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평화안 논의 위해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트럼프와 회동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안 논의를 위해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다. 양측은 평화안의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 등 주요 사안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의 공습이 키이우(키예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12월 2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토요일 수도와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들에 수백 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해 수도 일부 지역의 전력과 난방을 마비시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미국 중재 평화 노력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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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는 기자들에게 이번 회동에서 동부 우크라이나의 분쟁지역인 돈바스(Donbas)의 향방자포리자 핵발전소(Zaporizhzhia nuclear power plant)의 미래를 포함한 여러 주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차관 세르히이 키슬리차(Sergiy Kyslytsya)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의 대표단이 토요일 늦게 플로리다에 도착했다고 X(구 트위터)에 전했다. 키슬리차는 비행기 동체에 미 대통령의 성이 새겨진 사진을 함께 올리며 “Good evening, Florida!”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러시아의 전장 진전 주장과 푸틴의 태도

모스크바는 반복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전역을 양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아직 키이우 관할에 있는 지역까지 포함해 전부를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 관리들은 최근 제안된 평화안의 다른 부분에도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요일 회담 결과를 받아들일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푸틴은 토요일에 키이우가 신속한 평화를 원하지 않으면 모스크바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최근 몇 주와 몇 달 동안 전장에서 점진적 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요일에도 몇몇 추가 정착지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2025년 러시아군은 하루 평균 12~17㎢(4.6~6.6평방마일)의 영토를 장악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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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안의 핵심 쟁점 — 영토와 핵발전소

젤렌스키는 금요일 Axio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제시한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완전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제안을 약화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만약 그러지 못할 경우, 그는 몇 주간의 협상 끝에 도출된 전체 20개항의 평화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젤렌스키가 국민투표를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큰 진전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그가 영토 양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게 되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다만 젤렌스키는 실제 국민투표를 준비하고 치르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60일간의 휴전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이 이 평화안을 거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로이터가 일요일에 키이우 주민들을 인터뷰한 결과, 희망과 회의적 시각이 혼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44세 병사인 스타니스라브(Stanyslav)는 본명을 밝히지 않은 채 “나는 이것이 끝나길 바란다 — 하지만 이것은 우리 쪽이 바라는 것이다”라며 “우리는 이 상황에서 레버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우크라이나·유럽 사이의 조율과 제안된 타협안

젤렌스키와 워싱턴은 많은 사안에서 합의에 근접해 있으며, 젤렌스키는 금요일 20개항 평화안이 90% 완료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할 것인지 여부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다. 모스크바는 돈바스 전부를 요구하는 반면, 키이우는 현재 전선선을 기준으로 지도를 고정시키는 방안을 원한다.

미국은 타협안으로 우크라이나가 해당 지역을 떠날 경우 경제자유지대(free economic zone)를 제안했으나, 그 실무적 운영 방식은 아직 불명확하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중개한 또 다른 지역 휴전 이후 자포리자 핵발전소의 전력선 수리가 시작됐으며, 미국은 핵발전소에 대한 공동 관리 방안도 제시했다.


역사적 맥락과 영토 현황

러시아는 2014년에 합병한 크림반도를 전부 통제하고 있으며, 거의 4년 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2%를 점유하고 있다고 러시아 추정치를 인용해 보도는 전한다. 이 가운데 돈바스의 약 90%, 자포리자와 케르손 지역의 약 75% 및 하르키우, 수미, 미콜라이우,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의 일부 구역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푸틴은 2024년에 내놓은 조건들에 기반한 평화 합의를 주장해 왔으며, 12월 19일에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자포리자, 케르손 지역에서 철수하고 우크라이나가 NATO 가입 목표를 공식적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자신의 2024년 조건을 다시 언급했다.


평화안의 기원과 중개자들

20개항으로 구성된 이번 제안은 원래 러시아 주도의 28개항 계획에서 파생된 것이다. 28개항 계획은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 트럼프의 사위 저레드 쿠슈너(Jared Kushner), 러시아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Kirill Dmitriev) 사이의 논의에서 도출돼 11월에 공개됐다. 이후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미국 협상가들 간의 후속 협상에서 키이우에 보다 우호적인 20개항 안이 만들어졌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은 토요일 젤렌스키와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의 통화 후 X에 “공동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유지하면서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확보하고 국가의 안보와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트럼프와의 회담 이후 유럽 지도자들과 추가로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일정
젤렌스키와 트럼프의 대면 회담은 일요일 오후 1시(협정 세계시 1800 GMT)에 예정되어 있다.


[용어 설명]

돈바스(Donbas):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러시아어권이 많은 공업지대로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포함한다. 전통적으로 분쟁의 핵심지이며, 2014년 이후 친러 반군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이다.
자포리자 핵발전소(Zaporizhzhia): 유럽에서 가장 큰 원자력 발전소 중 하나로, 전쟁 기간 동안 군사적 긴장과 전력망 손상 우려로 국제사회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 IAEA는 발전소 주변의 군사적 충돌을 줄이기 위한 중재 역할을 해왔다.


[경제·안보 영향 분석]

이번 회담과 평화안의 귀결은 국제 에너지시장, 방위산업 수요, 유럽 및 글로벌 금융시장에 실질적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단기적으로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지속되고 핵발전소를 포함한 주요 인프라에 대한 위험이 커질 경우 유럽의 천연가스·전력 가격과 곡물 등 농산물 시장의 불안정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신속한 휴전과 제도적 합의가 도출되면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완화돼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될 여지가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불확실성 완화가 이뤄지면 유로화와 주변 국가 통화의 변동성 축소, 유럽 은행권의 신용리스크 프리미엄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만약 영토 양보가 포함된 합의가 현실화하면 우크라이나의 복구·재건 비용이 대규모로 증가해 유럽 및 국제사회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또한 영토 변화는 지역 안보구조의 재편을 촉발해 NATO의 방위전략과 회원국들의 군사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영토 고정 및 강력한 안보보장(안전보장 패키지)이 마련될 경우 장기적인 투자환경 개선과 인프라 재건에 따른 경제활동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플로리다 회담은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 러시아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사건이다. 젤렌스키-트럼프 회담의 결과는 단순한 외교적 합의 차원을 넘어 전쟁의 향방과 유럽 안보환경, 글로벌 경제 지표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