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셰이버(Anne Scheiber)는 51세에 본격적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단 50년 만에 원금 5,000달러를 2,200만 달러로 불린 사례로 주목받는다. 그녀의 인생 초기 경력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23년 동안 미국 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 IRS)에서 세무감사관으로 일했으며 변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유능한 감사관으로 평가받았으나 끝내 승진되지 못했고, 생애 최고 연봉은 연간 4,000달러를 넘지 못했다. 또한 동생이 운영하던 증권사에 저축을 맡겼다가 파산으로 저축을 잃는 등 좌절을 겪었다.
2025년 12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셰이버는 은퇴 후인 1944년 IRS에서 퇴직하며 보유했던 5,000달러(현재가치 약 9만 2,000달러)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주식 공부와 투자를 시작했다. 그녀의 유산을 관리한 변호사는 셰이버가 “주식시장을 연구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셰이버의 투자 철학은 단순했다. 부유한 사람들의 세금 신고서를 분석하면서 관찰한 점은 “거의 모든 부유층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녀는 산업재와 블루칩(blue chip) 주식, 영화사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을 매입했고,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그녀의 포트폴리오에는 코카콜라(Coca-Cola), 파라마운트(Paramount, 현재 일부는 Paramount Skydance로 운영), 그리고 제약회사 셰링-플라우(Schering-Plough, 2009년 머크(Merck)와 합병) 등 100개가 넘는 종목이 포함됐다.
그녀의 중개인은 “그녀는 결코 빠른 돈을 찾지 않았다. 그녀의 전체적인 아이디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를 얻는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성장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성과와 수치
셰이버는 1944년 퇴직 당시의 5,000달러를 시작 자금으로 50년 동안 매수와 배당 재투자를 반복했다. 그녀는 1995년 1월, 101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 자산을 약 2,200만 달러로 불려놓았다. 이는 무려 440,000%의 수익률에 해당한다. 비교를 위해 같은 기간(1944~1995) 동안 S&P 5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했다면 배당 재투자 기준으로 약 25,314%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는 설명한다.
셰이버의 성공 요인
셰이버의 사례에서 확인되는 핵심 요인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특별한 인맥이나 월스트리트 배경이 없어도 장기적으로 시장의 수익을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셰이버는 주변에 조언해줄 누군가가 거의 없는 고립된 생활을 했음에도 성공했다. 둘째, 극단적인 위험과의 도박이 아니라 분산투자(diversification)를 통해 성과를 쌓았다는 점이다. 그녀의 포트폴리오는 100개 이상의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셋째, 늦게 시작해도 복리효과가 작동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녀는 51세에 투자를 시작했고, 50년의 장기적 복리를 통해 막대한 재산을 형성했다.
참고용어 설명
여기서 사용된 몇몇 용어는 일반 독자에게 다소 낯설 수 있다. 블루칩(blue chip)은 시장에서 오랜 기간 안정적 실적과 신뢰를 보여준 대형 우량주를 의미하며, 주로 배당과 안정적 수익성을 제공하는 기업을 지칭한다. 배당 재투자는 기업이 지급한 배당금을 현금으로 인출하지 않고 동일 종목이나 포트폴리오에 다시 투자하는 전략으로, 복리 효과를 극대화한다. 분산투자는 여러 산업과 종목에 자금을 분산해 특정 기업이나 섹터의 부진으로 인한 손실을 완화하는 리스크 관리 기법이다.
생활방식과 대비되는 행동
흥미로운 점은 셰이버의 생활방식이 엄격하게 검소했다는 사실이다. 임대 규제가 적용되는 단칸 스튜디오 아파트에 살았고, 벗겨진 페인트와 낡은 가구, 먼지가 쌓인 책장 등 소박한 환경에서 생활했다. 그녀는 버스 요금을 아끼기 위해 걸어다니는 것으로 알려졌고, 평소 같은 검은 코트와 중절모 스타일의 모자를 자주 착용했다고 뉴욕타임스 보도는 전한다. 외형적으로는 부와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 삶을 유지했지만, 포트폴리오의 복리 성장은 꾸준히 진행됐다.
현대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셰이버의 사례는 현대 투자자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투자 시작 시점이 늦었다고 포기할 필요가 없다. 2022년 연구에서 응답자의 상당수가 ‘은퇴 준비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으나, 긴 시간 동안 복리가 작동하면 예상보다 적은 기간으로도 의미 있는 자산 축적이 가능하다. 둘째, 개별 주식 분석에 수백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더라도 저비용 인덱스 펀드를 통해 수백 개 기업의 성장에 분산 투자하는 ‘세팅 후 잊기(set it and forget it)’ 전략도 현실적인 대안이다. 셋째, 배당 재투자와 장기 보유는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포트폴리오의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향후 시장 및 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역사적 사례로서 셰이버의 전략은 몇 가지 정책·시장적 시사점을 남긴다. 첫째, 장기 투자 촉진은 개인의 은퇴 준비와 국민연금·퇴직연금 제도의 안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인이 장기적이고 분산된 투자에 접근할수록 복지제도에 대한 개인 의존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둘째, 배당 재투자와 장기 보유 문화가 확산되면 기업의 주가 변동성은 단기적 측면에서 완화될 수 있으나, 이는 기업의 자금조달 전략과 주주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금융·투자 교육 확산의 필요성이다. 일반인들이 분산투자, 배당 재투자, 장기 복리의 중요성을 이해하면 시장 참여 확대와 자산 형성에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다.
추가 메모 및 공개 사항
원문 기사에서는 일부 투자권유 서비스(Stock Advisor)의 과거 실적 수치와 추천 종목 관련 언급이 포함되어 있었다. 해당 서비스의 통계로는 특정 추천 종목(예: 넷플릭스, 엔비디아)의 장기 수익 사례와 함께 Stock Advisor의 전체 평균 수익률을 985%, 같은 기간 S&P 500 대비 195%로 기술했다(수치 기준일: 2025년 12월 24일). 또한 원문 기고자 윌리엄 달(William Dahl)은 코카콜라 보유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틀리 풀(Motley Fool)은 머크(Merck)를 추천하고 해당 조직의 공시정책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셰이버의 사례는 역사적 개인투자 성공사례로서 투자 전략의 본질적 가치인 분산, 배당 재투자, 장기 보유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단, 모든 과거 사례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개인의 재무상황·리스크 허용도에 맞춘 자산배분과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