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혼란·제재 영향에 국제 유가 상승

1월 인도분 WTI 원유(CL F26)는 월요일 종가 기준 +0.51달러(+0.91%) 상승 마감했고, 1월 인도분 RBOB 휘발유(RB F26)는 +0.0340달러(+1.99%) 상승 마감했다.

2025년 12월 2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유조선 운항 차질과 지정학적 위험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우크라이나-러시아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승 압력을 가했고, 추가적으로 달러 약세와 주식시장 강세가 유가를 지지했다. 또한 지난주 Baker Hughes의 발표로 미국의 가동 중인 유정 수가 4.25년 만의 저점으로 하락했다는 소식이 이어지며 미국 원유 생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네수엘라 관련 상황은 유가에 직접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명의의 조치로 지난주 베네수엘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완전한 봉쇄” 명령이 내려졌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토요일 카리브해에서 제재 대상은 아닌 Centuries호에 승선 조치를 했고, 미국군은 베네수엘라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진 Bella 1호를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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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크라이나는 지중해에서 러시아의 그림자(shadow) 유조선을 드론으로 공격한 것으로 알려져, 이는 해상 운송 경로의 위험을 부각시켰다. Vortexa가 12월 19일로 끝나는 주(week ended December 19)에 집계한 자료에서는, 적어도 7일 이상 정박 상태였던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7% 감소한 1억 71만5천 배럴(107.15 million bbl)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은 최근 3개월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왔고, 이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을 제한해 전 세계 공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11월 말 이후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탱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 왔으며,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석유 기업·인프라·유조선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단행하면서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공급·수요·정책 측면의 주요 변수

공급 측면에서는 OPEC+의 결정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OPEC+는 2025년 11월 30일 발표에서 2026년 1분기 생산 증대 계획을 일시 중단하기로 하였으며, 이는 시장에 추가적인 공급 압력을 억제하는 신호로 해석됐다. 앞서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12월에 일일 137,000배럴(bpd) 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생산 확대를 보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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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중순 전망에서 2026년에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400만 배럴(4.0 million bpd)의 초과공급(사상 최대)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OPEC은 2024년 초에 단행한 2.2 million bpd의 감산을 복구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복구해야 할 생산량으로 1.2 million bpd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OPEC의 11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10,000 bpd 감소한 29.09 million bpd를 기록했다.

한편, OPEC는 지난달 글로벌 3분기 오일시장을 기존의 적자 전망에서 잉여(서플러스)로 수정, 3분기 잉여를 일일 500,000 배럴로 예측하면서 전월 전망치인 -400,000 bpd 적자에서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앞선 달의 13.53 million bpd에서 13.59 million bpd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EIA 재고 및 생산 관련 지표

최근 EIA의 보고서(12월 12일 기준,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1)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의 계절적 수준보다 -4.0%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0.4% 낮으며, (3) 증류유(디젤 등) 재고는 -5.7%로 5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주간에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0.1% 하락한 13.843 million bpd로 집계돼, 11월 7일 주의 기록치인 13.862 million bpd보다 소폭 낮았다.

Baker Hughes의 주간 집계에서는 12월 19일로 끝나는 주에 미국 가동 유정 수가 406기로 집계돼 4.25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2월의 5.5년 최고치인 627기에서 최근 2.5년간 급감한 수치다.


용어 설명

WTI(웨스트 텍사스 인터미디엇)는 미국 텍사스 서부 지역에서 유통되는 원유의 기준물로, 국제 원유 가격의 대표적 벤치마크다. RBOB는 휘발유 블렌드의 단기 선물 가격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로 북미 시장에서 사용된다. Baker Hughes는 에너지 산업에서 채굴·시추 장비 및 가동 유정 집계를 제공하는 기관이며, Vortexa는 유조선 기반의 실시간 원유 저장·운송 데이터를 제공하는 민간 데이터 회사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국가들을 포함한 공급조정 협의체를 뜻하고,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으로 미국 내 에너지 재고와 생산 통계를 발표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유조선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미국 가동 유정 감소 소식이 유가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유조선의 봉쇄·추적 및 해상 공격은 수송차질로 이어져 즉각적인 공급 긴축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이는 현물 프리미엄 확대와 선물시장의 백워데이션(현물 우위) 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 반면 중기적(2026년 전반기)으로는 IEA가 예상한 바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 리스크가 상존한다. OPEC+의 생산 재개 계획과 미국 셰일 오일의 회복력은 공급 측면의 하방 압력을 제공할 수 있다.

정책적 변수도 중요하다. 추가적인 제재 확대나 군사적 충돌 심화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반대로 OPEC+가 예고한 대로 생산 증대 계획을 재개하고 미국 생산이 상향 조정된다면 가격은 하락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와 실물 수요자 모두 재고 지표와 선물의 구조(콘탱고/백워데이션), 유조선의 항로 안전성, 그리고 지정학적 사안(베네수엘라·러시아 연관 제재, 우크라이나 전선 전개 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2025년 12월 하순의 데이터는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으나 2026년을 바라보는 가운데 공급 과잉 우려와 정책 결정이 혼재해 있어 향후 방향성은 불확실성이 높다. 시장 참여자들은 재고 통계, OPEC+ 회동 결과, 유조선 운항 상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과 관련한 추가적 공격·제재 동향을 주요 변수로 주시해야 한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사실은 Barchart의 데이터와 EIA, IEA, Baker Hughes, Vortexa, OPEC+의 공개 자료에 근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