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스 글로벌(Saks Global)이 고급 백화점 체인인 Saks Fifth Avenue의 모회사로서, 최후의 수단으로 미국 연방법상 파산보호 제도인 ‘챕터 11(Chapter 11)’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2025년 12월 22일, 블룸버그 뉴스(Bloomberg News)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이번 달 말에 도래하는 $1억 이상(100 million 달러 초과)의 부채 상환을 앞두고 선택의 여지가 제한되어 있어 현금 조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삭스 글로벌은 긴급 자금 조달(emergency funding)이나 자산 매각(asset sales)을 포함한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 대변인은 블룸버그 보도 직후 성명을 통해 “
우리는 삭스 글로벌의 강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한 일부 대출기관들이 최근 비공개로 회사의 현금 필요액을 평가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그 중에는 파산 절차 중에도 운영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인 ‘데버터-인-포제션(단, debtor-in-possession·DIP) 대출’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삭스 글로벌은 지난 9월에도 Bergdorf Goodman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에 밝힌 바 있다. 당시 회사 대변인은 럭셔리 소매업체 Bergdorf Goodman의 소수 지분 매각을 통한 부채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배경 및 구조
삭스 글로벌은 2024년 7월 허드슨 베이 컴퍼니(Hudson’s Bay Company, HBC)에 의해 설립됐다. 이는 HBC가 네이먼 마커스(Neiman Marcus) 인수를 완료한 이후의 구조 개편 결과물로, HBC는 네이먼 마커스 인수를 위해 $26.5억(2.65 billion 달러)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HBC는 주주 자금과 부채를 동원해 거래를 재무적으로 지원했으며, 이 중 $11.5억(1.15 billion 달러)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로부터 조달됐다. 추가로 월가 은행단으로부터 $20억(2.0 billion 달러) 규모의 부채 금융도 확보한 바 있다.
챕터 11(Chapter 11)과 DIP 대출 설명
미국의 챕터 11(Chapter 11)은 기업이 파산 절차를 통해 채무를 재조정하면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적 구조다. DIP(debtor-in-possession) 대출은 이러한 파산 절차에서 채무자가 영업을 계속하는 동안 필요한 운전자금 등을 공급하기 위해 새로 제공되는 자금으로, 기존 채권자보다 우선권을 갖는 경우가 많아 금융권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은행이나 투자자는 DIP 대출을 통해 채무 재조정 과정에서 우선적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려 할 수 있다.
시장 환경과 수요 둔화
삭스 글로벌은 미국 내 수요 진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과 노동시장 약화로 비필수 소비, 특히 럭셔리 제품에 대한 소비가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소비 둔화는 고가 상품 위주의 사치재 업체들이 매출과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융권과 채권자 측 협의
블룸버그 보도는 몇몇 삭스의 대주 대출 기관들이 비공개 협의를 거쳐 회사의 현금 필요성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논의에는 DIP 대출 가능성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채무 재조정 또는 파산 신청 시 회사가 즉각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DIP 대출은 통상 파산법원 승인과 엄격한 조건을 필요로 하며, 기존 채권자와의 순위 문제 등을 둘러싼 복잡한 협상이 동반된다.
향후 영향과 시사점
우선 단기적으로는 삭스 글로벌의 유동성 우려가 공급업체와 임대인, 직원,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파산보호 신청(또는 그 위협)은 상점 임대 계약, 재고 조달, 마케팅 투자 등 운영상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당장의 판매와 고객 서비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만약 실제로 챕터 11 신청으로 이어질 경우 삭스 글로벌 관련 채권의 가격과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으며, 대출을 제공했던 은행과 채권 보유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DIP 대출이 성사되어 회사가 재조정에 성공한다면 장기적으로 자본 구조 정상화와 영업 지속 가능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주주 및 채권자들에게 궁극적으로 더 큰 회복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 시장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할인 전략 변화나 재고 정리, 매장 운영 축소 등의 조치가 단기적으로 관찰될 수 있으며, 이는 경쟁사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경쟁 백화점 체인인 Nordstrom, Bloomingdale’s, Macy’s 등은 소비자 유입을 늘리기 위한 프로모션과 고객 경험 강화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결론 및 전망
삭스 글로벌의 상황은 단순한 재무적 압박을 넘어, 럭셔리 소매업 전반의 수요 회복 속도와 금융시장의 위험 수용성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현금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 긴급 자금 조달, 그리고 채권자들과의 협상이 관건이다. 만약 챕터 11 신청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는 회사뿐 아니라 관련 금융기관, 임차인, 공급망에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
다만 기업이 DIP 대출을 확보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할 경우, 브랜드 가치 유지와 핵심 자산의 보전을 통해 중장기적인 회복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채권자 협상 진행 상황, 잠재적 자산 매각의 범위와 규모, 그리고 연말까지 도래하는 상환 의무(특히 이번 달 말의 $1억 초과 상환금)의 처리 여부다.
참고로 본 보도는 블룸버그 뉴스의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회사 측의 공식 발표와 금융권의 추가 동향이 나오면 상황이 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