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급등, 코트디부아르 항구 도착량 둔화로 공급 우려 제기

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3월 인도분 ICE 뉴욕 코코아 선물은 전일대비 +295 포인트(+4.96%) 상승했고, 3월 인도분 ICE 런던 코코아 번호7은 +275 포인트(+6.52%) 올랐다. 이 같은 상승은 지난 2주 내 최고 수준으로, 공급 둔화 우려와 지수 관련 수요 확대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5년 12월 29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의 항구로 들어오는 코코아 도착량이 둔화되면서 글로벌 공급이 빡빡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고 전했다. 현지 농민들이 12월 28일로 끝난 주에 항구로 집하한 코코아는 59,708 메트릭톤(MT)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수치다. 또한 올해 새로운 마케팅 연도(10월 1일~12월 28일) 누적 수송량은 1.029 MMT(백만 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050 MMT보다 2.0% 감소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최대의 코코아 생산국이다.


공급 측면의 추가 요인

주목

국제기구와 은행들의 수급 전망 조정도 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량 전망을 기존 142,000 MT에서 49,000 MT으로 축소했으며, 같은 기간 생산 추정치는 4.84 MMT에서 4.69 MMT로 낮췄다. 네덜란드계 은행인 라보뱅크(Rabobank)도 2025/26년 잉여 전망을 328,000 MT에서 250,000 MT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미국 항만에서 ICE가 모니터하는 코코아 재고는 최근 1,626,105자루로 집계돼 9.5개월 저점을 기록했다. 이처럼 항구 재고 감소와 주요 생산지의 선적 둔화는 현물 및 선물시장 양쪽에서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수요·기술적 요인 및 지수 편입 기대

시장에는 지수 관련 매수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 상품 지수(BCOM)에 코코아 선물이 1월부터 편입되면, 시티그룹(Citigroup)은 뉴욕 코코아 선물에 최대 미화 20억 달러($2 billion) 규모의 수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자금 유입 기대는 선물 포지션을 확대시켜 가격을 추가로 밀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

주목

다만 수요 측면에서는 혼재된 신호가 존재한다. 아시아코코아협회는 3분기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정제·가공량)이 -17% y/y183,413 MT에 그쳤다고 보고했으며, 유럽코코아협회는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4.8% y/y337,353 MT를 기록해 10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북미의 3분기 그라인딩은 +3.2% y/y112,784 MT를 보고했으나 이는 신규 보고 기업의 포함으로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보도됐다.

“최근 서아프리카의 강우와 일조 상태가 코코아 개화와 꼬투리 발달을 도운다”

현지 기상 여건은 비교적 유리한 편이다. 코트디부아르의 농민들은 적절한 강우와 일조의 혼합이 코코아 나무의 개화를 돕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가나의 농민들도 하르마트(harmattan) 계절을 앞두고 규칙적인 강우가 나무와 꼬투리 발달에 유익하다고 전했다. 또한 초콜릿 제조회사 몬델리즈(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꼬투리(포드) 계수(pod count)가 5년 평균 대비 7% 높다고 보고하면서 올해 작황이 전년보다 실질적으로 높다(“materially higher”)고 덧붙였다.


규제·정책 변화와 그 영향

유럽연합(EU)의 산림훼손 규제(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 시행 지연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 의회는 11월 26일 EUDR의 시행을 1년 연기하기로 승인해, 단기적으로는 EU 지역의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산 농산물 수입이 계속 허용되어 코코아 공급 측면에서 부담을 완화했다. EUDR은 원산지 산림 훼손 이슈와 연관된 농산물의 유통을 규제하는 제도로, 장기적으로는 생산지의 지속가능성 검증 비용과 무역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지역별 생산 변화

나이지리아는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으로서 향후 생산 감소 전망이 코코아 시장의 긴축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이 -11% y/y로 감소해 305,000 M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2024/25년 예상치인 344,000 MT보다 낮다. 한편 9월 수출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14,511 MT로 보고됐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과거 데이터를 통해 2023/24년 글로벌 코코아 적자를 -494,000 MT로 수정 발표했으며, 당시 생산은 -12.9% y/y로 감소해 4.368 MMT에 그쳤다. ICCO는 이번 2024/25년 추정에서 첫 4년 만의 잉여(49,000 MT)를 제시했으나 이는 이전 전망보다 크게 축소된 수치이다.


용어 설명

BCOM(블룸버그 상품지수): 여러 원자재 선물을 포괄하는 지수로, 특정 상품의 지수 편입은 해당 선물에 대한 패시브 자금 유입을 촉발할 수 있다. 그라인딩(grindings): 코코아 원두를 가공하는 양을 뜻하며 초콜릿 수요의 실수요 지표로 사용된다. 자루(bag) 단위는 전통적으로 코코아 무역에서 쓰이는 포장 단위로, ICE 등에서 집계하는 재고 수치는 자루 수로 표기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항구 도착량 둔화와 항만 재고 감소, 그리고 지수 편입에 따른 잠재적 자금 유입 기대가 결합해 코코아 선물 가격의 상방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수 자금의 유입은 선물 시장의 포지션 구조를 변화시켜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ICCO와 라보뱅크의 생산·잉여치 하향 조정과 나이지리아 생산 감소 전망이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요 부문에서의 약세 신호는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3분기 그라인딩 둔화는 소비 측면에서의 약화를 시사하며, 글로벌 경제 둔화나 소비자 수요 약화가 지속될 경우 현재의 공급 기반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가격 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또한 EUDR 시행 지연은 단기적으로는 공급 제약 완화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론 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상승 및 공급망 재편을 초래할 여지가 있다.

투자자·실무자에 대한 시사점

실물 구매자(제과업체 등)는 현재의 가격 상승과 변동성 확대를 고려해 헷지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기 구매 계약의 재협상, 선물 히지(선물 매수·매도 포지션 설정), 그리고 재고 관리 전략의 다변화가 권고된다. 금융투자자는 지수 편입 기대와 재고 감소라는 상승 재료와, 그라인딩 둔화라는 하방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해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기타

원문 기사 작성자는 Rich Asplund이며, 게시 시점에 그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본 보도는 공개된 데이터와 관련 기관의 발표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정보 제공 목적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