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수도 키이우(우크라이나어 표기: Kyiv)를 비롯한 지역을 대상으로 수백 발의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공격을 감행했다. 현지 시민들은 지하철역 등 대피소로 이동했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국적인 공습경보를 발령하며 다수 지역에서 드론과 미사일이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12월 27일, AFP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이번 공격은 약 500대의 드론과 40발의 미사일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수도 지역에서는 전력과 난방이 끊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같은 대규모 공세를 워싱턴이 중재하는 평화 노력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으로 해석했다.

공격은 새벽 이른 시간부터 이어졌고, 키이우에 대한 거의 10시간에 달하는 공습 경보는 현지시각 11시20분(세계표준시 09시20분)에야 종료됐다. 당국은 키이우 지역에서 1명이 이번 공격으로 사망했으며, 수도에서는 최소 19명이 부상했고 그 중에는 어린이 2명도 포함돼 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소셜미디어 X에 “러시아가 성탄절과 새해 기간까지 주택과 아파트, 발전소를 파괴한다면 정말 강한 조치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는 또한 손상된 주거 건물 잔해 아래에 매몰된 인물을 수색하는 구조대가 여전히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수천 가구 난방 중단
폭발음은 새벽부터 키이우 전역에 메아리쳤고,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 부대가 가동됐다. 공군은 러시아 드론이 수도와 북동부 및 남부 지역을 겨냥했다고 전했다. 키이우의 7개 자치구(구역)에 걸쳐 여러 곳이 피해를 입었고, 최소 3채의 고층 주거 건물이 화염에 휩싸였다고 당국은 밝혔다.
국가 전력망 운영업체 우크레네르고(Ukrenergo)는 키이우와 주변 지역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시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도 전역에 걸쳐 긴급 전력 차단이 시행되었으며, 키이우 지역 당국은 공격으로 32만 가구가 정전되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의 약 3분의 1이 난방을 상실했다고 전했다. 이날 아침 기온은 약 0도(섭씨) 수준이었다.
공격은 국경을 넘어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폴란드의 항공관제 기관은 러시아 공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서쪽에 위치한 폴란드 남동부 도시 르종프(Rzeszow)와 루블린 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고 밝혔다. 폴란드 공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러시아는 목요일 밤에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근 오데사(Odesa) 등 남부 지역에 대한 공격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항구들이 위치한 지역이다.
영토 문제: 외교적 걸림돌
영토 문제는 여전히 외교적 가장 큰 장애물이다. 젤렌스키는 금요일 키이우에서 기자들에 “미국의 평화안 핵심인 20개항 초안이 90% 완성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우크라 간의 안보 보장 합의이 거의 준비되었으며, 이는 과거 포스트소비에트 시기 보장이 실효성이 없었던 경험을 참고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새해 전까지 많은 것들이 결정될 수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이 과정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고,
“그(젤렌스키)는 내가 승인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갖지 못한다. 보자고”
라고 폴리티코(Politico)에 말했다. 트럼프는 또한 푸틴과도 조만간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미국으로부터 15년의 갱신 가능한 안보 보장 제안을 받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방지할 수 있도록 법적 구속력이 있는 더 장기적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의 중재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Donetsk) 일부 지역에서 철수하면 그 지역에 자유경제지대(free economic zone)를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되었으나 구체적 내용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Axios는 젤렌스키가 미국이 영토 문제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젤렌스키는 그 20개항 계획을 국민투표에 부칠 용의가 있다고 전하며 단, 러시아가 동의할 경우에 한해 그를 준비하고 투표를 실시할 60일간의 휴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류바코프(Sergei Ryabkov) 러시아 부외무장관이 케이이에프(우크라이나) 측의 20개항 버전이 미국과 러시아가 논의한 내용과 다르다고 인터팍스(Interfax) 통신을 통해 주장했으나, 그는 합의 탐색이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낙관을 표하기도 했다. 크렘린은 미국의 제안서를 받은 뒤 유리 우샤코프(Yuri Ushakov) 푸틴의 외교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접촉했다고 밝혔으나 문서에 대한 러시아의 평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적 평가 및 경제·안보적 파급효과
이번 공격은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와 도시 기반시설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었으며, 이는 난방과 전력 공급 차질로 이어져 겨울철 민생과 인도적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설비 타격은 전력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고, 특히 유럽의 에너지·전력 수급 불확실성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이는 가스·전력 가격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항공로와 항만 운영 차질은 물류 비용 상승과 함께 곡물·원자재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데사 등 남부 항만에 대한 공격 증가는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추가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료와 선박 항해 위험 프리미엄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외교적 측면에서 이번 공격은 평화 협상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협상 테이블에서의 영토 배분 및 안보 보장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세가 반복되면 협상 여건이 훼손될 수 있다. 반면, 공격이 외부(미국·유럽)의 추가 압박을 촉발해 중재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불확실성 확대 시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상승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로·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에너지 관련 섹터의 가격 상승, 방산주 및 보험주의 주목도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 장기적 영향은 협상 진전 여부와 전선의 안정성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용어 설명
자피로지아(Zaporizhzhia) 원자력발전소: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로, 전쟁 초기에 러시아군이 점령한 바 있다. 원전 운영·안전 관리 문제는 핵 안전과 국제법 측면에서 민감한 사안이다.
도네츠크·루한스크(돈바스 지역): 우크라이나 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러시아계 친러 세력과의 분쟁이 은연중에 지속돼 왔으며 이번 협상에서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자유경제지대(free economic zone): 특정 지역에 대해 관세·세제·투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구역을 말한다. 전쟁 이후 복구와 경제 유입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있다.
결론
이번 대규모 공습은 젤렌스키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을 겨냥한 정치·외교적 긴장 속에서 발생했으며, 인도적 피해와 인프라 훼손을 초래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는 영토와 안보 보장의 구체적 합의, 자피로지아 원전의 관리 문제, 도네츠크 지역의 지위 등이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경제·시장 측면에서는 에너지 공급 불안과 물류 차질을 통한 파급효과가 우려되며, 이는 국제 금융·상품시장에 단기적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