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추락사고 1년, 조사 중간보고 지연…유족들 수사 신뢰성 의문 제기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조사 진행상황의 중간보고가 사고 1주년을 맞아 공개되지 못할 전망이다. 사고로 179명이 숨졌고, 유족들은 조사 과정과 결론의 신뢰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25년 12월 2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사고를 조사하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첫 기념일인 월요일(사고 발생일은 2024년 12월 29일)에 맞춰 내놓기로 한 중간 진척 보고서를 발표할 수 없는 상태라고 위원회 관계자 두 명이 밝혔다. 이들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익명을 요청했다.

사고는 2024년 12월 29일 발생했다. 보잉 737-800 기종은 무안공항(Muan airport)에서 비상 착륙 도중 활주로를 벗어나 콘크리트 제방과 충돌하면서 대형 화염을 일으켰고, 기내 탑승자 181명 중 2명만 생존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조사단은 2025년 1월 예비 조사보고서에서 양쪽 엔진에 새가 충돌한 흔적(버드스트라이크)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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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7월 공개된 업데이트에서는 조사관들이 버드스트라이크 이후 상대적으로 덜 손상된 엔진을 조종사가 차단한 사실을 지적했다. 다만 해당 7월 보고서의 내용은 유족들의 반발로 공개되지 못했다.

유족들의 불만은 조사가 조종사의 책임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동시에, 활주로 끝 지점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과 같은 다른 요인들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가족 류금지(42)는 부모를 모두 잃은 이후 “의문이 오히려 더 커지는 느낌”이라며 “1년이 지났지만 답답함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 씨는 다른 유족들과 함께 머리를 밀고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류 씨는 또한 조사위원회를 감독하는 교통부의 미흡한 대처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이달 유족들과 만나 그들의 우려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통부 차관은 “진실 규명 과정에서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정부는 유족들과 함께 보다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국회는 화요일에 독립적인 특별조사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는 조사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안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관련 법안에는 조사위원 교체와 감독기관을 교통부에서 국무총리실로 전환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조사위원회 관계자는 “중간보고서 공개 시점은 새로 구성되는 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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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지연의 근거와 국제 규정

유엔 산하 항공기구의 규정에 따르면, 항공사고가 발생하면 통상 1년 이내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만약 최종 보고서 제출이 어려운 경우에는 매 기념일마다 조사 진행 상황과 안전 관련 문제를 공개하는 임시 성명을 내야 한다. 이번 사례에서 조사위원회는 독립성 확보를 위한 법제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중간 성명 공개를 보류하고 있다.

현장 안전 기준 위반 의혹

한국의 반부패 기구는 이번 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제방이 국제 및 국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해당 구조물이 충돌 시에 쉽게 무너지도록 설계된, 즉 ‘프랜지블(frangible)’ 성격을 갖춰야 한다는 기준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프랜지블’이란 충돌 시 구조물이 파손되거나 흩어져 항공기와 탑승자에 가해지는 추가적인 치명적 손상을 줄이도록 설계된 특성을 뜻한다. 조사단은 해당 구조물이 “항공기 및 탑승자에게 치명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류금지는 “당국이 잘못했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그리고 진실을 제대로 공개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전부”라고 말했다.


절차적 문제와 수사 지연의 파장

조사 공개 지연은 유족들의 불신을 키우는 동시에 정부와 수사 기관에 대한 사회적 압력을 증대시킨다. 공개되지 않은 7월 업데이트에 포함된 조종사 조치 관련 기술적 분석은 유족들이 조사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만든 주요 요소 중 하나다. 복수의 이해관계자(유족, 입법부, 수사기관)가 개입한 상황에서 조사 절차의 통일성과 독립성 확보는 향후 사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결정적이다.

수사 및 정치적 대응

국회가 예고한 독립 조사 착수와 조사 주체의 감독기관 이동 논의는 향후 보고서의 법적·정책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교통 인프라 설계 기준 보완, 공항 안전 규정 강화, 항공사 운항 및 정비 절차 재검토, 보험 및 배상 체계 변화 등이 뒤따를 수 있다.

경제적·시장 영향 분석

직접적인 주가·보험료·운항비용 등의 구체적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이번 사고와 조사 지연은 단기적으로 제주항공에 대한 신뢰 하락과 브랜드 손상, 운항 중단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규제 강화와 안전 설비 개선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항공사들의 설비 투자 부담과 보험료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항공 안전에 대한 강화된 규제가 국내 항공사들의 운영비용 구조에 영향을 미쳐, 항공권 가격에 일부 전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수사 절차 관련 설명

본 사고 관련 조사는 일반적으로 예비조사, 기술분석, 현장재현 및 목격자·기록 검토, 기체·부품 분석, 운항절차 검토, 최종 보고서 작성의 단계로 진행된다. 유엔 산하 항공기구의 권고에 따라 중간 성명은 조사 진행 상황과 안전 관련 잠정 결론을 공개해 추가 사고 예방에 기여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나, 이번 건은 제도적 독립성 확보를 위한 법안 처리 과정과 유족들의 공개 요청이 충돌하면서 공개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향후 전망

조사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여부와 국회의 독립 조사 결과는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확정에 핵심적이다. 조사 내용 공개 시점과 범위는 유족들의 신뢰 회복과 공공 안전 규범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기술적·제도적 결함에 따라 항공업계의 운영 규정과 인프라 설계 기준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항공사 비용 구조와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