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9월 말 기준) 전 세계 외화보유고 구성에서 미국 달러의 비중이 소폭 하락해 56.92%를 기록한 반면, 유로 표시 자산의 비중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데이터는 2분기 중 있었던 큰 폭의 변동 이후 3분기에 안정화 기조가 확인됐다
2025년 12월 2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IMF가 금요일에 공개한 ‘Currency Composition of Official Foreign Exchange Reserves(공식 외환보유고의 통화 구성, 약칭 COFER)’ 데이터는 3개월간(7~9월) 집계된 결과를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특히 2분기 동안 미 재무·금융시장에 영향을 준 외부 이벤트—예컨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발표 등—로 촉발된 변동성이 3분기에는 다소 잦아들었음을 시사한다.
자료의 구체적 수치로 보면, 달러 비중은 2분기 말의 57.08%에서 3분기 56.92%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유로 비중은 분기간 20.24%에서 20.33%로 상승했으며, 일본 엔화의 비중도 2분기의 5.65%에서 3분기에는 5.82%로 증가했다.
“For both dollar and euro reserves, our FX valuation adjustment suggests that reserve managers leaned into currency market fluctuations,”라는 골드만삭스의 분석은 IMF 데이터의 밸류에이션 조정이 준비자산 관리자들이 환율 변동을 적극 반영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같은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Q3 saw a stabilisation in reported reserves with only minimal shifts in the share of USD and EUR reserves following large swings in reported reserves in Q2.”라고 덧붙였다.
이번 통계는 달러의 ‘준비통화’ 지위에 대한 논쟁을 다시 촉발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탈달러화(de-dollarisation)의 초기 신호를 지적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러한 전환은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데이터 자체는 단기간의 교란 이후 안정화 양상을 보이나, 장기적 변화 여부를 확정하기에는 제한적이다.
방법론의 변화도 이번 발표의 중요한 포인트다. IMF는 이번 자료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미배분(unallocated)’ 항목을 제거하고 그 부분을 추정(impute)해 각 통화별 비중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집계 방법을 바꿨다. 과거에는 일부 보고서의 미제출이나 불완전한 제출로 인해 미배분 항목을 따로 표기했으나, IMF는 이 미배분분을 추정해 2000년까지 역산하여 소급 적용했다. 이로 인해 통계에는 소규모의 조정이 이루어졌다.
용어 설명:
외화보유고(official foreign exchange reserves)는 중앙은행 및 당국이 보유한 외화자산으로, 대외 지급능력 확보, 환율안정, 국제수지 조정 등을 목적으로 보유한다. 준비통화(reserve currency)는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의 주요 구성 통화로 선택하는 통화를 뜻하며, 전통적으로는 미국 달러가 그 역할을 해왔다. IMF의 COFER는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통화별 구성 비중을 집계·공개하는 통계로, 글로벌 통화 체계의 구조적 변화를 파악하는 핵심 자료다. 여기서 말하는 ‘미배분(unallocated)’은 제출되지 않았거나 불완전한 보고로 인해 통화별로 나누지 못한 잔여분을 의미하며, IMF는 이번에 이를 통계적으로 추정해 각 통화별 비중에 분배했다.
시장·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첫째, 단기적으로는 이번 데이터가 달러화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완화할 수 있다. 3분기 소폭 하락과 유로·엔의 미세 상승은 거시적 포지셔닝 재조정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다소 낮추는 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준비자산 관리자들이 밸류에이션 조정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운영한 점은 중앙은행들이 시장 변동성에 기민히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단기 유동성 및 안전자산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셋째, 장기적 관점에서는 달러의 우위가 단기간에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 글로벌 무역·금융 결제, 채권 발행, 외환보유의 관행 등은 구조적 관성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다른 통화가 달러를 대체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인프라 변화가 필요하다. 넷째, 만약 탈달러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는 국제금융환경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전파력 약화, 달러표시 자산의 프리미엄 압박 완화 등 중장기적 파급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관측되는 변화폭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즉각적인 금리·자산가격의 구조적 변화로 연결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신흥국(EM)과 성장국 입장에서는 외화보유고 구성의 미세한 변화도 환율 관리, 외부충격 대응 능력,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준다. 중앙은행들은 보유 통화의 다변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전략을 재검토할 수 있으며, 이는 채권·외환·금리 시장에서의 수급에 점차 반영될 수 있다.
결론: IMF의 COFER 데이터는 2025년 3분기에 글로벌 준비통화 구성에서 부분적 안정화가 관찰되었음을 보여준다. 달러 비중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과반을 유지하고 있고, 유로와 엔이 미세한 상승을 기록했다. IMF의 방법론 변경은 통계의 해석에 일부 영향을 주었으나, 전반적 흐름은 2분기의 급격한 변동 이후 안정화 국면으로의 이행을 시사한다. 이러한 흐름이 중장기적인 통화체계 변화로 확산될지 여부는 추가 데이터와 정책·시장 반응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