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우주기업으로 평가받는 스페이스X(SpaceX)가 2026년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수익구조를 들여다보면 투자자가 기대하는 전통적 의미의 ‘우주 기업(stock of a space company)’이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에 더 가까운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2025년 12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2026년 상장 계획을 확인하는 트윗을 통해 다년간의 비상장 기조를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수십 년 간 머스크가 주주에 대한 책임과 수익 극대화 의무 때문에 장기적이고 고비용의 ‘화성 식민지’ 같은 모험적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하기 어려울 것을 이유로 비상장을 고수해 온 태도에서의 변화다.
2025년 12월 10일 “As usual, Eric is accurate” — Elon Musk (@elonmusk)
스페이스X의 수익 중심은 ‘스타링크(Starlink)’다. 머스크는 회사를 설립할 당시 궁극 목표로 인류의 다행성화(multiplanetary)를 제시했으며, 이를 위해 로켓 발사 사업과 NASA의 달 착륙 사업 수주, 그리고 거대한 위성항법·통신망 구축을 통한 수익 창출을 동시에 추진해왔다. 이 가운데 특히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회사의 수익을 주도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구글(Google)과 피델리티(Fidelity) 등 투자자를 초기에 유치해 세계 최대 규모의 위성군집(원래 목표 12,000대)을 구축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런 대규모 위성망으로 연간 $36억 달러가 아닌 $36억? 잘못된 표기 아님. 원문은 $36 billion (360억 달러) 추정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으며, 영업이익률 60% 수준으로 연간 약 $22 billion(220억 달러) 규모의 영업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내부 문서는 2017년 작성돼 2025년을 가정한 장기 예상치를 담고 있었다.
용어설명 — 스타링크(Starlink)란? 스타링크는 지구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저궤도(LEO)에 다수(수천~수만 개)의 소형 통신 위성을 배치해 지상 사용자에게 직접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성통신망이다. 기존의 지상 망(광섬유, 케이블)이나 정지궤도 위성보다 지연(latency)이 낮아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빠른 위성 발사와 가입자 증가. 2025년 12월 8일 스페이스X는 올해 159번째 팔콘9(Falcon 9) 발사를 진행해 스타링크 위성 29기를 추가로 쏘아올렸다. 이중 하나가 올해 발사된 3,000번째 스타링크 위성이었다. 같은 시점에 스타링크 가입자는 800만 명(8 million)을 돌파했다.
현재 스페이스X의 궤도상 스타링크 수량은 약 9,000기로, 원래 목표인 12,000기의 약 3/4 수준에 이르렀다. 다만 스페이스X는 이후 목표를 42,000기까지 확대하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재무 수치와 비중. 다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25년에 약 $15 billion(15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 우주연구업체인 Payload의 추정은 더 구체적이다. Payload는 2024년 스페이스X의 총매출을 $13.1 billion(131억 달러)으로 추정했고, 이 중 스타링크 매출을 $8.2 billion(82억 달러·62.5%)로 계산했다. 같은 추정기관은 2025년 스타링크 매출을 $12.8 billion(128억 달러·전년 대비 56% 증가), 총매출을 $18.2 billion(182억 달러·전년 대비 39% 증가)로 전망했으며, 이 경우 스타링크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게 된다.
IPO의 의미 — ‘우주기업’인가, ‘ISP’인가. 스페이스X가 여전히 매일 팔콘9을 발사하고 있고, 스타십(Starship)의 인증 및 재진입 절차가 진행 중이며, NASA의 달 착륙 계약을 포함한 다수의 우주·국방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러나 재무 구조 측면에서 보면 현재 스페이스X는 수익의 대다수를 스타링크에서 확보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에 더 가깝다.
이는 투자자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통적 대형 방산·우주기업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과 보잉(Boeing)은 S&P 글로벌 데이터 기준으로 통상 영업이익률이 10% 미만인 반면, 대형 지상 ISP들은 일반적으로 20%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 케이블·유선 인터넷 사업자 컴캐스트(Comcast)는 주거 고객 대상 인터넷에서 38% 영업이익률을, 기업 고객 대상에서는 57% 수준을 보고하기도 한다.
따라서 상장 시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를 전통적 우주·방산 기업과 동일한 벤치마크로 평가하지 않고, 스타링크의 성장성·수익성(높은 마진)을 반영해 지상 ISP나 통신업체에 근접한 밸류에이션(valuation)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주가(공모가)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다.
투자자 관점의 기회와 리스크
기회 측면에서 보면, 스타링크의 빠른 가입자 증가와 매출 기여도 확대는 상장 시 높은 현금창출력을 근거로 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의 근거가 된다. 높은 영업이익률이 현실화될 경우, 스페이스X는 전통적 우주기업보다 더 매력적인 수익성 지표를 제시할 수 있다.
반면 리스크도 명확하다. 첫째, 스타링크는 대규모 위성 발사와 유지, 지상 인프라 및 주파수·규제 확보에 지속적 자본투자가 필요하다. 둘째, 경쟁사(예: OneWeb 등)와의 경쟁, 우주 쓰레기·주파수 간섭·국제 규제 문제가 영업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스페이스X의 장기 목표인 화성 식민화나 스타십 개발을 위한 자본집중은 단기 주주 친화적 의사결정과 충돌할 수 있다. 결국 상장 이후에는 주주 압력과 공시 의무가 스페이스X의 장기 전략 실행 방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상장 시점에서의 가치평가는 스타링크의 매출 성장률, 마진 지속성, 가입자 확대 속도, 규제 리스크 해소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만약 스타링크가 Payload의 추정치처럼 2025년 $12.8 billion 매출을 달성하고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를 통신·ISP 업종의 멀티플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통적 우주·방산업체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어 공모가·상장 직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스타링크의 성장이 규제나 경쟁, 위성 결함 등으로 둔화되거나 스타십 등 대규모 자본지출이 예상보다 빨리·많이 필요해지면, 스페이스X의 투자 위험은 증가하고 밸류에이션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상장 후 투자자는 스타링크의 가입자 지표,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 위성 가동률, 발사 비용 변화, 규제 동향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스페이스X의 2026년 IPO는 단순히 ‘우주기업의 공개’가 아니라 우주사업과 통신사업의 결합이 시장에 어떤 밸류에이션 프레임을 제시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투자자들은 ‘우주기업을 산다’는 심리와 달리, 실질적으로는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고마진 ISP’를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장기 성장 스토리와 단기 현금흐름, 규제·경쟁 리스크를 어떻게 균형 있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상장 후 성과가 크게 달라질 것임을 시사한다.
참고 수치 요약: 2025년 발사된 스타링크 위성 약 3,000기, 총 궤도상 약 9,000기, 가입자 800만 명, Payload 추정 2024년 총매출 $13.1B 중 스타링크 $8.2B(62.5%), 2025년 예상 스타링크 $12.8B·총매출 $18.2B(스타링크 70%), 스페이스X 2025년 매출 추정 약 $15B(다수 매체). 엘론 머스크의 IPO 확인 트윗은 2025년 12월 10일에 게시되었고, 본 기사 발행일은 2025년 12월 28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