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2025년을 부진하게 마감한 가운데 12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통화시장은 연말 유동성 감소 속에서 전반적으로 차분한 흐름을 보였으며, 한 해 동안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유로와 파운드화가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강세를 보였다.
2025년 12월 30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연준의 12월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 의사록은 내년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연준 내의 분열과 논쟁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공개될 의사록에서 향후 금리인하 시점과 폭에 대한 연준 내 이견(利見)을 주목하고 있다.
주요 환율 흐름을 보면, 유로는 1.177225달러 선에 거래되며 연간 기준 약 13.7%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화는 1.3509달러에 움직였고, 2025년 한 해 동안 약 8% 오를 것으로 집계됐다.
달러의 대(對) 주요통화 상대 강도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조기 거래에서 98.033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기준 약 9.6% 하락으로, 8년 만에 가장 큰 연간 하락폭에 해당한다. 달러 약세의 배경에는 연준의 금리인하 베팅, 주요국과의 금리차 축소, 재정적자 우려 및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달 초 금리를 인하했으나 단기적으로 추가 행동을 보류할 가능성도 시사한 점을 근거로, 의사록을 통해 연준 내부의 견해가 어떻게 갈리는지를 확인하려 한다. 트레이더들은 2026년에 두 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어 달러가 추가 하락 여지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MUFG(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전략가들은 메모에서 달러지수가 내년에 약 5%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달러의 움직임은 주로 미국의 경제흐름과 통화정책 방향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메모에는 다음과 같은 평가가 포함돼 있다.
“We see the FOMC cutting rates on three occasions next year – once per quarter through to Q3. The level of the bar for rate cuts next year doesn’t look that different to this year.”
해당 인용문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내년에 세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본다는 전망을 전달한다. 이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달러 약세 압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 엔·BOJ(일본은행) 관련 동향을 보면 엔은 달러당 156.07엔에 거래되며, 도쿄 당국의 강한 언사와 개입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수준에서 다소 물러났다. 일본은행은 12월 금리인상 이후에도 추가 인상 필요성을 놓고 내부적으로 논쟁이 있었으며, 일부 위원은 몇 달마다 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의견 요약(summary of opinions)은 전했다. 이는 일본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경계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2025년 한 해에 엔은 BOJ의 두 차례(1월과 12월)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큰 강세를 보이지 못했다. 4월에는 상당한 ‘롱(Long) 엔 포지션’이 형성되었으나 연말까지 완전히 반전되었고, 미결제약정 데이터를 반영한 매주 공개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서는 현재 투기적 포지션이 소규모 숏(Short) 포지션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수석 외환전략가 킬 저크스(Kit Juckes)는 달러-엔 환율은 이제 통화정책보다는 성장률 전망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엔화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더 강한 GDP 성장”
이라고 말했다. 이는 엔화의 구조적 약세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일본의 실물경제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기타 통화 동향을 보면 호주달러는 0.6693달러에 거래돼 월요일 기록한 14개월 최고치 직전에 머물렀으며, 2025년 연간으로는 약 8% 상승해 2020년 이후 최강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달러는 0.5806달러에 거래되며 연간 약 3.7%의 상승률을 기록, 4년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
용어 설명(정책·지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달러지수(DXY)는 미국 달러를 주요 통화 바스켓(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에 대해 측정하는 지표다. 지수가 하락하면 달러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약해졌음을 의미한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연준 내에서 금리정책 등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이며, 의사록은 해당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과 위원들 간의 견해 차이를 보여주는 문서다.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선물 및 옵션시장 거래를 감독하는 기관으로, 투기적 포지션 데이터는 시장의 매매심리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향후 전망과 시장에 미칠 영향(전문가 분석)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 의사록을 주목하는 이유는 의사록이 내년 통화정책에 대한 실질적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록에서 연준 내부의 이견이 뚜렷하게 드러날 경우, 단기적으로는 달러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레이더들이 2026년에 추가 금리인하를 두 차례 반영하고 있는 만큼, 만약 연준이 보다 완화적 신호를 지속한다면 달러는 추가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달러 약세는 수출 주도형 국가의 통화 및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에너지와 원자재를 달러로 거래하는 국가들에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미국 금리가 다른 주요국 대비 매력도를 잃을 경우 글로벌 자금 흐름은 위험자산(주식·신흥시장 채권 등)으로 더 많이 이동할 수 있다. 반대로 엔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일 경우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리스크가 재부각될 수 있다.
MUFG의 예상처럼 달러지수가 내년에 추가로 하락(약 5%)할 경우, 국제 자본이동과 통화별 포지셔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단기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는 통화별 금리차, 각국의 재정상태 및 정치적 불확실성, 중앙은행의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요약 및 시사점
연준 의사록 공개는 단기적 시장 방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달러의 추가 약세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금리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중앙은행의 신호를 주의 깊게 살피며 포지션을 관리해야 한다. 통화간 금리차와 경제성장 전망이 향후 환율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