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 로켓 기업 랜드스페이스(LandSpace)가 상하이 증시 상장을 위한 사전 절차인 이른바 ‘튜터링(tutoring)’ 과정을 완료했다고 중국 증권감독기관에 제출한 서류에서 12월 23일 확인됐다. 이 절차 완료로 회사는 상하이의 기술 중심 시장인 STAR 마켓(STAR Market) 상장을 준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절차적 관문을 통과했다.
2025년 12월 23일, 로이터(RTR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튜터링 과정은 국영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수행했으며, 투자은행이 기업 경영진에게 IPO 관련 사안 전반을 지도·보완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회사 측 제출 문건은 해당 절차의 완료 사실을 시장 감독기구에 보고한 내용을 담고 있다.
랜드스페이스는 2026년을 목표로 상하이 STAR 마켓에 상장할 계획이며, 증권감독당국이 올해 6월 신설한 비영리 상태에서도 상장이 가능한 구간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구간은 신기술, 주요 기술 돌파, 유망한 상업성 및 연구개발 투자가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섹션으로 규정돼 있다.
사업적 의미와 경쟁 구도
랜드스페이스의 장기적인 상업적 전망은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기술을 사실상 독점해 왔으며, 이는 발사 비용 절감의 핵심 요소로 작용해 스타링크(Starlink) 위성 등 대규모 우주망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게 했다.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국영 대기업 중심이던 우주 산업에 민간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고, 자본시장 접근을 통해 이들의 자금 조달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왔다.
최근 시험 발사와 기술적 성과
이달 초 베이징 소재 랜드스페이스는 중국 최초로 전 과정을 시도한 재사용 로켓 시험인 주취에-3(Zhuque-3) 발사를 수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다만 해당 시험은 재사용성 입증에는 실패했다. 주취에-3의 부스터는 통제된 착륙을 완료하지 못해 회수·재발사 사례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을 회사 기록이 보여준다.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른 중국 내 국영 및 민간 우주기업들은 자체 재사용 로켓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설계자 발언
주취에-3의 수석 설계자인 다이정(戴峥)은 국영 방송 CCTV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의 성공 요인을 ‘실험비용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손실을 지속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능력’으로 지적하면서,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만이 국내 경쟁사들이 유사한 속도로 제품을 반복 개발·검증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튜터링’과 STAR 마켓
이번 기사에서 사용된 ‘튜터링(tutoring)’은 투자은행이 상장 준비 기업 경영진에게 재무·법무·공시·지배구조 등 IPO 관련 전반을 지도·보완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는 상장심사 전 기업의 조직과 문서를 정비해 규제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시장과 투자자에게 제공될 정보를 체계화하는 과정이다. 또한 STAR 마켓은 상하이증권거래소 내의 기술·혁신 기업을 위한 섹션으로, 기존의 수익 발생 요건을 완화한 채 기술성장성에 무게를 둔 상장 경로를 제공한다. 이는 전통적 산업보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큰 기업들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자금조달 현황
랜드스페이스는 2015년 설립 이후 여러 차례의 자금조달을 통해 약 5억 달러(약 수천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 기록이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공모자금은 향후 수년간의 연구개발 비용 보전, 발사체 시험·개발 비용 및 생산능력 확충에 주요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시장·정책적 함의
이번 튜터링 완료와 상장 준비 과정은 중국 정부의 전략적 의지와 맞물려 있다. 국가는 민간 우주기업이 자본시장에 접근함으로써 기술개발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우주 산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 특히 재사용 로켓 기술은 초기 투자와 실험 비용이 크기 때문에 상장에 따른 대규모 자금조달은 기술 반복 실험과 제품 개선의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
경제·금융시장 영향 분석
상장 가능성이 높아진 랜드스페이스의 경우, IPO가 현실화되면 몇 가지 시장영향이 예상된다. 첫째, 중국 기술·우주 섹터에 대한 투자 선호가 재조정될 수 있다. STAR 마켓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사례가 생기면 유사한 기술기업의 상장 기대감이 높아져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valuation) 재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둘째, 재사용 로켓 기술 개발을 통한 발사 비용 절감은 위성통신, 지구관측, 우주 기반 서비스 산업 전체의 공급비용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관련 장비·서비스 가격의 하락과 수요 확대를 촉발할 수 있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상장 소식이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해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기술검증의 단계적 진전과 실물 성과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경쟁 구도와 향후 관전 포인트
스페이스X가 2026년 IPO 준비를 내부적으로 공표한 가운데, 랜드스페이스 외에도 Galactic Energy 등 국내 경쟁사들이 이미 튜터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우선 재사용성의 실효성 입증 여부, 다음으로 상장에 따른 자금 도입 규모 및 사용처의 명확성, 마지막으로 국제 규제·기술협력 환경에서의 대응력이다. 이 세 요소가 결합돼야만 중국 민간 우주기업들이 실질적 상업성 확보에 도달할 수 있다.
결론
랜드스페이스의 튜터링 완료는 단순한 절차 통과를 넘어 중국 우주산업의 자본시장 연계 확대라는 구조적 전환을 상징한다. 향후 회사의 기술검증 성과와 상장 성공 여부는 중국 내 민간우주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과 기술 상용화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와 업계는 랜드스페이스의 추가 시험 결과, 공모 구조, 그리고 STAR 마켓 내 유사 기업들의 상장 행보를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