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가 다시 매수 주도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밸류에이션 과도 우려로 인한 매도 압력이 다소 완화되자 투자자들이 선별적으로 기술주로 재유입하고 있고, 이는 투자 심리 안정과 연말 주식시장의 강세 기대를 높이고 있다.
2025년 12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근의 조정 이후 위험자산으로의 신중한 복귀를 시도하며 기술주를 중심으로 포지션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연말로 갈수록 주식 시장의 마무리가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
1. 아시아 주식시장
아시아 주식은 휴일이 낀 한 주 초에 강하게 올랐다. MSCI AC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1% 상승했으며, 이 상승세는 대형 반도체 업체인 타이완 반도체 제조사(TSMC,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와 삼성전자의 강한 흐름이 크게 기여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대만과 한국 시장이 지역 내 상승을 주도했고, 일본과 홍콩 주식도 전반적인 위험선호 회복에 따라 올랐다. 일본의 TOPIX 지수는 0.6%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과 홍콩에서는 반도체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거래 활동이 회복되고 있으며, 이는 지역 주식시장 전반에 추가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참고: MSCI AC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형·중형주를 포함하는 벤치마크로, 지역별 자금 흐름과 투자 심리를 파악하는 데 쓰인다. TOPIX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종목 전체를 포괄하는 지수이다.
2. 일본 국채 추가 약세
주식이 오른 반면 일본 채권 시장은 강한 매도 압력에 노출됐다. 일본은행(BOJ)이 지난 금요일 정책 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상해 0.75%로 끌어올린 이후 국채 금리는 추가로 상승했다. 이 수준은 1995년 이후 최고치다.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에 6.9bp 상승해 2%를 상회했고, 화요일에는 추가로 약 6.4bp 올라 약 2.08%에 달하면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매도는 엔화 약세의 재연으로 더욱 악화됐다. 엔화는 금요일 기준으로 달러 대비 1.4% 하락했다. 일본의 통화 담당 고위 관료인 미무라 아츠시(Atsushi Mimura)는 화요일에 정책 결정 이후의 일방적이고 급격한 통화 움직임에 대해 “
깊은 우려
”를 표명했다. 약한 엔화는 일본은행이 추가로 긴축(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추측을 자극하며 일본 국채금리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해설: 채권 수익률(금리)이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통화가치 변동은 국채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일본과 같이 중앙은행의 정책 전환이 예외적이었던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3. 금·은 사상 최고치 경신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속이 강세를 주도했다. XAU/USD(금 달러 환산 가격)와 은 선물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추가적인 미 연준 금리 인하 기대의 영향으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9시 50분(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기준으로 금 선물은 당일 1.3% 상승했고, 거래가격은 4.446.30에 거래됐다. 은 선물은 2.2% 오르며 68.97에 거래됐다.
구리 선물도 사상 최고치로 올라 산업용 금속에 대한 수요 강세와 공급 제약을 반영했다. 원유(WTI) 선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봉쇄를 강화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돼 0.9% 상승했다.
전문가적 분석: 금과 은의 상승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커졌음을 시사하는 한편, 실물 금속에 대한 수요 강세가 산업 전반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 구리의 기록적 고점은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전환 수요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지만, 공급 병목이 이어지면 관련 산업의 원가 부담이 늘어 기업 실적과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
4. 대기 중인 미국 경제 지표
향후 경제 일정은 비교적 한산하지만 몇몇 미국 지표가 시장의 관심을 끌 것이다. 이날 늦게는 지연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이 지표는 과거 데이터(정부 셧다운 이전)를 반영하는 후행성 자료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보다 주목되는 자료는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다. 11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해방기념일(Liberation Day) 주변의 혼란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12월 수치가 향후 소비 심리와 경기 모멘텀에 대한 추가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용어 설명: GDP는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이며 소비자신뢰지수는 가계의 향후 소비 의향과 경기인식 등을 나타내어 단기 경제활동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데 사용된다.
5. 산타랠리 가능성 대 변동성 재현 시나리오
단기간 눈에 띄는 추가 촉매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전략가들은 전통적인 연말 ‘산타클로스 랠리’가 나타날지 아니면 과거의 변동성이 재현될지를 놓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독일계 은행 도이치뱅크의 전략가 짐 리드(Jim Reid)는 연말 전 기간이 대체로 안정적일 수 있으나 역사적으로 예외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2018년의 경우 강경한 연준(Fed) 메시지, 글로벌 지표의 약화, 미·중 무역 갈등 및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결합되어 크리스마스 직전 4거래일 동안 S&P 500이 7.7% 급락하는 등 급격한 매도세가 발생했다. 이번 연말이 2018년과 같은 구조적 충격을 겪을지는 불확실하다.
“사건의 전개에 따라 연말의 평온함이 깨질 수 있다”
시장 영향 분석(향후 시사점)
첫째, 기술주 중심의 자금 재유입은 단기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반도체 및 AI 관련 종목의 수익성 개선·수급 회복이 확인되면 추가 유입이 나타날 수 있다.
둘째, 일본의 금리 급등과 엔화 약세는 아시아 채권·통화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우려가 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는 글로벌 채권금리 곡선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이는 기술·고성장주에 대한 할인율(할인된 현금흐름)의 상승으로 이어져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셋째, 금·은·구리 등 금속의 강세는 안전자산 및 산업용 수요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금과 은의 상승은 경기 불확실성과 실질금리 하락에 대한 방어적 매수로 해석될 수 있고, 구리 급등은 실물 수요의 강세와 공급 제약을 반영한다. 이들 흐름은 원자재 중심의 관련주와 인플레이션 민감 업종에 긍정적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비용 압박을 통해 기업 마진과 소비자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단기 이벤트 리스크(예: 지정학적 긴장, 정책 발표, 주요 경제지표) 발생 시 변동성은 급증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과도하게 확장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손절·헤지·분산)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
요약하면 2025년 12월 22일 장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매수세가 아시아 증시를 이끌었고, 일본 국채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 금속의 기록적 랠리가 시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향후 시장은 연말의 전통적 랠리 가능성과 동시에 2018년과 같은 급격한 변동성이 재현될 위험을 모두 내포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지표와 정책 변화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