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1온스당 4,500달러 돌파…은·백금도 사상 최고치 경신, 금속시장 급등

가격이 한때 1온스당 4,500달러를 넘기며 급등한 뒤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백금 역시 기록적인 랠리를 기록한 후 일부 차익실현으로 상승폭을 조정했다.

2025년 12월 2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현물 금 가격(spot gold)은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57분(협정세계시 18시 57분) 기준으로 1온스당 4,479.38달러로 전일 대비 0.2% 하락했다. 다만 같은 세션에서 사상 최고치인 4,525.18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금 선물 2025년 2월 인도분은 0.1% 하락한 4,502.80달러로 마감했다. 금값의 단기 조정은 차트상의 수렴과 일부 차익실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

“금 시장은 기록적 고점 이후 차트상의 통합과 완만한 차익 실현을 보이고 있다”킷코 메탈스(Kitco Metals)의 수석 분석가 짐 와이코프(Jim Wyckoff)가 밝혔다.


금 가격은 일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에서 양호한 성과를 내며, 불확실성 확대 시 안전자산 수요로 인해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번 급등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대 변화, 지정학적 불안, 귀금속에 대한 투자 수요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화요일(현지시간) 향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시장이 잘될 경우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미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으며,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내년에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지정학적 면에서는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가 지난 일요일부터 추적 중인 베네수엘라 연계 유조선을 나포할 가능성을 두고 추가 병력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 미 정부 관리를 로이터가 전했다. 이러한 해상 관련 불확실성 역시 에너지 및 귀금속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 세션 중 사상 최고치인 72.70달러를 찍었으며, 기사 작성 시점에는 0.7% 오른 71.94달러에 거래됐다. 짐 와이코프는 또다시 기술적 목표를 제시하면서

주목

“금의 다음 상승 목표는 1온스당 4,600달러, 은은 연말까지 75달러”

라고 덧붙였다.

연초 이후 은 가격은 강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연초 대비 149%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금의 상승률(약 70% 이상)을 크게 상회했다. 은의 급등은 산업용 수요 회복과 투자 수요의 병행, 공급 제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백금은 한때 2,377.5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2,220.44달러로 마감해 2.4% 하락했다. 반면 팔라듐은 같은 기간 3년 만의 고점을 찍은 뒤 9% 이상 하락해 1,683.58달러에 거래됐다.

백금과 팔라듐은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용 촉매 변환기(catalytic converters)에 사용되며, 올해 들어 각각 약 145%와 85% 이상 상승했다. 이는 광산 공급의 제약, 관세 불확실성, 그리고 금 투자 수요에서 자동차용 촉매 금속으로의 수요 전환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용어 설명

금 현물(Spot gold)은 즉시 인도되는 금의 시장가격을 의미한다. 반면 금 선물(futures)은 특정 만기일에 정해진 가격으로 금을 인도하거나 인수하기로 약정한 거래로, 레버리지가 가능해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다. 주: 선물 거래는 실물 인도 대신 결제로 마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동차 촉매 변환기는 배기가스 속의 유해물질을 화학적으로 변환해 대기오염을 줄이는 장치로, 백금·팔라듐·로듐 등 귀금속을 촉매로 사용한다. 이들 금속은 공급이 제한적이고 채굴지의 정치·노동 리스크에 민감하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금·은·백금 등 귀금속의 급등은 여러 채널을 통해 광범위한 경제적 파급을 유발할 수 있다. 먼저 통화정책 경로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귀금속의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를 낮춰 귀금속의 상대적 매력을 높인다. 이는 금·은의 투자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산업수요와 공급 차질 측면에서 은은 태양광·전자제품·의료 등 산업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공급 부족이 겹치며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백금·팔라듐은 자동차 산업 회복과 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수요 탄력성이 높아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경우 자동차 부품 원가와 완성차 가격에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셋째,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측면에서 대규모 자금이 귀금속으로 유입될 경우 위험자산(주식 등)과의 상관관계 변화가 관찰될 수 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비중 확대로 위험자산에 대한 매도 압력이 형성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으나, 중기적으로는 저금리 환경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귀금속의 강세가 계속될 여지가 크다. 다만,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 경기 회복 속도, 산업용 수요의 회복 강도, 공급 측 리스크(광산 가동률, 물류 차질 등)에 따라 변동성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투자자에 대한 실무적 시사점

투자자 관점에서 귀금속 시장의 급등은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단기 트레이더는 기술적 지표와 유동성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하며, 중장기 투자자는 금리·인플레이션 전망과 지정학적 리스크, 산업 수요 펀더멘털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뒤 포지션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이용한 헤지 전략을 통해 급격한 가격 변동에서 오는 위험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귀금속 시장의 급등은 관련 산업(채굴업체, 정련업체, 자동차 부품업체)과 금융상품(금 ETF 등)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유도할 것이며, 규제·무역·지정학적 변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