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Coinbase)가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s) 스타트업인 The Clearing Company를 인수한다고 12월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인수는 올 들어 회사가 단행한 열 번째 인수로, 암호화폐(가상자산) 중심의 핵심 사업 영역을 넘어 제품군을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2025년 12월 2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예측시장은 사용자가 선거, 경제지표, 스포츠, 정책결정 등 현실 세계 사건의 결과에 연동된 계약을 사고파는 시장을 말한다. 이러한 계약은 투자자들의 전망을 거래 가능한 가격으로 전환해 집단적 기대를 반영하는 지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지자들은 예측시장의 가격이 여론조사나 단일 예측보다 집단적 기대를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평가들은 이러한 상품이 금융시장과 도박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규제 당국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규제기관들은 상품의 설계·거래 방식·투명성·소비자 보호 문제 등에 대해 점차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예측시장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을 거치며 대중화가 가속화됐고, 그 이후 금융 생태계 전반에서 빠르게 관심과 투자를 끌어모았다. 동시에 거래 플랫폼들은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한 곳에서 다양한 자산군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품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런 변화가 코인베이스의 암호화폐 거래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예측시장은 앱을 열게 만드는 이유를 암호화폐 외로 넓혀주는 고(高)참여·고(高)빈도 상품을 회사에 제공한다.” — 중개사 Benchmark의 한 보고서
“우리는 코인베이스의 새로운 여러 시도가 고객 참여를 장려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본다. 고객 참여는 간헐적으로 제한되어 왔다.” — 중개사 J.P. Morgan의 분석가들
코인베이스는 이달 초 예측시장 플랫폼을 공식 출시하면서 동시에 주식 거래 지원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로빈후드(Robinhood),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 등 전통적 온라인 증권사들과의 직접 경쟁을 예고했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예측시장과 주식 거래를 자사 플랫폼에 통합해 사용자 유지와 거래 빈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회사 측은 The Clearing Company 인수 건이 오는 1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거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인수는 올해 코인베이스가 발표한 다수의 거래 중 하나로, 시장에서 주목받는 몇 가지 대형 딜과 함께 회사의 외연 확장을 보여준다.
올해 코인베이스의 주요 거래로는 5월에 발표한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 인수 합의금 $29억(약 29억 달러) 규모와, 10월에 발표한 투자 플랫폼 에코(Echo) 인수 건 약 $3억 7,500만(약 3억 7,500만 달러) 규모가 있다. 12월 22일 오후 장에서 코인베이스 주가는 전일 대비 2.6% 상승한 것으로 시장에 집계됐다.
예측시장 개념과 작동원리
예측시장은 특정 사건의 결과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 형태로 결제되는 계약이나, 특정 결과 지표(예: 선거 득표율, 실업률 수치 등)에 따라 결제되는 파생상품 형태로 설계될 수 있다. 참가자는 자신의 전망에 따라 계약을 매수·매도하며, 해당 계약의 시장가격은 사건이 발생할 확률 또는 기대값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선거 관련 계약이 0.65달러에 거래된다면 시장은 해당 후보의 승리 확률을 65%로 평가하는 셈이다.
기술적·운영적 구조 측면에서는 플랫폼이 거래 매칭, 청산(clearing), 결제, 리스크 관리 및 규제 준수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The Clearing Company는 이러한 청산·결제 및 리스크 관리 기능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있어, 코인베이스의 기존 인프라와 결합 시 운영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와 법적 리스크
예측시장은 금융상품으로 규정될 경우 증권법, 파생상품법 등 각종 규제의 적용을 받을 수 있으며, 도박 관련 법규의 적용 가능성 또한 논쟁거리다. 규제 당국의 해석과 규제가 강화될 경우 플랫폼 운영 비용 상승, 일부 상품의 중단, 이용자 유입 둔화 등 실질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인수 이후에도 규제당국과의 협의·준수 방안이 핵심 업무가 될 전망이다.
시장·경제적 파급효과 전망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코인베이스가 단기적으로는 사용자의 플랫폼 체류시간 증가와 거래 빈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예측시장은 고빈도 거래와 반복적 참여를 유발하기 쉬워 수수료 기반 수익의 확대, 교차판매(cross-selling) 기회 증가, 신규 사용자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규제 불확실성과 관련 상품의 수익성 여부는 리스크 요인이다.
또한 경쟁 측면에서 코인베이스가 주식·예측시장·암호화폐를 동시에 제공하면 소비자 관점의 토탈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된다. 이는 기존 전통 브로커들의 시장 점유율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젊은 층·디지털 네이티브 계층을 중심으로 고객 유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사업다각화가 단기간에 회사의 순이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지는 불확실하며, 운영비용과 규제 대응 비용을 감안한 순효과 분석이 필요하다.
결론
코인베이스의 The Clearing Company 인수는 제품 다각화·고객 참여 확대·전통 증권사와의 경쟁 심화라는 세 가지 함의를 갖고 있다. 거래 종결 시점인 2026년 1월 무렵까지 인수 통합 과정과 규제당국의 반응, 플랫폼 상의 초기 사용자 반응이 향후 회사의 실적과 주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코인베이스가 암호화폐 중심에서 종합 디지털 자산 및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