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세계 최고 성과의 헤지펀드인 시타델 어드바이저스(Citadel Advisors)를 이끄는 억만장자 켄 그리핀(Ken Griffin)이 2025년 3분기 포트폴리오 조정에서 아마존(Amazon) 주식 160만 주를 매도하고, 대신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주식 38만8,000주를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팔란티어 주식은 2024년 1월 이후 1,030%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엔비디아(Nvidia)는 281% 상승했다.
2025년 12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타델의 이번 매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타델은 설립 이후 순이익 기준으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헤지펀드로 평가되며, 최근 3년간 S&P 500을 8%포인트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켄 그리핀의 매매는 개인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참고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아마존(AMZN): 시타델이 일부 매도한 종목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디지털 광고, 클라우드 컴퓨팅(AWS) 등 성장 산업에 강한 입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해 각 사업부의 매출과 수익성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는 고객 서비스, 재고 배치, 마지막 배송 구간(라스트 마일) 최적화에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적용하고 있고, 산업용 로봇의 효율성을 높이는 모델을 운영하며, AI 쇼핑 어시스턴트인 Rufus가 올해 약 $100억 매출 달성 페이스라고 회사 측이 설명했다.
AWS는 공개 클라우드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며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용 플랫폼 서비스인 Bedrock을 포함한 신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또한 AWS는 학습(training)과 추론(inference) 워크로드에 특화한 자체 AI 칩을 설계해, 엔비디아 GPU 대비 비용 우위가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보안 운영, 성능 모니터링을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도 도입했다.
재무 실적 측면에서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해 $1,800억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17억(영업이익 23% 증가)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60 베이시스 포인트(0.6%포인트) 확대됐다. 월가의 컨센서스는 향후 3년간 아마존의 수익이 연평균 약 1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주가수익비율(P/E)은 약 33배로 평가되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시사점(아마존 관련): 켄 그리핀이 아마존 주식을 일부 매도했다는 사실만으로 아마존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시타델 내에서 아마존은 여전히 상위 10개 보유 종목 중 하나로 남아 있어, 해당 매도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나 차익실현의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매출 확대와 마진 개선 흐름은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LTR): 켄 그리핀이 매수한 종목
팔란티어는 공공 및 민간 부문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과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온톨로지(ontology) 기반 소프트웨어로,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기계학습(ML) 모델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향상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적용 사례는 공급망 관리, 소매 재고 최적화, 금융 사기 탐지, 전장(戰場) 분석 등으로 다양하다.
“Palantir is quietly becoming one of the largest players in this market.”
시장 조사업체 포레스터(Forrester Research)는 팔란티어를 AI/ML 플랫폼 부문에서 가장 유능한 업체로 인정하며 구글, 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보다 높은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포레스터는 팔란티어를 ‘AI 의사결정 플랫폼(Decisioning Platform)’ 분야의 리더로도 분류했다.
재무적으로는 3분기 매출이 63% 증가한 $11억을 기록하며 아홉 분기 연속 가속화 추세를 보였고, 비-GAAP 희석 주당순이익은 $0.21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회사 경영진은 AI 플랫폼에 대한 강한 수요가 실적 호조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밸류에이션이다. 현재 팔란티어는 PS(주가매출비율) 119배에 거래되고 있어, S&P 500 종목 중 가장 높은 PS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동일 지수 내에서 다음으로 높은 업체인 AppLovin(약 45배)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있다. 이를 감안하면 팔란티어는 주가가 60% 이상 하락해도 여전히 지수 내 가장 비싼 주식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주가 상승 폭과 실적 성장의 괴리이다. 2024년 1월 이후 팔란티어의 주가는 약 11배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매출은 2배 미만 증가에 불과하다. 즉 주가 상승의 주된 동력은 매출 대비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려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며, 2024년 1월 기준 PS는 약 18배에 불과했다. 이러한 밸류에이션 확장은 영원히 이어질 수 없으며, 향후 다수의 투자자가 가치와 성장 사이의 균형을 재평가할 경우 급격한 가격 조정(크래시)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한다.
시사점(팔란티어 관련): 켄 그리핀이 3분기에 팔란티어 주식을 매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종목은 시타델의 상위 300대 보유종목 안에 들지 못한다. 이는 시타델의 포지션이 크지 않음을 시사하며, 투자자들은 그리핀의 매수가 강한 신뢰의 표지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높은 PS 비율은 향후 변동성을 크게 키우는 요인이므로 매수 전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용어 설명(투자자 이해를 돕기 위한 보충 설명)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 기업의 매출에서 영업비용을 제외한 후 남는 이익의 비율로, 기업의 핵심 영업활동이 얼마나 수익성 있는지를 보여준다.
비-GAAP(Non-GAAP): 회계 기준으로 표준화된 GAAP(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에서 특정 일회성 항목 등을 조정한 실적을 의미하며, 경영진이 영업성과를 더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보정 수치다.
주가매출비율(Price-to-Sales, PS): 시가총액을 연간 매출로 나눈 비율로, 매출 대비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다. PS가 지나치게 높으면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온톨로지(ontology) 기반 소프트웨어: 데이터와 개념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의해 컴퓨터가 의미를 이해하고 추론할 수 있게 하는 구조로,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를 다루는 플랫폼에서 사용된다.
향후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첫째, 아마존의 AI 투자 성과가 실제로 매출과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한, 주가의 중장기적 펀더멘털은 긍정적이다. 특히 AWS가 자체 AI 칩과 Bedrock 같은 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하면 엔비디아 중심의 하드웨어 의존도를 일부 완화할 수 있어 클라우드 생태계의 경쟁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수요에 단기적으로는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전체 시장의 AI 채택 확대라는 흐름을 감안하면 플랫폼 경쟁은 오히려 IT 인프라 투자 확대를 촉진할 여지도 있다.
둘째, 팔란티어의 급격한 주가 상승은 기술적·심리적 모멘텀이 크지만, 밸류에이션(PS 119배)이 현실화될 경우 조정 위험이 매우 크다. 투자자들이 실적 대비 과도한 기대를 거두고 밸류에이션을 정상화하려는 시점이 오면 주가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 트레이딩 관점의 수익 기회는 존재하나,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매입 전 기대 수익률과 하방 리스크를 엄격히 계산해야 한다.
셋째,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변화(예: 시타델의 일부 매도·매수)는 개별 종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촉발하지만, 기관의 작은 포지션 변화가 반드시 장기적 방향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시타델이 팔란티어를 시가총액 대비 큰 비중으로 보유하지 않은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투자자 유의사항: 기업의 AI 관련 기술 도입은 장기적인 성장 엔진이 될 수 있으나, 각 기업의 밸류에이션과 실적 성장 속도의 균형을 따져보지 않으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아마존은 안정적 성장과 합리적 밸류에이션의 조합, 팔란티어는 높은 성장 기대와 과도한 밸류에이션의 조합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료참고 2025년 3분기 실적 및 시타델의 3분기 보유내역 공시 자료, 포레스터 리서치 분석 결과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