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열린 12월 통화정책 회의록에 따르면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RBA)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2026년 중 금리 인상이 필요할지 검토했으나 그 판단을 내리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2025년 1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RBA의 12월 통화정책 회의록은 이사회가 10월과 3분기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이후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판단을 내렸음을 보여준다.
회의록은 일부 인플레이션 상승은 변동성이 큰 요인에 기인할 수 있어 1월 말 발표될 4분기 실적(12월 및 분기 전체 수치)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회의록에서 위임된 발언은 다음과 같다.
“위원들은 향후 연도 중 어느 시점에 현금금리(cash rate) 인상이 고려되어야 할 상황을 논의했다.”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리스크가 상향 쪽으로 기울어졌음을 시사했지만,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의 지속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소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회의 이후 성명에서 RBA 총재 미셸 불록(Michele Bullock)은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금리 인하를 배제했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으면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 핵심 수치로는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로 급등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정부 전기요금 보조금 일부 종료에 기인한다. 이 요인은 연간 수치를 2026년 중반까지 높이는 쪽으로 편향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된다. 보다 정책에 중요한 기준인 근원물가(core inflation)는 10월에 3.3%로 상승해 RBA의 목표 밴드인 2%~3%를 벗어났고, 이는 이사회의 우려를 촉발했다.
회의록은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일 경우 현금금리 3.60%를 “당분간(for some time)”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경제를 균형에 가깝게 유지하는 데 충분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12월 및 4분기 전체에 대한 인플레이션 수치(1월 말 발표 예정)의 중요도가 커졌고, 높은 수치가 나올 경우 RBA가 다음 회의인 2026년 2월 3일 회의에서 긴축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 반응도 이미 크게 변동했다. 기사에 따르면 시장은 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25%로 가격에 반영했고, 0.25%포인트(25bp) 인상은 7월까지 완전히 반영되었으며, 2026년 중 총 44bp의 인상 가능성이 함축되어 있다.
회의록은 또한 RBA 이사회가 금융여건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에 충분히 제한적(restrictive)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고 전했다. 일부 위원들은 은행의 공격적인 대출 증가와 주택가격 강세를 근거로 금융여건이 더 이상 타이트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다소 타이트하고 경제가 과잉수요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는 합의했다. 또한 높은 수준의 생산능력 이용률(capacity utilisation) 지표들이 공급 제약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현금금리(cash rate): 중앙은행이 은행 간 초단기(주로 하루)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기준금리로, 통상적으로 단기 시장금리와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에 영향을 준다.
근원물가(core inflation): 식료품·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물가상승률로, 정책결정에 있어 인플레이션의 기초적 추세를 파악하는 데 쓰인다.
생산능력 이용률(capacity utilisation): 경제가 보유한 생산능력 대비 실제 가동 비율로, 높은 수치는 공급제약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시사한다.
정책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RBA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 여부를 추가 데이터로 확인하겠다고 명시한 점은 통화정책의 경로가 단기간에 결정되기보다는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 10월의 높은 물가수치는 재정적 요인(전기요금 보조금 종료)과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요인도 포함하고 있어, 4분기(12월 포함) 수치에 따라 정책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빠르게 반영되면서 단기 채권금리와 파생상품 가격은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만약 1월 말 발표되는 4분기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 RBA는 2026년 2월 3일 회의에서 정책금리 인상을 실제로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가계·기업의 차입 비용 상승,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 증가, 채권 금리 상승, 그리고 궁극적으로 국내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4분기 인플레이션이 하방으로 돌아서면 RBA는 현행 3.60%의 현금금리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범위로 복귀하는지를 관망할 것이라는 점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은 완화될 수 있다. 이 경우 호주달러의 급격한 강세 또는 약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중기적으로는 근원물가가 RBA의 목표 밴드(2~3%)를 지속적으로 상회할 경우 중앙은행의 신뢰성 측면에서 긴축 기대는 고착화될 수 있고, 이는 장기금리 상승을 통한 투자비용 상승과 자산가격 조정의 위험을 함께 수반한다.
결론
RBA는 10월과 3분기의 높은 물가 수치 이후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향됐다는 내부 판단을 내렸으나, 일부는 일시적 요인일 수 있어 4분기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미셸 불록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과 시장의 빠른 가격조정은 향후 몇 개월간 발표될 물가지표가 통화정책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월 말의 4분기 물가 발표와 2월 3일의 RBA 회의가 향후 금리 경로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