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래티지 등 비트코인 보유 기업, 주요 주가지수서 광범위 제외될 가능성 확대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자사 재무제표에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기업들이 MSCI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광범위하게 제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 같은 지수 제외가 해당 기업들의 주식 수요를 최대 90억 달러까지 줄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섹터 전반의 매력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25년 12월 2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MSCI는 10월 고객 문의를 계기로 자산 가운데 디지털 자산 보유 비중이 총자산의 50% 이상인 기업을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MSCI는 이러한 기업들이 펀드와 유사한 성격을 띠며, 자사 벤치마크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 기업들은 자신들이 혁신적 제품을 개발하는 운영기업이라며 MSCI의 제안이 암호화폐에 대한 불공정한 차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스트래티지의 주가는 2020년 비트코인 매입을 시작한 이후 3,000% 급등했으나 이후 급락해 올해 들어서는 암호화폐의 부진 속에 약 43% 하락했다. 수십여 개 기업이 자체 대차대조표에 암호화폐 토큰을 매입·보유하는 전략을 취했으며, 이는 토큰 가격 상승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의도였다. 다만 암호화폐 가격의 변동성 확대와 채산성 문제로 이러한 전략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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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는 공개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며 결정 시한을 1월 15일로 정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MSCI가 디지털자산재무(DAT; digital asset treasury) 기업들을 제외할 경우 다른 주요 지수 제공자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제프리스(Jefferies) 지수전략 책임자 카아샤 세이니(Kaasha Saini)는 로이터에 “논의는 이미 MSCI를 넘어 확산되고 있다… DAT의 주가지수 적격성에 관한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경 및 영향 분석

패시브 자산운용사는 대형주 자유유통물량(free float)의 최대 30%까지 보유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지수에서 제외될 경우 대규모 자금 유출이 촉발될 수 있다. DAT 업계는 자사 토큰 매입을 위해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주가지수 제외는 곧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유동성 압박으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

스트래티지 측 대변인은 토큰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해 부채를 늘리는 등 재무전략을 취해왔으나 이번 보도에 대한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세일러는 이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MSCI 제외 우려를 일축하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세일러와 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 팡 리(Phong Le)는 이후 MSCI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DAT 제외 시 약 28억 달러 규모의 자사 주식이 청산될 것이라고 추정하며 업계에 ‘냉각 효과(chill)’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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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기관추정치는 엇갈리지만 상당한 규모의 영향 가능성을 시사한다. TD 코웬(TD Cowen)은 11월 추정에서 스트래티지의 시가총액 중 약 25억 달러가 MSCI에 기인한다고 분석했고, 다른 지수들에서 오는 영향은 약 55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JP모건은 MSCI에서 제외되면 스트래티지가 직면할 유출 규모를 28억 달러로, MSCI 외에도 나스닥100, CRSP US 토탈 마켓 인덱스, LSEG 소유 러셀 지수 등에서 제외될 경우에는 최대 88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트래티지의 시가총액은 목요일 기준 약 450억 달러 수준이었다. CRSP는 논평을 거부했고, LSEG 측 대변인은 고객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방법론 관련 협의가 거버넌스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나스닥은 논평을 거부했으나 이번 달 연례 재편성 과정에서 스트래티지를 나스닥100 지수에 유지했다.


재무담당 기업류(Treasury company) 광풍과 시장 규모

법률회사 DLA 파이퍼에 따르면 9월 기준 최소 200개의 DAT가 존재하며 이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1,5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일부 기업은 보유 토큰의 순자산가치(Net Asset Value) 아래로 거래되기도 했다. MSCI의 예비 목록에는 스트래티지 외에 38개의 기업이 명시되어 있으며, 이들 발행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9월 30일 기준 약 467억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는 프랑스의 비트코인 매입기업 캐피탈 B(Capital B)도 포함된다.

캐피탈 B의 비트코인 전략 담당 이사 알렉상드르 레이제(Alexandre Laizet)는 수동형 펀드가 보유한 자사 주식의 비중이 “현재로서는 그리 크지 않다”면서도, 향후 수용 여부 측면에서 패시브 자금 유입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비트코인 매입기업 스트라이브(Strive) CEO 맷 콜(Matt Cole)은 이 제안들이 “대체로 시장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모든 비트코인 재무회사들의 자본 조달 비용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DAT와 패시브 인덱스의 의미

DAT(Digital Asset Treasury)는 기업의 재무계정에 디지털 자산, 주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대규모로 보유하는 기업을 지칭하는 업계 약어다. 이러한 기업들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 시 재무상 혜택을 기대해 토큰을 보유하지만, 가격 하락 시 재무구조가 크게 흔들릴 위험이 있다. 패시브 인덱스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수동적 투자 전략으로, 해당 지수에서 특정 종목이 제외되면 그 종목에 편입돼 있던 수조 달러 규모의 자금이 순차적으로 이탈하거나 재분배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지수 편입 여부가 기업의 주가와 자금 조달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이다.


시장 영향의 구조적 분석 및 전망

첫째, 지수 제외 시 발생할 수 있는 즉각적 영향은 대규모의 패시브 자금 유출이다. 제프리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 대형주에서 패시브 운용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당장 수동형 펀드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실행되면 주가의 하방 압력이 커진다. 둘째, 많은 DAT가 토큰 매입을 위해 주식을 매도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를 택해왔으므로 지수 제외는 자본 조달 비용 상승부채 의존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재무건전성 약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업계의 중장기적 효과로는 투자자 층의 변화가 예상된다. 지수 편입으로 유입되던 수동적 자금이 줄어들면 기관·장기 투자자들이 탈퇴하거나 축소될 수 있고, 이는 주가의 변동성 확대와 거래량 감소로 이어진다. 넷째, 규제 및 시장 인식 측면에서 암호화폐를 운영 자산으로 보느냐 금융투자 상품으로 보느냐의 관점 차이는 지수 회사의 방법론뿐 아니라 향후 규제 당국의 감독 방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 전반 및 투자자들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암호 자산 중심 기업의 자금조달 경로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DAT 기업들은 지분 희석을 통한 자금확보보다 부채·전략적 파트너십·토큰화된 대체자산 등 대체적인 조달 수단을 모색하게 될 것이며, 이는 해당 섹터의 기업구조 및 리스크 프로필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요약 및 시사점

MSCI의 제안과 이에 대한 논의 확산은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재무재표에 대규모로 보유한 기업들의 시장 접근성과 자본조달 비용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수 제외 가능성에 따른 주가 하방 압력과 유동성 감소가 우려되며, 중장기적으로는 DAT 업계의 자금조달 방식 재편과 섹터 리스크 프리미엄의 상승을 통해 투자자 구성의 근본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와 규제 당국은 MSCI의 최종 결정(1월 15일 전후)과 각 지수 사업자의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