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피스’ 주요 등장인물들의 은퇴 시나리오와 재무 분석

미국 시트콤 ‘더 오피스(The Office)’는 방영 종료 후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으로 높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으로 옮긴 이후 약 90만 명에 가까운 신규 가입자를 유입시켰다고 Parrot Analytics는 밝혔다. 이처럼 작품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금융 의사결정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해보는 계기로도 작용한다.

2025년 12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보도는 GOBankingRates의 분석을 바탕으로 드라마 속 주요 인물들이 현실에서 은퇴를 준비하거나 은퇴한 뒤 어떤 삶을 살 가능성이 있는지를 가상 시나리오로 재구성한 것이다. 본 기사에서는 원문에 제시된 인물별 재무 행태와 그에 따른 은퇴 결과를 중심으로 정리하고, 은퇴 계획이 개인과 시장에 미치는 의미를 분석한다.


마이클 스콧(Michael Sc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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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은 애교 있는 바보로 그려지지만, 재무 관리에는 능숙하지 않은 인물이다. 시즌 4의 에피소드 “Money”에서 오스카가 마이클의 예산을 도와주는 장면이 그 예다. 마이클은 한때 전통적 주식 및 채권 인덱스 펀드에 투자해 퇴직 적립을 해오다가, 자신의 401(k)를 인출하여 Pluck This라는 눈썹·귀·코 털 전문 미용 프랜차이즈 가맹비를 지급했다. Creighton University Heider College of Business의 재무학 교수 로버트 존슨(Robert Johnson, Ph.D.)은 “프랜차이즈가 실패했고, 마이클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계좌를 적극적으로 거래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아 401(k)에서 큰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마이클은 은퇴 시점에 큰 자산을 쌓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그의 아내 홀리는 저축과 투자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부부는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마이클은 가능한 한 오래 일하기를 원하며, AI 축하카드 회사에서 유머를 인간화(people-humanize)하는 일을 하며 근로를 지속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짐과 팸 할퍼트(Jim and Pam Halpert)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커플인 짐과 팸은 재무적으로 비교적 안정된 상태다. 시리즈 피날레에서 두 사람은 짐이 공동창업한 스포츠 마케팅 회사가 확장되어 오스틴(Austin)으로 이주한다고 밝힌다. 가설적으로 시간을 앞으로 보냈을 경우, 두 사람은 오스틴의 부동산 폭등 이전에 주택을 매입하여 추가적 재무 안전판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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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존슨 교수는 “짐은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총회에서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영상을 보고 401(k)를 주식 인덱스 펀드로 완전 적립한다”며 “별도 브로커리지 계좌에서는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 B 주식을 달러 코스트 애버리징(dollar-cost averaging) 방식으로 매수한다”고 전했다. 또한 팸은 초기에는 연봉의 3%만 저축했으나 연간 저축률을 1%씩 증가시켜 최종적으로 15% 저축률에 도달함으로써 부부의 은퇴자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라이언 하워드(Ryan Howard)

라이언은 템프에서 출발해 북동부 영업부 부사장까지 급등했으나, 드라마 전반에 걸친 기복이 그의 재무 행태에도 반영된다. 존슨 교수는 “라이언의 퇴직자금은 암호화폐에 전액 투자되어 있어 전혀 분산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 은퇴를 고려하나 취미나 생활 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면 조기 은퇴가 가능할 수도 있으나, 시장이 하락하거나 새로운 밈코인(meme coin)에 올인했다가 붕괴가 발생하면 재무적 재시작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토비 플렌더슨(Toby Flenderson)

토비는 동료들 가운데 은퇴 준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편으로 가정된다. 존슨 교수는 “토비는 수년간 세전(세금 이연) 퇴직 적립을 극대화했고 공격적 성장형 주식 펀드에 투자했다”며 팬데믹 기간 중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지만 401(k) 플랜을 변경하지 않았고 장기적으로 그 보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피날레에서 토비는 던더 미플린에서 해고된 뒤 뉴욕으로 가 작가 활동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오며, 401(k)의 복리 효과가 그의 은퇴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앤디 버나드(Andy Bernard)

앤디의 퇴직 준비는 충동성 때문에 산발적이다. 존슨 교수는 “앤디는 시장 타이밍을 믿고 퇴직 자금을 활발히 거래하지만 대체로 고점에 매수하고 저점에 매도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정점에서 현금(캐시)으로 완전히 이동했다가 시장이 회복된 후 주식에 재진입하는 등 투자 타이밍 실패가 눈에 띈다. 그러나 코넬대학교 입학처에서 일하게 되며 학교의 관대한 퇴직 혜택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고, 노래 공연으로 소득을 보완하는 모습을 보인다.


케빈 말론(Kevin Malone)

케빈은 회계사이자 포커 플레이어지만, 스스로 만든 수학 규칙과 도박 성향으로 인해 재무 행동이 일관되지 않다. 존슨 교수는 “케빈은 앤디의 조언을 받아 정반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으나, 401(k) 한도까지 최대한 적립해 상당한 자금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401(k)의 세제 혜택을 알고 그것을 손대지 않지만 파티 내기 같은 프로프 베팅(prop bets)으로 인해 일부 부채가 있다. 케빈은 자신이 결성한 밴드 Scrantonicity와 함께 결혼식·모임에서 공연하며 빚을 갚아 나간다.


