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 엔화, 도쿄의 개입 경고 여파에 휘청이다

엔화달러 약세에 동반해 강세로 돌아섰다. 도쿄 당국이 시장 개입 가능성을 가장 강하게 시사한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였다.

2025년 1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엔화는 주요 통화 대비 최근 저점 근처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개입 가능성의 위협이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포지션을 억눌렀다. 다만 단기적 약세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이는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보수적인 어조를 유지하며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더딜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엔화는 달러 대비 0.6% 상승해 1달러당 156.1엔을 기록했으며, 이는 금요일 BOJ의 금리 인상 이후 금요일부터 누적된 손실분의 대부분을 되돌린 수치다. 엔화는 유로, 호주달러 및 파운드 대비 각각 0.5% 상승했지만 여전히 최근 저점 부근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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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재무상은 엔화의 과도한 변동에 대해 일본이 자유롭게 대응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해, 도쿄가 시장 개입을 준비하고 있음을 가장 강하게 시사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킷 저크스(Kit Juckes)는 개입 가능성에 대해 명확하다고 진단하며 “연말 얇은 유동성 시장이 개입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고 노트에서 언급했다.

일본은 2022년과 2024년에 엔화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한 전례가 있다. 한편 일본 채권(JGB)은 로이터의 보도를 계기로 강세를 일부 반납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의 2026 회계연도 신채 발행액은 현 회계연도에 판매된 28.6조엔(약 1,820억 달러)을 소폭 상회할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며, 정부는 금요일에 2026 회계연도 예산 초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스톤X의 선임 시장 분석가 매트 심슨(Matt Simpson)은 만약 일본 당국이 개입 의사가 있다면 “크리스마스와 신년 사이의 저유동성 기간이 가장 효율적인 시기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현 시점에서 159엔을 상회하는 변동성 돌파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개입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엔화 약세는 이번 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와 함께 달러 전반의 약세 흐름 속에서 진행됐다. 연준은 이달 금리를 인하하고 2026년 추가 인하를 전망했으며, 트레이더들은 내년에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두 차례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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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소(Saxo)의 수석 투자 전략가 차루 차나나(Charu Chanana)는 BOJ의 완만한 금리 인상 사이클과 2026년 예상되는 연준의 완화 가능성이 엔화의 일방적 약세를 줄이고,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거나 위험선호 심리가 약화될 때 엔화 강세가 나올 가능성을 높인다고 진단했다. 그녀는 “미국이 ‘보다 오랫동안 높은 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BOJ가 다시 신중해지면 최대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주요 촉매로 春闘(슌토) 임금협상과 미국 금리를 지목했다.

달러의 12월 흐름

달러는 여전히 압력을 받았다. 유로는 달러 대비 0.3% 상승해 $1.179를 기록했고, 파운드는 0.3% 올라 12주 최고치인 $1.35를 기록했다. 6개 통화 대비 달러를 측정하는 달러지수(DXY)는 화요일 기준 0.3% 하락한 97.94로 떨어지며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이 지수는 10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이며, 12월 월간 기준으로는 1.6% 하락, 연간 기준으로는 9.8% 하락해 2017년 이후 최대 연간 낙폭을 기록 중이다.

MUFG의 전략가들은 올해 달러 약세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추가 하방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화요일에 발표될 미국 GDP 수치에 쏠려 있다. 이 데이터는 43일간의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지연되었으며, 시점상 구식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분기 미국의 GDP는 연율 기준으로 3.3%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2분기 성장률은 3.8%였다. 이 수치는 고소득층과 중·저소득층의 체감 경기 차이를 의미하는 이른바 K자형 경기를 확인시켜줄 가능성이 높다.

다른 통화 움직임으로는 호주달러가 0.56% 오른 $0.67, 뉴질랜드달러가 0.8% 상승한 $0.584, 스위스프랑은 0.5% 강세로 달러당 0.788로 6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용어 설명

달러지수(DXY): 달러를 주요 6개국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와 비교해 산출한 지수로, 달러의 전반적 강도와 약세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의 하락은 달러 약세와 다른 통화의 상대적 강세를 의미한다.

Shunto(春闘) 임금협상: 일본의 계절적 임금 및 노동조건 협상 관행으로, 주로 매년 초 도요타 등 대기업과 노동조합 간 임금협상이 진행된다. Shunto의 결과는 일본의 소비 및 임금 상승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통화정책 판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 관측과 향후 영향 분석

시장 참가자들과 전략가들의 진단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축소되는 연말-연초 기간에 엔화의 급격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일본 당국의 개입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 효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입의 지속성은 제한될 수 있다. 개입은 외환 시장의 포지셔닝을 단기적으로 재조정하지만, 근본적인 통화가치의 방향성은 금리차(미국과 일본의 정책금리 전망)와 경제 펀더멘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별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쿄의 실질적 개입이 발생할 경우 엔화는 단기 급등(강세)할 가능성이 크며, 수출업체의 경쟁력 지표와 수입 원자재 비용이 즉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둘째,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시나리오(2026년 예상)가 현실화하면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며 엔화는 다시 상대적 강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 셋째, BOJ가 금리 인상 속도를 더욱 완만하게 유지하면 엔화의 구조적 약세 압력은 지속될 수 있다.

금융시장에 대한 파급 경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엔화 급변동은 일본 국채(JGB) 수익률과 주식시장 변동성을 동반할 수 있다. 정부의 채권 발행 확대 전망(2026 회계연도 신채 발행액이 28.6조엔을 소폭 상회할 가능성)은 장기 금리 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이는 통화정책 여건과 함께 엔화 환율에 다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 스위스프랑 등 다른 안전통화 강세와 함께 엔화도 일부 동조화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기업에 대한 실무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수입업체와 해외부채를 보유한 기업은 환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헤지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출기업은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률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가격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단기적 이벤트(예: 개입, GDP 발표) 이전에 포지션 크기를 축소하거나 옵션 등으로 변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현재 엔화는 도쿄의 개입 경고와 글로벌 달러 약세라는 상반된 요인 속에서 변동성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흐름은 연준의 정책 행보, BOJ의 통화정책 기조, 일본 내 재정·채권 이슈 및 계절적 임금협상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이벤트 리스크와 중장기적 금리·경제 펀더멘털을 모두 고려한 포지셔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