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스타트업 그로크(Groq)의 기술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등 인공지능(AI) 인프라를 둘러싼 대규모 계약과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협약은 엔비디아가 자사 AI 칩에 일부 그로크 기술을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업계 최대 규모의 거래 중 하나로 평가된다.
2025년 12월 2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체결된 다수의 수십억 달러 규모 AI·클라우드·칩 관련 계약 목록은 다음과 같다. 이들 거래는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와 대규모 AI 모델 운용을 위한 연산(컴퓨트)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다.
오픈AI 관련 거래
아마존(Amazon)은 오픈AI(OpenAI)에 약 $100억(약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되었으나, 해당 협의는 ‘매우 유동적(very fluid)’하다고 익명의 소식통은 전했다.
‘매우 유동적’
디즈니(Walt Disney)는 오픈AI에 $10억을 투자하고, 오픈AI의 영상 생성 도구인 소라(Sora)에서 스타워즈·픽사·마블 등 디즈니의 캐릭터 사용을 허용하는 3년간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소라와 챗GPT 이미지(ChatGPT Images)는 내년 초부터 미키마우스, 신데렐라, 무파사 등 승인된 디즈니 캐릭터를 소재로 한 영상을 생성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연예인 초상권이나 음성(성우) 사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브로드컴(Broadcom)은 오픈AI와 협력해 오픈AI의 첫 자체 AI 프로세서를 제작하기로 했으며, 이는 오픈AI가 급증하는 컴퓨팅 수요를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이다.
AMD는 오픈AI에 AI 칩을 공급하는 다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픈AI가 AMD 지분의 최대 약 10%를 인수할 선택권을 부여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엔비디아(Nvidia)는 오픈AI에 데이터센터용 칩을 공급하고 최대 $1,000억(약 1,000억 달러)까지 투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오픈AI에 대한 재무적 지분과 전략적 이해관계를 확보하게 된다.
오라클(Oracle)과의 거래에서는 오픈AI가 약 5년간 오라클로부터 약 $3,000억에 달하는 컴퓨팅 파워를 구매할 것으로 보도되었으며, 이는 클라우드 공급자와 AI 스타트업 간 최대 규모의 계약 중 하나로 평가된다.
코어위브(CoreWeave)는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으로, IPO 이전인 3월 오픈AI와 5년간 총 $119억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스태게이트(Stargate)라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소프트뱅크(SoftBank), 오픈AI, 오라클의 합작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AI 인프라에 최대 $5,000억을 투자할 가능성이 거론되었다.
메타(Meta) 관련 거래
메타는 코어위브와 총 $140억 규모의 컴퓨팅 파워 공급 계약을 맺었다. 또한 오라클과는 약 $200억 규모의 다년 클라우드 계약을 협의 중이며, 구글(Google)과는 6년 기간, $100억 이상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메타는 AI 데이터 라벨링·인프라 기업인 스케일 AI(Scale AI)에 약 $143억 규모로 49%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해당 기업의 CEO인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28세)을 중책에 참여시키는 등 AI 전략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엔비디아 관련 거래
엔비디아는 스타트업 그로크(Groq)의 칩 기술을 라이선스하기로 합의했으며, 그로크의 CEO 조나단 로스(Jonathan Ross)와 기타 엔지니어들을 고용하기로 했다. CNBC는 엔비디아가 그로크의 자산을 약 $200억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앤트로픽(Anthropic)에 최대 $50억을 투자하고, 엔비디아는 최대 $100억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앤트로픽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에서 워크로드를 운영하기 위해 약 $300억을 약속했으며, 이에 더해 앤트로픽은 엔비디아의 Grace Blackwell와 Vera Rubin 하드웨어로 최대 1기가와트의 컴퓨트 전력을 약속했다. 또한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칩 및 AI 모델 성능 향상을 추진한다.
투자자 그룹(블랙록·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포함)은 미국 기반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인 얼라인드 데이터 센터(Aligned Data Centers)를 약 $400억에 인수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인텔(Intel)에 약 $50억을 투자해 신주 발행 후 약 4%의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로부터 초기 주문으로 $63억 규모를 확정받았는데, 이 계약은 AI 칩 제조사가 고객에 판매되지 않은 클라우드 용량을 엔비디아가 구매하는 조건을 보장한다.
구글(Google) 관련 거래
구글은 2027년까지 텍사스 내 세 곳의 신규 데이터센터에 총 $400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하나는 텍사스 팬핸들(Armstrong County)이며, 다른 두 곳은 애빌린(Abilene) 인근의 해스켈(Haskell) 카운티에 위치한다. 구글은 기존의 미들로디언(Midlothian) 캠퍼스와 댈러스(Dallas) 클라우드 리전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또한 구글은 AI 코드 생성 스타트업 윈드서프(Windsurf)의 핵심 인력을 영입하고, 해당 기술 사용을 위해 $24억의 라이선스 비용을 비독점 조건으로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기타 주요 거래
Nebius Group은 마이크로소프트에 향후 5년간 GPU 인프라 용량을 제공하는 계약으로 총 $174억을 확보했다. 인텔은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의 자본 투자를 받으면서 상위 주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테슬라(Tesla)는 삼성전자와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거래 규모는 $165억이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삼성의 텍사스 신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오픈AI 경쟁사인 앤트로픽에 $40억을 추가 투자해 지분을 확대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본 기사에서 반복되는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인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스토리지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모델 학습·추론을 위한 연산 자원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클라우드 리전(cloud region)은 특정 지리적 구역에 구축된 데이터센터의 묶음으로, 지연시간(latency)과 법적·운영적 요건을 고려해 사용된다. AI 칩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구별되는 연산 장치로, 그래픽처리장치(GPU), 텐서 처리 유닛(TPU) 등 대규모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대규모 AI 모델을 운영하려면 막대한 양의 연산량과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칩 공급과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핵심 경쟁 요소가 된다.
시장 영향 및 분석
대규모 투자와 장기 계약이 집중되면 몇 가지 구조적 영향이 예상된다. 우선, 데이터센터와 AI 칩에 대한 수요 급증은 관련 공급망(반도체 장비, 전력 인프라, 냉각 설비) 투자로 이어지며, 단기적으로는 설비투자(CAPEX) 증가와 반도체 수요 상승으로 가격과 납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 및 반도체 기업 간의 전략적 제휴와 지분투자는 기술 표준 형성과 고객 종속성(lock-in)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 간 대규모 계약은 일부 업체에 집중된 ‘컴퓨트(연산) 파워’를 더욱 고착화할 수 있어 경쟁 구도와 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높인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인프라 투자 확대가 장기 수익성 개선의 기반이 되지만, 초기 대규모 자본 투입은 단기 재무지표를 압박할 수 있다. 에너지 수요 증가와 지역별 데이터센터 확충은 전력시장과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쇄적 투자와 계약은 AI 서비스의 상용화와 고도화를 촉진하는 한편, 기술 및 인프라 경쟁을 심화시키며 관련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비용 효율적 컴퓨트 확보, 공급망 안정화, 그리고 규제·환경 요건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해당 목록은 로이터의 2025년 12월 26일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각 계약의 세부 조건과 집행 시점은 당사자 간 합의와 규제 승인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