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테크 업계, 다국적기업 근로자의 해외 전근 요청 증가 — 현지 혁신에 우려

이스라엘 내 다국적기업에 근무하는 이스라엘인 직원들의 해외 전근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 현상은 지난 이년간 지속된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조직)와의 전쟁에 따른 반응으로 분석되며, 현지 기술 생태계와 장기적 기술 리더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5년 12월 2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첨단기술산업협회(Israel Advanced Technology Industries, IATI)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는 전체 응답 기업 중 53%가 직원들의 해외 전근 요청 증가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추세가 “장기적으로는 현지 혁신 엔진과 이스라엘의 기술적 리더십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 핵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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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TI는 이번 조사에서 이스라엘의 테크 섹터가 국내총생산의 약 이분의 일, 고용의 15퍼센트,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스라엘 내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애플 등 수백 개의 다국적기업이 활동하고 있어 이번 인력이동은 단순한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공급망 혼선과 투자 이전 우려

IATI는 일부 다국적기업이 전쟁 기간 동안 공급망 문제를 겪으면서 이스라엘 외의 대안 지역을 찾았고, 그 대체 경로가 효율적인 것으로 판명되면 해당 활동이 완전히 되돌아오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부 기업은 전쟁 중 공급망에 차질을 겪으며 이스라엘 밖에서 대안을 찾았고, 이러한 대안이 효율적임이 입증되면 활동이 완전히 복귀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명시했다.

역대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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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보고서는 많은 다국적기업이 이스라엘 테크 생태계를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전쟁 중에도 번창한 기업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사에 응한 기업의 57%는 전쟁 기간 동안 사업 활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21%는 오히려 이스라엘 내에서 사업을 확장했다. 반면 22%는 전쟁으로 인해 사업 활동에 손해를 입었다고 응답해 기업별 온도차가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이스라엘 전쟁 전개와 시점

보고서는 해당 전쟁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촉발되었고, 미국 주도의 휴전 합의에 따라 두 달 전 종결되었다고 정리했다. 전쟁과 그 직후의 불확실성은 다국적기업과 현지 근로자 모두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

협회장의 평가

“어려운 전쟁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산업은 다시 한번 회복력과 혁신·창의성에서 선도할 역량을 입증했다. 우리는 다국적기업의 활동 허브로서 이스라엘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 발언은 IATI의 CEO 겸 회장인 카린 마이어 루빈스타인(Karin Mayer Rubinstein)이 회의에서 직접 전한 내용이다. 루빈스타인은 특히 국가 차원의 규제·지정학적 안정성 확보가 없을 경우 현지 생태계의 안정성이 서서히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반복되는 주요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인다. IATI(Israel Advanced Technology Industries)는 이스라엘 내 첨단기술 산업을 대표하는 협회로, 산업계의 현황 조사와 정책 제안을 수행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국적기업”은 해외에 본사를 두고 이스라엘에 연구소·개발센터·생산시설 등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의미한다. “공급망(supply chain)”은 원자재 조달부터 최종 제품 출하까지의 모든 연쇄 과정을 가리키며, 이 중 하나라도 차질이 생기면 전체 생산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 및 경제적 영향 분석

단기적 영향

단기적으로는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일부 기업의 활동 손실이 지역 고용 시장과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이스라엘 테크 부문이 국내총생산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므로, 핵심 인재의 해외 유출과 일부 다국적기업의 투자 이전은 연쇄적으로 수출 실적과 고용 수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 영향

중장기적으로는 인재 유출과 투자 재배치가 누적되면 이스라엘의 기술 혁신 생태계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 이는 신생기업(스타트업) 생태계의 자금 조달 환경을 악화시키고, 글로벌 기업들의 R&D 센터가 축소될 경우 기술 확산 경로가 차단되어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많은 다국적기업이 “장기적 관점”으로 이스라엘을 바라본다고 보고서에서 밝힌 만큼, 전략적 유연성을 유지하는 기업은 일정 수준의 활동을 유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금융시장 및 주가 영향 가능성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스라엘 관련 주식이나 해당 국가에 생산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는 단기적 불안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특히 이스라엘 내 상장기업 중 기술 섹터 비중이 높은 기업과, 다국적기업의 이스라엘 자회사 실적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재평가하면서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 그러나 다수 기업의 활동이 안정적이거나 확장되었다는 사실은 일정한 방어 요소로 작용해 급격한 하락을 제한할 수 있다.

정책 권고와 기업 대응

보고서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스라엘 정부는 규제·안보·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명확한 정책 신호를 제공하고, 다국적기업과의 협력 확대와 인센티브 제도 재정비를 통해 인재 유출을 억제해야 한다. 기업 측면에서는 원거리 근무, 해외 전근 정책의 투명화, 직원 가족의 안전과 생활 안정 지원 등 인적자원 관리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이번 IATI 보고서는 전쟁 이후 이스라엘 하이테크 생태계가 부분적으로 회복력을 보였지만, 인재의 해외 이동 증가와 일부 활동의 외부 이전 가능성으로 인해 장기적 과제가 남아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책적 안정성과 기업의 장기적 투자 의지가 결합되어야만 이스라엘의 기술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시사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