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주택금융청(FHFA) 수장 윌리엄 풀트(William Pulte)가 보수 매체의 보도 내용을 근거로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에 대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기 가능성 조사를 촉구했고, 이 사안이 지난달부터 수사로 이어졌다는 내용이 로이터 통신 취재로 확인됐다.
2025년 12월 2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풀트는 보수 온라인 매체 The Gateway Pundit이 11월 12일 보도한 기사 링크를 FHFA의 감사관(Inspector General)에게 전송하며 형사 수사 가능한 사안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제가 된 보도는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민주당 하원의원인 에릭 스월웰(Eric Swalwell)이 워싱턴 D.C.의 주택을 모기지 서류상 “주거주지(principal residence)”로 잘못 기재했다는 내용이었다. 스월웰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자이며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 중으로, 해당 공직은 캘리포니아에 거주해야 한다. 스월웰은 자신이 캘리포니아의 영구 거주자(permanent resident)라고 주장해 왔으나, 대출 서류에는 워싱턴의 주택을 주거주지로 표기한 기록이 있다.
로이터가 열람한 이메일에 따르면, 풀트는 해당 기사 링크를 전송하며 감사관에게 “
적절한 모든 조치, 포함되어야 할 경우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와의 협력도 포함하여 모기지 문서나 기사 하단의 항목들에 기재된 진술과 관련된 잠재적 모기지·세금 또는 기타 사기 행위에 대해
”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익명을 조건으로 말한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풀트가 이 문제를 법무부에 직접 의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FHFA와 풀트는 이 사안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풀트는 과거 모기지 사기는 미국 주택시장 기반을 훼손한다며 이러한 조치의 정당성을 옹호한 바 있다.
The Gateway Pundit에 글을 기고한 해당 작성자는 자신이 쓴 기사와 관련해 “스월웰의 거주 문제에 대한 더 많은 보도가 나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happy to see more coverage of Swalwell’s residency problems”)”고 밝혔다. 법무부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은행은 일반적으로 휴가용 주택이나 투자용 부동산보다 주거주지로 신고된 주택에 대해 낮은 금리의 대출을 제공하므로, 주거지 표기의 차이는 대출 이자와 월 상환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참조: 이번 의뢰는 풀트가 공직자들을 겨냥해 제기해온 의혹들과 맥을 같이한다. 이번 의혹 제기는 풀트가 뉴욕주 법무장관 레티티아 제임스(Letitia James),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아담 쉬프(Adam Schiff),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리사 쿡(Lisa Cook) 등 여러 민주당 인사와 공직자들에 대해 제기했던 주장들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러한 인물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진영의 강한 비판 대상이었다.
윤리 전문가들은 풀트가 모기지 관련 진술을 이유로 특정 개인을 표적으로 삼으려는 전술을 비판했다. 전(前)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윤리 담당 변호사였던 리처드 페인터(Richard Painter)는 “
이는 법무부의 정치화라는 광범위한 패턴의 일부였다. 정치적 적을 겨냥해 이런 식으로 공격하는 것은 매우 비윤리적이다(“This has been part of the broader pattern of the politicization of the Department of Justice. It’s highly unethical to try to go after political enemies like this”)
“라며 “공직 남용이자 공적 신뢰의 남용“이라고 규정했다.
의회 감시기구는 이달 풀트가 전통적인 FHFA의 조사 절차를 우회했는지, 권한을 남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FHFA의 감사관실(Office of Inspector General, OIG)은 모기지 사기를 조사하고 필요시 형사 기소를 위해 사건을 검찰에 이첩한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전 보도에서 풀트가 이러한 이첩 과정을 우회해 직접 조치를 취해온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
풀트와 FHFA 감사관실 간의 통신은 민주당 인사들이 보드로 있는 법률단체인 Democracy Forward가 확보했으며, 로이터가 이 문건들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스월웰은 11월 말 풀트와 FHF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자신의 모기지 기록을 조회한 것은 사생활 침해에 해당하고, 자신이 제1차 수정헌법(언론·표현의 자유)을 행사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소송에서 스월웰은 자신이 캘리포니아의 영구 거주자이며, “모기지 계약에 첨부된 선서 진술서(sworn affidavit)에서 워싱턴 D.C. 주택을 주거주지로 사용할 의도는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적시했다.
스월웰은 로이터에 “트럼프와 그 측근들의 나에 대한 주장은 터무니없다(‘Trump and his team’s allegations against me are nonsense’)“고 말하며 “풀트의 새로 밝혀진 행위는 내가 이 사건을 제기한 이유를 더욱 분명히 한다. 나는 이를 끝까지 진행할 것이다(‘I intend to see it through’)
고 밝혔다.
한편, 풀트의 이첩으로 촉발된 사건 가운데 하나였던 레티티아 제임스에 대한 사기 혐의는 연방법원에서 기각됐고, 이후 두 차례의 대배심도 그녀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임스와 풀트의 모기지 관련 캠페인 대상이 된 다른 인물들은 부정행위를 부인했다.
용어 설명
FHFA(연방주택금융청)는 미국의 주택금융 시스템을 감독하는 연방 기관으로, 연방주택저당증권(Fannie Mae, Freddie Mac)과 연관된 정책·감독 업무를 수행한다. 감사관(Office of Inspector General, OIG)은 기관 내부의 부정·비리·비효율을 조사하는 독립적 내부 감시기구다. 의뢰(referral)는 OIG 또는 기관장이 특정 사안에 대해 형사조사 또는 추가 검토를 위해 법무부 등 외부 기관에 사례를 전달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주거주지(principal residence)로의 표기는 대출 심사 시 금리와 담보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주거주지로 분류된 주택에 대해 은행은 낮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차주(대출자)의 월 상환액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 분석 및 시장 영향 전망
이번 사안은 정치적 논란뿐만 아니라 규제 절차의 정당성 및 행정권의 남용 여부에 관한 제도적 쟁점을 부각시킨다. 규제 기관의 수장(agency head)이 언론 보도를 근거로 직접 감사관실을 우회해 법무부에 의뢰하는 행위는 기관 내부의 표준 조사 절차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공공 신뢰 저하로 이어져 규제·감독 방식의 재검토 요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과 주택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모기지 금리나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유발할 만한 사건은 아니며, 해당 조사가 개별 공직자와 관련된 법적 분쟁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정책적 불확실성과 규제 불신이 확산될 경우 금융기관의 규정 준수(compliance) 강화, 내부 감사 활동 확대, 문서관리 및 개인정보 보호 강화 등 운영비용 상승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정치적 파급력 측면에서는 이 사안이 2025~2026년도의 선거·정치 캠페인 환경에서 증폭될 소지가 크다. 권한 남용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의회 차원의 조사와 법적 다툼이 길어질 경우 당사자들의 정치적 이미지와 선거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사한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기관 내부의 조사 절차 투명성 제고, 감사관실의 독립성 강화, 그리고 고위 공직자의 외부 추천·의뢰 시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기적 정치 공방이 장기적 행정 신뢰 훼손으로 연결될 위험이 존재한다.
상기 보도는 로이터 통신의 2025년 12월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해당 기사에 포함된 이메일과 인용문을 기반으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