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DXY)가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주 금요일 기록한 1주일 최고치에서 후퇴했다. 12월 23일(현지시간) 달러 지수는 -0.32% 하락했다. 달러의 기초 약세 요인은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 전망 차이에 따른 것이며,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26년 약 -50bp(베이시스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 추가 +25bp 금리인상을,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2025년 12월 2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또한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공급 확대 조치로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연준은 지난 12월 중순부터 한 달에 $40억(미국 달러) 규모의 단기 재무부채(T-bills) 매입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임명 의사 표명이 달러에 부담을 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새 연준 의장 선임을 2026년 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며, 블룸버그 통신은 국가경제위원회(NEC) 디렉터인 케빈 하셋(Kevin Hassett)을 차기 연준 의장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하셋 후보를 상대적으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인사로 평가한다.
연준 내부 발언도 달러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준 이사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은 12월 23일에 “만약 우리가 정책을 내리지 않는다면, 경기침체의 위험을 안게 될 것이라고 본다(If we don’t adjust policy down, then I think we do run risks)”라고 언급했으나, 동시에 그는 경기침체를 예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 금리 선물과 스왑 시장은 2026년 1월 27~28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25bp 인하할 확률을 약 20%로 반영하고 있다.
유로/달러(EUR/USD)는 달러 약세의 영향을 받아 +0.41% 상승했다. 유로화는 같은 날 ECB 인사들의 발언에 지지를 받았다. ECB 통화정책위원인 게디미나스 시무쿠스(Gediminas Simkus)는 “우리는 현재·단기·중기적으로 헤드라인과 근원 물가 모두가 2% 수준 근처에 있다“며 현 금리 수준에 만족감을 표명했다. 그는 또한 “이자율은 많은 이들에게 중립 수준으로 여겨진다“고 진단하면서 경제성장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둔화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ECB 위원인 페터 카지미르(Peter Kazimir)는 ECB가 현 금리 수준에 안도하지만 상황이 변하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물가 달성과 안정적 경제확장이 이어지는 현 단기가 “상당히 취약(rather fragile)”하며 관세 리스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위험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스왑 가격은 2026년 2월 5일 예정된 다음 ECB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0%로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은 같은 날 -0.47% 하락했다. 엔화는 일본 재무상 가타야마 사츠키(片山さつき, Satsuki Katayama)의 발언 이후 강세를 보였는데, 그녀는 기본적 펀더멘털과 괴리된 환율 움직임에 대해 일본 정부가 “자유롭게(자유권을 가지고)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BOJ의 전일 금리 인상(+25bp)에 따른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됐다.
엔화의 추가적 지지 요인으로는 10년물 일본국채(JGB) 수익률의 상승이 있다. 12월 23일 10년물 JGB 수익률은 +4.9bp 상승해 2.021%를 기록하며 26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시장은 2026년 1월 23일 BOJ 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금 및 은 선물이 이날 강세를 기록했다. 2월물 COMEX 금(GCG26)은 +82.10달러(+1.87%) 상승 마감했고, 3월물 COMEX 은(SIH26)은 +1.076달러(+1.59%) 상승 마감했다. 2월 금과 3월 은은 각각 새 계약(컨트랙트)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단기 선물 차트(nearby futures)에서는 금과 은 모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귀금속의 강세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겹쳐 있다. 첫째, 연준의 월간 $40억 달러 규모 유동성 공급 결정은 달러 약세와 실물자산 선호를 자극한다. 둘째,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관련 기름 탱커 2척을 추가로 나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지난주 말 지중해에서 러시아의 그림자(섀도우) 선단에 속한 유조선을 타격했다고 알려졌다. 이런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전통적으로 금과 은에 대한 안전자산(safe-haven) 수요를 증가시킨다.
또한 2026년 연준의 통화완화(비둘기적 정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금·은 가격을 지지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둘기 성향의 연준 의장 임명을 시사한 점은 향후 미 통화정책이 완화적 스탠스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워 금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 수요 증가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11월 보유 금을 +30,000온스 늘려 74.1백만 트로이온스(troy ounces)로 집계됐으며, 이는 PBOC가 13개월 연속 금 보유를 늘린 사례다.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는 3분기 동안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이 220메트릭톤(MT)으로 집계돼 전 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은(Silver)은 중국 내 재고 부족 우려가 추가 지지 요인이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연계 창고의 은(은괴) 재고는 11월 21일 기준으로 519,000kg으로 집계돼 지난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펀드 수요 측면에서도 은 ETF의 롱포지션 보유 규모는 최근 화요일 기준으로 3.5년 만의 최고치로 상승해 수요가 견고함을 시사한다.
게시일 기준으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 기자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이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용어 설명
DXY(달러 인덱스)는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대표 통화 묶음(유로, 엔, 파운드 등)에 대해 평가한 지수다.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 변동을 표시하는 단위로 1bp = 0.01%이다. COMEX는 금속 선물이 거래되는 미국의 상품거래소를 의미하며, JGB는 일본국채(Japan Government Bond)를 뜻한다. 스왑 시장은 미래의 금리 변동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 금융상품 시장으로, 정책회의에서의 금리 변경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다.
시장 영향 및 전망(분석)
이번 달러 약세와 귀금속 강세는 향후 몇 가지 경로를 통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연준의 유동성 공급 확대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달러 약세를 지속시켜 수출업체와 원자재 수출국에 상대적 이득을 줄 수 있다. 달러 약세는 국제 원자재(금·은 포함)의 달러 표시 가격 상승을 촉진해 실물 자산 가격 상승 압력을 더할 수 있다.
둘째, BOJ의 금리인상과 일본 채권 수익률 상승은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해 일부 아시아 통화들의 상대적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일본의 금융정책 정상화가 실제로 진행될 경우, 신흥시장 통화 및 자본흐름에 단기적 충격을 줄 소지가 있다.
셋째, 금 및 은의 신고가 경신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을 선호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 지속 및 ETF 수요 증가는 향후 금 시세의 하방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고 글로벌 달러화가 반등할 경우 귀금속의 조정 위험도 상존한다.
네째, 단기적으로 스왑 시장과 채권시장에 반영된 확률(예: FOMC 1월 금리인하 20% 등)은 변동성이 큰 이벤트로 간주돼 경제 지표(물가, 고용 등)와 정치적 이벤트(연준 의장 임명 과정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미국의 경제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의장 발표 시점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로는 달러의 방향성이 주요 변수(연준의 유동성 정책, 정치적 인사선정,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및 정책담당자들은 금리 차, 중앙은행의 매입·매도 움직임, 지정학적 사건의 전개, 그리고 주요 회의(예: FOMC, BOJ, ECB) 결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