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과 소비자 행동의 변화로 은행업의 서비스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현금과 종이 수표의 사용 감소, 디지털 보안 요구의 강화 등으로 금융 서비스는 점차 완전 디지털 경험 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오늘날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은행 서비스는 향후 10여 년 안에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있다.
2025년 12월 24일, GOBankingRates(고뱅킹레이트)의 보도에 따르면 향후 2036년까지 사라지거나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은행 서비스 네 가지는 다음과 같다. 해당 보도는 i2c Inc., Marqeta, altLINE 등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과 사례를 바탕으로 현상과 전망을 정리했다.
전통적 대면 지점(Traditional in-person banking)
전통적 은행 지점은 이미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향후에도 형태와 역할이 재정의될 전망이다. Seth Perlman은 i2c Inc.의 글로벌 제품 책임자로서, 고객이 현금을 입금하거나 인출하는 등 일상적 거래를 위해 물리적 지점을 방문하는 기존 모델이 디지털 도구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개설되는 독립형 은행 지점들은 더 작아질 가능성이 크며, 식료품점이나 기타 소매점과 함께 위치하는 식으로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
Perlman은 물리적 지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지만, 그 역할이 고부가가치 상호작용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금융 상담, 주택담보대출 계획, 기업 컨설팅 등 전문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운영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또한 i2c가 관찰하는 현실 사례로 디지털 셀프서비스 키오스크와 가상 상담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지점 모델에 대한 고객사의 투자가 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하이브리드 지점 모델은 효율성과 인간적 연결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비 절감과 고객 만족도 제고를 목표로 한다.
현금·현금지급기(ATM)와 현금 사용
현금 사용은 줄어들고 있으나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액 결제(예: 25달러 이하)에서 현금이 최다 사용 수단이 아니라는 통계적 변화는 현금 없는 결제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다만 Perlman은 디지털 서비스 장애나 비상시를 대비한 백업 수단으로서 현금의 중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Lisa Hrabosky는 Marqeta의 은행 및 네트워크 제휴 담당 이사로서, ATM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새로운 결제 수단과 병행하여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녀는 디지털 결제 및 디지털 지갑 사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기존 방법이 완전히 도태되기보다는 새로운 결제 방법과 기능이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TM 감소는 현금 취급 비용, 유지보수 비용, 현금 수급 인프라 재편을 야기하며 이는 ATM 운영업자와 금융기관의 수익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인 수표(Personal checks)
Perlman은 개인 수표가 곧 시대에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사람 간 송금을 손쉽게 해주는 P2P(개인 간) 결제 앱이 수표를 사실상 대체하고 있으며, 온라인 청구서 결제와 카드 거래가 증가하면서 수표 사용은 느리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10년 안에 은행들이 수표첩 없이 직불카드만 제공하는 계좌를 더 많이 내놓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다만 산업별로는 레거시 시스템이나 수작업 프로세스에 의존하는 분야에서 기업 수표(Business checks)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 Perlman은 FedNow와 같은 실시간 결제 시스템의 보급으로 기업들이 디지털 송장 및 실시간 송금 서비스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참고: FedNow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원하는 실시간 결제 인프라로, 은행 간 즉시 결제·이체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수표 사용 축소는 인쇄·우편·처리 비용 절감, 결제 결제 사이클 단축, 현금흐름 개선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과 금융기관의 운영비 구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암호와 4자리 PIN
온라인 뱅킹 접근을 위해 단순한 비밀번호나 4자리 PIN만 입력하는 방식도 곧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Gates Little는 altLINE과 The Southern Bank Company의 CEO 겸 사장으로서, 소비자 및 상업은행 분야의 사기(부정행위)가 증가하고 있어 신원확인과 계정 보호가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 2단계 인증, 생체 liveness(실존 확인) 탐지, AI 기반 인증 기술 등 보안 측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신기술들은 기존 보안 방식에 보조적으로 도입돼 다중 방어층을 형성할 것이다.”
Perlman은 행동 생체인식(behavioral biometrics) 기술을 주목할 만한 발전으로 소개했다. 이 기술은 사용자의 타이핑 속도, 내비게이션 행동, 기기를 잡는 방식 등 패턴을 분석해 백그라운드에서 신원을 인증한다. 이러한 방식은 사용자가 느끼기에는 무감각적(seamless)이면서도 위조가 어려워 사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Perlman은 얼굴인식이나 지문 스캔 같은 생체인증이 이미 많은 뱅킹 앱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에는 이러한 기술이 더 정교해지고 암호와 PIN은 보조적 수단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영향
이상의 변화는 단순한 서비스 대체를 넘어 금융업계의 비용 구조, 인력 운영, 상업용·주거용 부동산 시장, 결제 네트워크 수수료 구조 등 광범위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지점 축소는 은행의 고정비용(임대료·유틸리티·인건비)을 줄이는 반면 대면 상담을 위한 고숙련 인력 수요는 상대적으로 증가해 인력 재배치와 재교육이 필요하다. ATM 감소는 현금 관리 및 보안 산업의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디지털 결제·실시간 결제 인프라 투자와 카드·월렛 사업자의 거래량 증가는 관련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보안 변화는 금융 사기 유형의 전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단순 비밀번호 기반 사기는 줄어들지만, AI·딥페이크·정교한 사회공학적 공격을 막기 위한 새로운 보안 기술에 대한 투자와 규제 준수가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금융기관의 기술 투자비용 상승과 함께 보안 솔루션 제공업체의 시장 기회를 확대할 것이다.
정책적·사회적 고려사항
현금 사용 축소와 지점통폐합은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저소득층 등 금융포용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은행과 규제당국은 디지털 서비스 전환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접근성 보장과 안전망 구축을 병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작은 규모의 지역 지점을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물리적 서비스 유지, 이동지점 운영,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이 정책적 대안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기술용어 설명
디지털 지갑(Digital wallet):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에 저장된 결제수단(신용카드·직불카드·가상화폐 등)을 통해 비대면·비접촉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형 지갑이다.
FedNow: 미국 연준이 지원하는 실시간 결제 인프라로, 은행 간 즉시 결제와 송금을 가능하게 해 결제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행동 생체인식(Behavioral biometrics): 타이핑 속도, 화면 터치 패턴, 기기 이동 패턴 등 사람의 행동 특성을 활용해 신원을 인증하는 기술로, 전통적 생체인식(지문·얼굴)과 달리 사용자의 행위 패턴을 분석한다.
마무리
요약하면, 향후 10~15년 내에 은행의 물리적 지점 축소, ATM 감소, 개인 수표의 소멸, 단순 비밀번호·PIN의 약화 등 네 가지 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금융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결제 속도와 효율을 개선할 가능성이 크지만, 동시에 보안 위험의 전환, 인력·부동산 구조조정, 디지털 취약계층의 소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동반한다. 금융기관과 정책당국, 기술 제공자는 이러한 전환에 대비해 신기술 도입, 교육·보호 정책, 그리고 비용·편익의 균형을 고려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의 취재에는 Caitlyn Moorhead가 기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