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DXY)가 수요일에 2.75개월 저점까지 하락했다가 반등해 장을 소폭 변동 상태로 마감했다. 달러는 미(美) 3분기보다 강한 것으로 나온 GDP 발표(+4.3%)와 연준(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완화 가능성 축소에도 불구하고 기초적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최근 GDP 발표 이전 20%였던 다음 FOMC 회의에서 -25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 인하16%로 낮춰 잡았다.
2025년 12월 26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신규청구 건수는 12월 20일 종료 주간에 전주보다 1만 건 감소한 214,000건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224,000건)보다 강한 고용지표를 보였다. 반면 계속(재)청구 건수는 +38,000건 증가한 1.923백만 건으로 전주의 수정치 1.885백만 건(예비 1.897백만 건)에서 악화해 시장 예상치(1.900백만 건)를 소폭 상회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분기별 통화정책 회의 직후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인민은행은 부동산 경기 약화, 내수 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며 장기적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금리전망의 변화도 달러 약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시장은 연준이 2026년 중 약 -50bp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로 +25bp 인상할 것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주요국 통화정책 전개 방향 차이는 장기적으로 달러 대비 타 통화의 상대적 강세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은 또한 중순부터 월간 400억 달러 규모의 국채(T-bills) 매입을 통해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비둘기(완화) 성향의 연준 의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 역시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초 차기 연준 의장 선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블룸버그는 케빈 해셋(Kevin Hassett)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시장에서는 가장 비둘기 성향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유로·엔·금속 등 주요 통화 및 상품 동향
EUR/USD는 -0.11% 하락했다. 유로화는 이번 주 ECB 관계자들의 발언에 힘입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지지를 받았다. ECB 통화정책 결정권자 야니스 스투르나라스(Yannis Stournaras)는 화요일에 ECB가 “좋은 위치에 있다”(“good place”)면서도 정책을 양쪽 방향으로 유연하게 조정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우리가 예상보다 더 나은 또는 더 약한 위치에 있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ECB 위원 게디미나스 심쿠스(Gediminas Simkus)는 월요일에 현재의 금리수준에 만족한다고 언급하며,
“헤드라인 및 근원물가가 단기와 중기에서 2% 수준에 근접해 있다. 금리 수준은 많은 이들에게 중립 수준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피터 카지미르(Peter Kazimir) 위원도 월요일에 현재 금리 수준에 안도감을 표하면서도 상황 변화 시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 시점의 인플레이션 및 경제 확장이 “다소 취약하다”(“rather fragile”)고 지적했다.
스왑 시장은 다음 ECB 회의(2월 5일)에서 +25bp 인상 확률을 3%로 산정하고 있다.
USD/JPY는 -0.14%로 하락했다. 엔화는 재무장관 카타야마 사츠키(片山さつき) 발언 이후 이번 주에 강세를 보였다. 카타야마 재무장관은 근본적 펀더멘털과 동떨어진 통화 움직임에 대해 일본이 개입할 ‘자유권'(free hand)을 가진다고 발언해 최근 엔화 약세 상황에 대한 경계 신호를 보냈다. 또한 지난 금요일 BOJ의 +25bp 금리인상으로 엔화에는 기초적 지지가 형성됐다.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월요일에 26년만의 고점인 2.073%을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BOJ가 다음 회의(1월 23일)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할 확률을 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한편, 2월 만기 COMEX 금은 -2.90 달러(-0.06%)로 하락 마감했으며, 3월 만기 COMEX 은은 +0.548 달러(+0.77%)로 상승 마감했다. 금과 은은 이번 달 급등 과정에서 근월물 차트에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후 일부 롱(매수) 포지션 청산의 압력을 받으며 조정을 받았다.
금 가격은 미국의 Q3 실질 GDP가 +4.3%로 강하게 나오자 다음 정책회의에서의 금리인하 확률이 하락해 단기적으로는 하방 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GDP 호전은 산업용 금속 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
귀금속의 기초적 강세 요인
귀금속(금·은)은 여러 구조적·시계열적 요인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연준의 월 400억 달러 유동성 공급, 지정학적 리스크(미국의 베네수엘라 관련 유조선 압류 시도, 우크라이나의 지중해 내 러시아 그림자 함대 유조선 타격 등), 그리고 2026년 연준의 완화 기대(대통령 트럼프의 비둘기 성향 연준 의장 임명 가능성)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또한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도 가격을 지지한다. 중국 PBOC는 11월에 보유 금을 +30,000 온스 증가시켜 74.1백만 트로이온스로 확대했으며, 이는 13개월 연속 증가다.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는 3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수가 220 메트릭톤(MT)으로 2분기보다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펀드 수요도 견조하다. 은 ETF의 순매수(롱) 보유는 화요일에 3.5년 최고치를 기록했고, 금 ETF 보유량은 최근 두 달 동안 회복세를 보이며 10월의 3.25년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
용어 설명
달러지수(DXY)는 주요 통화 바스켓에 대한 미국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지수로, 유로·엔·파운드 등 주요 6개 통화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FOMC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연준의 금리 및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스왑 시장은 금리·통화 선물·옵션 가격을 통해 시장이 미래 금리변화 확률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ETF(상장지수펀드)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펀드로, 금·은과 같은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ETF의 보유량 변화는 해당 자산 수요의 직접적 신호다.
전망 및 시장에 미칠 영향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강한 GDP와 개선된 고용지표가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일부 약화시켜 달러를 서포트할 수 있다. 다만 연준의 대규모 국채 매입 등 유동성 공급은 달러에 지속적 하방 압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연준 쪽으로 더 완화적으로 바뀔 경우(예: 연준 의장 교체가 실제로 비둘기적 인사로 이뤄지는 시나리오), 달러 약세가 심화되며 금·은 등 귀금속의 추가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
일본 쪽에서는 BOJ의 이미 단행된 금리인상(+25bp)과 높은 JGB 수익률(10년 2.073%)이 엔화의 추가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시장은 1월 23일 회의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거의 반영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BOJ의 커뮤니케이션이 향후 엔화 변동성을 결정할 것이다.
유럽은 ECB 위원들의 발언에서 보듯 현 수준에서 안정을 찾고 있으나, 무역 긴장·우크라이나 사태·관세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로의 상방 압력을 제한할 수 있다. 스왑시장에서 ECB의 2월 5일 인상 확률을 3%로 보는 현재의 가격은 단기 충격에 의한 정책 변화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책 기대치 변화에 민감한 통화·상품 포지션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연준의 추가 유동성 공급 및 정치적 리스크(연준 의장 후보군 등)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둘째, 귀금속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앙은행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요인으로 장기적 방어 자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셋째, 엔화와 JGB 수익률의 움직임을 통해 글로벌 금리·통화정책 간의 상대적 차이가 어떻게 수급과 환율을 좌우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기자 메모 및 공시
기사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원문 기사 작성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보도는 공개된 시장 데이터와 관계자 발언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독자는 투자 판단 시 추가 확인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