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DP 호조에도 달러 약세 지속

달러 지수(DXY)가 -0.22%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날 발표된 미국의 성장률이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에 대한 전반적 약세 심리가 우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월 27~28일)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을 당초 20%에서 13%로 낮춰 예측 확률을 조정했다.

2025년 12월 23일, Barchart(바차트)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의 기초적 약세는 연준이 2026년 중 약 -50bp의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관측되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로 +25b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 그리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 기인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연준의 완화 기대 축소에도 불구하고 달러를 약화시키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DXY

주목

금융시장 유동성 확대도 달러를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은 12월 중순부터 매달 $400억 규모의 재무부 단기국(T-bill) 매입을 통해 금융시스템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한편, 정치적 요인도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6년 초에 연준 의장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비둘기 성향의 인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블룸버그는 케빈 해셋(Kevin Hassett)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이 시장에서 가장 비둘기적 인사로 평가받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경제지표(주요 수치)

미국의 3분기(연율 환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4.3%로, 시장이 예상한 +3.3%를 상회했고 2분기의 +2.5%보다 크게 개선됐다. 같은 기간 GDP 물가지수는 연율 +3.8%로 예상치(+2.7%)를 크게 웃돌았고 2분기의 +2.1%에서 상승했다.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율 +2.9%로 예상과 부합했으나 2분기의 +2.6%보다 높아졌다.

컨퍼런스보드의 1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수정치 92.9에서 -3.8포인트 하락한 89.1을 기록해 예측치 91.0을 밑돌았다(예비치 88.7 대비 소폭 개선). 12월 필라델피아 연은 비제조업 지수는 11월의 -16.3에서 -0.5포인트 하락한 -16.8로, 예상치(-15.0)에 못 미쳤다.

주목

10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2.2%로, 예상치 -1.5%보다 약화됐다. 운송(Transportation)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2%로 시장 기대치(+0.3%)를 소폭 하회했다. 방위·운송 제외 핵심 자본재 주문(기업의 설비투자 지표 대용)은 +0.5%로 예상(+0.3%)을 소폭 상회했다.

11월 산업생산은 -0.1% (m/m)로 소폭 부진했고 시장 예상(+0.1%)보다 낮았다. 제조업 생산은 -0.4% (m/m)로 예상(+0.1%)을 크게 밑돌았다. 한편 리치먼드 연은의 12월 제조업 지수는 11월 -15에서 +8포인트 상승한 -7을 기록해 예상(-10)보다 양호했다.


유로·엔 등 주요 통화 반응

EUR/USD는 달러 약세에 힘입어 +0.11% 상승했다. 유로는 이번 주 ECB 인사들의 발언으로 지지받고 있다. ECB 통화정책위원 야니스 스투르나라스는 “ECB는 좋은 위치에 있으나 정책을 어느 방향으로든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전망이 더 좋거나 약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인 게디미나스 심쿠스는 “현재 헤드라인과 핵심 인플레이션 모두 단기 및 중기에서 2% 수준에 가깝다”며 금리 수준에 만족감을 표명했다. 피터 카지미르 역시 현 수준에 안심하되 상황 변화 시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시장 스왑시장은 2월 5일 ECB 회의에서의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USD/JPY는 -0.39% 하락했다. 이는 일본의 재무상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장관이 금요일 BOJ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약세를 보인 엔화에 대해 “기초 펀더멘털과 동떨어진 환율 움직임에 대해 개입할 자유(free hand)가 있다”고 발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BOJ는 지난 금요일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5.2bp 상승해 2.073%로 26년 만의 고점을 경신했다. 다만 시장은 1월 23일 BOJ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0%로 보고 있다.

EURUSD

금속시장: 금·은 신고가 행진

2월물 금 선물(GC)은 +16.7달러(+0.37%) 상승했고, 3월물 은 선물(SI)은 +1.555달러(+2.27%) 상승했다. 금과 은은 근월물 선물 차트에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은은 산업 금속 수요 기대와 함께 강한 반응을 보였으며 구리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귀금속 상승 배경으로는 연준의 월 $40억 유동성 공급, 지정학적 리스크(미국의 베네수엘라 관련 유조선 압류 가능성,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섀도우 함대’ 유조선 공격 등), 그리고 잠재적 통화완화(2026년 비둘기적 연준 의장 선임 가능성)가 꼽힌다.

중앙은행의 강한 금 수요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11월 보유 금을 +30,000 온스 증가시켜 74.1백만 트로이온스로 보고했고, 세계금협의회(WGC)는 3분기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220톤의 금을 매수해 2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은 시장은 중국의 재고 부족 우려가 커지며 지지받고 있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 연계 창고의 은 재고는 11월 21일 기준 519,000kg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은 ETF의 롱(매수) 보유는 최근 화요일 기준으로 3.5년 내 최고치로 보고됐다.


전문용어 설명(독자 안내)

DXY(달러 인덱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달러 강·약세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PCE(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로, 핵심 PCE는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물가를 의미한다.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연준의 기준금리 및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COMEX: 뉴욕상품거래소(NYMEX) 산하 금속 선물 거래 시장으로 금·은 선물 가격이 형성되는 주요 무대다.

향후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첫째, 미국의 GDP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점은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 기대를 강화해 위험자산(주식, 산업금속 등)에 우호적이다. 다만 GDP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부각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실물 경기 회복과 통화정책의 균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둘째, 연준의 유동성 공급(월 $40억 T-bill 매입)은 금융시스템의 단기 유동성을 높여 달러 약세와 금 등 안전자산의 매력을 동시에 촉진할 수 있다. 셋째, 중앙은행(특히 중국·신흥국)의 금 매입 가속화와 은 재고 부족 우려는 귀금속 가격에 구조적 상승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경로에서는 연준의 2026년 인하 기대와 BOJ의 지속적인 정책 정상화(및 이미 단행된 금리 인상)가 글로벌 금리 차를 바꾸어 통화쌍(예: USD/JPY)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정치적 변수(트럼프의 연준 의장 선임)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해 안전자산 선호를 촉진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실용적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발표된 경제지표들을 토대로 포지션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강한 GDP는 위험자산에 우호적이나,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는 채권 및 통화 시장에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귀금속의 경우 중앙은행 수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그리고 연준의 유동성 공급은 가격을 지지하므로 포트폴리오 내에서 헤지(hedge)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통화 투자자는 연준·BOJ·ECB의 정책 차별화(정책 기조의 방향성과 시기)를 주시해야 한다.

기자 메모: 본 보도는 2025년 12월 23일 발표된 경제지표와 중앙은행·정책 담당자 발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시장 상황은 시시각각 변동할 수 있다.

저자 공시: 본 기사 원문 작성자는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이며, 원문(발행일 2025-12-23 18:35:26+0000)에는 해당 증권에 대한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