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일부 롱 포지션 청산 압력에 약세

미국과 런던 선물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이 일부 하락 마감했다. 3월물 ICE 뉴욕 코코아(CCH26)는 금요일 종가 기준 13포인트(-0.22%) 하락했고, 3월물 ICE 런던 코코아(#7, CAH26)는 수요일에 87포인트(-2.02%) 하락한 뒤 금요일은 크리스마스 휴장으로 거래가 없었다. 이번 하락은 이번 주 초의 상승 이후 주말을 앞둔 일부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 압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5년 12월 2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코코아 가격은 지수 편입 기대와 재고 동향, 생산국의 기상 여건과 수출 실적, 그리고 글로벌 수요 지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코코아 선물의 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BCOM) 편입은 지수 관련 매수를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BCOM 편입 기대를 주요 지지 요인으로 꼽는다. 시티그룹(Citigroup)은 코코아의 BCOM 편입이 시작되는 2026년 1월 이후 뉴욕 코코아 선물로 최대 약 20억 달러 규모의 매수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만 보관 코코아 재고는 금요일 기준으로 1,626,105백(가방)으로 집계돼 약 9.5개월 수준의 저점으로 내려왔다. 이러한 재고 축소는 가격에 상방 압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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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급 측면에서는 혼재된 신호가 관찰된다.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 항만으로의 코코아 도착량 증가는 다소 약세 요인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번 시즌(10월 1일~12월 21일) 농가의 항만 선적량은 970,945톤으로 집계됐으며, 보도에는 동일 수치 대비 -0.1%로 기재됐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이다.

서아프리카의 우호적 기상 또한 최근 코코아 가격을 누르는 요인이다. 아이보리코스트 농민들은 비와 햇빛의 적절한 조합으로 코코아 나무의 개화가 촉진되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가나의 농민들은 정기적이고 적절한 강우가 코코아 나무와 꼬투리(pod)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의 기상은 향후 수확량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다.

제과업체의 현장 관측도 나왔다. 초콜릿 제조회사 몬델레즈(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꼬투리 세기(pod count)가 5년 평균 대비 7% 높으며,

“작년 수확량에 비해 상당히 높은(materially higher) 수준”

이라고 밝혔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주력 작물 수확이 이미 시작됐고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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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전망과 관련해 국제기구와 은행의 상반된 평가도 존재한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1월 28일 발표에서 2024/25 연도 글로벌 코코아 잉여량 전망을 기존 142,000톤에서 49,000톤으로 크게 낮췄고, 같은 시점에 글로벌 생산 전망을 4.84MMT에서 4.69MMT로 하향 조정했다. 이어 라보뱅크(Rabobank)는 2025/26 연도 글로벌 잉여 전망을 11월 전망치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낮췄다.

반면, 규제 및 수입 측면에서는 일시적 완화 요인이 있다. 유럽 의회는 11월 26일 산림훼손 관련 규제(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의 시행을 1년 유예하기로 승인했으며, 이 결정은 단기적으로 EU 회원국의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지역산 농산물 수입을 계속 허용함으로써 코코아 공급에 여지를 준다.

수요 측면에서는 약화 신호가 뚜렷하다.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10월 17일 발표에서 3분기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가공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183,413으로 9년래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럽 코코아 협회도 10월 16일에 3분기 유럽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337,353톤로 10년래 최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북미 제과업계의 보고 기업 추가로 데이터가 왜곡된 점을 감안할 때, 3분기 북미 코코아 그라인딩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12,784톤로 집계됐다.

또 다른 공급 변수로는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 전망이 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 연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1% 줄어 305,000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2024/25 연도의 예상치 344,000톤에서의 감소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5위의 코코아 생산국이다. 통관 통계에서는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량이 전년과 동일한 14,511톤으로 보고됐다.

과거 통계도 주목할 만하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연도의 글로벌 코코아 적자를 -494,000톤으로 수정 발표했으며, 이는 60년 만에 최대적자라고 지적했다. 당시 ICCO는 2023/24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2.9% 감소한 4.368MMT라고 밝혔다. 이후 ICCO는 12월 19일자 업데이트에서 2024/25 연도의 글로벌 코코아 잉여를 49,000톤으로, 생산량을 전년 대비 +7.4% 증가한 4.69MMT로 재평가했다.


전문 용어 설명
· BCOM(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 여러 원자재 선물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산출하는 지수로, 특정 상품이 이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 연동 자금의 매수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
·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보유한 매수 포지션을 손절하거나 이익 실현을 위해 매도하는 행위로, 단기간에 매도 물량을 늘려 가격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
· 그라인딩(grindings): 코코아 원두의 제과·초콜릿 제조용 가공량을 의미하며 실질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다.
· 하르마탄(Harmattan): 서아프리카 지역의 건조 계절로, 기상 패턴 변화는 코코아 꽃·열매 형성에 영향을 준다.
· EUDR(EU 산림훼손 규제): 유럽연합의 산림보호 규정으로, 시행 지연이나 적용 범위는 글로벌 농산물 무역에 영향을 미친다.

향후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코코아 시장은 현재 공급 요소(재고·ICCO·라보뱅크의 하향 조정)와 수요 요소(글라인딩 감소) 간의 상충에서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말 전 롱 청산과 서아프리카의 양호한 기상, EUDR 시행 연기 같은 요인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ICE 항만 재고의 9.5개월 저점(1,626,105백 가방)과 ICCO·라보뱅크의 공급 타이트닝 신호, 그리고 BCOM 편입에 따른 잠재적 약 20억 달러 규모의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실무적 관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 첫째, BCOM 편입 기대와 재고 저하가 실제 자금 유입으로 연결되면 코코아 가격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 둘째, 서아프리카의 기상이 계속 우호적이고 EUDR 지연으로 수입이 원활하면 단기 과잉 공급 우려로 하락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 셋째, 글로벌 가공 수요(그라인딩)가 회복하지 못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측 약화가 가격을 억누를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하면 코코아 가격 변동은 원자재를 가공해 제품을 생산하는 제과·식품 기업의 원가 구조와 마진,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준다. 또한, 코코아 수출 비중이 높은 아이보리코스트·가나 등 서아프리카 국가의 외환 수입과 농가 소득에도 직결된다. 따라서 시장은 기상, 재고, 규제·정책 변수, 인덱스 편입 여부, 그리고 그라인딩 통계의 변화를 촘촘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기타 참고사항
기사 작성 시점의 시장 데이터와 기관별 전망치는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다. Barchart 소속 기자 Rich Asplund은 이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기사에 포함된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해당 의견은 작성자 개인의 견해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반드시 대변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