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6주 만에 최고치…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금·은·백금 등 귀금속 기록 경신 및 급등

아시아 증시가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달러는 최근 거의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귀금속 시장이 강한 랠리를 보인 영향이다. 은 가격은 온스당 80달러 선을 처음 돌파한 뒤 변동성 장세에서 급락했고, 백금과 팔라듐도 각각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급락했다. 금은 한때 약 1% 하락했으나 달러 약세와 안전자산 수요, 금리 인하 기대에 올해 반복해 기록을 경신했다.

2025년 12월 2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귀금속 강세는 금리 인하 기대와 지정학적·재정적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수요가 결합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은은 연말에 접어들며 수급 우려가 가세해 가격이 급등(파라볼릭 움직임)을 보였고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이 나타날 위험이 커졌다. 다만 장기적 그림은 완화적 통화정책 전망, 지정학적 긴장과 재정 불안, 자산 다변화 수요가 맞물려 구조적으로 우호적이라는 진단이 제시됐다.

차루 차나나(Charu Chanana), 삭소(Saxo) 수석 투자전략가는 「금리 인하의 후광과 지정학적·재정적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수요가 올해 귀금속을 끌어올렸으며, 특히 은의 연말 급등은 기술적·포지셔닝 측면의 위험을 높였다. 그러나 완화적 금리 전망과 다변화 수요가 계속되는 한 장기적 지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요인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협상이 「훨씬 가까워지고 있다, 아마 매우 가까워졌다」고 발언해 지정학적 긴장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대외 리스크 완화 신호는 위험자산 선호를 촉진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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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는 MSCI의 아시아·태평양 광범위 지수(MSCI AC 아시아태평양 지수)가 0.27% 상승하며 10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지수는 올해 들어 25% 이상 상승했으며,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 강세가 상승을 견인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5% 상승해 약 두 달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며 연간 수익률이 74%에 달했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을 향해 가는 흐름이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0.4% 하락했고, 대만 증시는 0.3%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연휴로 단축된 이번 주에 공개될 연준의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으로 쏠려 있다. 연준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정책위원회는 내년에 추가로 한 번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으나 시장은 최소 두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다. IG의 시장분석가 토니 시커모어(Tony Sycamore)는 의사록에서 위원회 내부의 위험 균형과 향후 완화 시점에 대한 토론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시커모어는 또한 새해에 발표될 노동시장 지표, 특히 비농업 고용지표(Non-Farm Payrolls)가 연준의 다음 결정에 중요한 동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이들 보고서가 명백한 노동시장 약화를 보여준다면, 연준이 1월 FOMC에서 25bp(0.25%)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엔화가 1달러당 156.13엔으로 0.2% 강세를 보였다. 이는 일본은행(BOJ)의 12월 정책회의 요약에서 다수의 위원이 정책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반응이다. BOJ는 이달 초 이미 예고된 인상을 단행했으나 이후 발언들이 추가 인상에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실망을 샀고, 이는 엔화 약세와 함께 외환시장 개입 우려를 자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은 11월에 기록한 10개월 저점인 1달러당 157.9엔에 근접한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투자자들이 엔의 롱(매수) 포지션을 축소하면서 개입 가능성은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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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는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압박을 받았다. 달러 지수(DXY)는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0.08% 하락한 97.953를 기록했으며, 연간으로는 약 9.7% 하락을 향해 가고 있다. 이는 2017년 이후 연간 낙폭으로는 최대 규모다. 시장 일각에서는 새로운 연준 의장이 보다 완화적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용어 해설
MSCI 지수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벤치마크로, 특정 지역 또는 국가의 주식시장 전반을 측정한다. 달러 지수(DXY)는 달러 가치를 주요 6개 통화 대비 종합적으로 측정한 지표이다. 비농업 고용지표(Non-Farm Payrolls)는 미국의 고용 상태를 반영하는 핵심 경제지표로, 노동시장의 강약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의미한다. 또한 기사에서 언급된 ‘포지셔닝’과 ‘기술적 위험’은 투자자들의 매매 포지션과 차트·지표에 의한 매매 압력이 단기간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음을 가리킨다.

향후 전망과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연준 의사록과 노동시장 지표에 따른 충격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것이다. 만약 의사록과 고용지표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인다면 달러 약세가 강화되고 금·은·백금 등 귀금속은 추가 상승할 개연성이 크다. 특히 금과 은은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하락에 민감한 자산으로, 추가 금리 인하는 상품가격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은의 경우 최근의 파라볼릭(급격한 상승)에 따른 레버리지 및 투기적 포지셔닝이 많은 만큼 단기적 조정과 변동성 확대 위험이 크다.

주식시장에는 혼재된 신호가 존재한다. AI 관련 기술주 중심의 강세는 당분간 지수 상단을 지지할 수 있으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변동성은 개별 종목의 변동을 키울 수 있다. 또한 BOJ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엔화 강세와 일본 자산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은 글로벌 자금 흐름을 왜곡할 수 있다.

투자자 유의점
전문가들은 단기적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권고한다. 구체적으로는 포트폴리오 내에서 자산 배분을 재검토하고, 귀금속 등 안전자산에 대한 노출을 단계적으로 관리하며, 파생상품이나 레버리지 포지션은 신중히 운용할 것을 권한다. 또한 연준 의사록과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시점에는 유동성 확보와 손절매 규칙을 사전에 설정해 불확실성에 대응할 것을 권장한다.

결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지정학적 변수, 중앙은행들의 정책 스탠스가 맞물리며 아시아 금융시장은 연말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귀금속의 급등과 일부 통화의 급격한 움직임은 단기적 변동성 확대를 예고한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연준 의사록과 노동시장 지표를 주시하면서 리스크 관리 및 포지션 점검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