hughes의 공개 수치에 근거한다. 또한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저자 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명시됐다. 본 보도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판단의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