스탠리 허드슨(Stanley Hudson)

피날레에서 스탠리는 플로리다 시티(Florida City, Florida)로 은퇴해 새를 조각하며 시간을 보낸다. 주로 사회보장(Social Security) 수령과 현금성 저축으로 생활한다. 존슨 교수는 스탠리가 근검절약하여 저축은 했지만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 401(k)에서 머니마켓·국채 펀드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해 장기 성장 잠재력을 제한했다고 평가했다.


필리스 밴스(Phyllis Vance)와 밥 밴스(Bob Vance)

필리스와 남편 밥(밴스 냉동공업 Vance Refrigeration)은 비교적 편안한 은퇴 생활을 누리는 것으로 그려진다. 존슨 교수는 “필리스의 신중한 주식투자와 밥의 사업 지분 축적으로 두 사람은 소규모 재산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밥은 회사 매각을 모색 중이며, 부부는 은퇴 후 광범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크리드 브래튼(Creed Bratton)

수수께끼 같은 크리드는 독특한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존슨 교수는 “크리드는 금융시장을 불신해 던더 미플린의 401(k)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는 종말 대비자(doomsday prepper)로 금화(gold coins)를 상당량 보유하고 집 안 숨겨진 금고에 보관한다”고 전했다. 최근 금값 상승은 이론적으로 그의 자산 가치를 높이지만, 크리드는 이를 팔 의도가 없어 실질적인 유동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오스카 마르티네스(Oscar Martinez)

오스카는 금융적으로는 모범적이지만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계획(라이프스타일 측면)에 충분히 신경 쓰지 못한 전형적인 사례다. 존슨 교수는 “오스카는 평생 극도로 검소하게 살며 30년 전에 고용한 수수료 기반이 없는(financial planner, fee-only) 재무설계사의 계획을 충실히 따랐다. 이제 막 은퇴했지만 절약 습관을 버리지 못해 은퇴 생활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용어 설명과 재무 개념 정리

401(k)는 미국에서 직장인이 고용주를 통해 가입하는 대표적 세금이연 퇴직연금계좌다. 계좌에 납입된 금액은 소득세 과세가 연기되며, 일부 계좌는 고용주 매칭(contributions match)을 제공한다. 인덱스 펀드(index fund)는 특정 시장지수(예: S&P 500)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투자상품으로, 분산투자와 낮은 운용보수로 장기투자에 적절하다고 평가된다. 달러 코스트 애버리징(dollar-cost averaging)은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투자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전략이다. 밈코인(meme coin)과 암호화폐(crypto)는 높은 변동성을 지니므로 포트폴리오의 과도한 집중은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사회보장(Social Security)는 미국의 공적 연금 제도로, 근로 경력에 따라 수급액이 결정된다.


시장·경제적 시사점 및 전망 분석

드라마 속 인물들을 통한 가상의 은퇴 시나리오는 현실의 다양한 투자 행태와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파급을 시사한다. 먼저, 분산투자의 중요성이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짐과 팸처럼 인덱스 펀드와 규칙적 저축을 통해 장기적 복리를 누리는 사례는 가계 자산 축적의 전형적인 성공 패턴을 보여준다. 반면 라이언처럼 암호화폐에 전액 투자하는 것은 개별 가구의 재무 불안정을 키우며, 대규모 동질적 투자 행태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부동산 타이밍의 영향이다. 오스틴 주택을 초기 매입한 짐과 팸의 가설은 주거자산의 시세차익이 중산층의 순자산(net worth) 증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지역별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은퇴자금의 실효 가치를 증대시키지만, 동시에 주거비 상승으로 신규 세대의 주거취득 능력을 저하시켜 장기적 소비 패턴과 노동이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안전자산 선호(머니마켓·국채 등)는 금융 위기 시 가계의 원금보호에는 기여하지만 장기 성장률을 낮춰 은퇴 연금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는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특히 문제가 되며, 개인의 위험선호가 집단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쏠릴 경우 투자수요의 왜곡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넷째, 금 보유와 같은 대체자산에 대한 선호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유동성이 낮아 단기적 소비·투자 용도로는 한계가 있다. 크리드의 사례처럼 금 보유가 실제 생활비 확보로 이어지지 않으면 개인의 복지에는 제한적이다.

마지막으로, 은퇴 준비 외에도 은퇴 이후의 라이프스타일 계획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오스카처럼 과도한 절약으로 인해 은퇴 전후 삶의 질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개인의 정신적·사회적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재무 상담 외에 생활 설계 상담(financial life planning)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실무적 권고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점을 권고한다. ① 퇴직계획은 분산투자와 장기적 복리 효과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 ② 암호자산 등 고변동 자산에의 과도한 집중을 피할 것. ③ 정기적 저축률을 점진적으로 상향조정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것. ④ 은퇴 전후의 생활(활동·취미·사회적 관계)을 설계해 재무적 준비와 심리적 준비를 병행할 것. ⑤ 필요 시 수수료기반이 아닌 독립적 재무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할 것을 권장한다.

이 기사는 GOBankingRates의 원문 보도를 바탕으로 요약·정리했으며, 드라마 속 인물들의 재무 행태는 현실의 다양한 은퇴 준비 방식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