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戰時) 속 배달의 성공 신화 — 노바포스트가 우크라이나에서 성장한 비결

체르니히우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직원들이 대피소로 향한 뒤 다시 업무에 복귀하는 일상이 노바포스트(Nova Post)의 한 지점을 규정짓는다. 체르니히우의 한 노바포스트 지점에서 매니저인 이호르 슈트코프스키(Ihor Shutkovskyi)는 출근한 직원들과 고객들을 콘크리트 대피소로 안내했다. 몇 분 뒤 ‘안전’ 신호가 내려지자, 직원들은 다시 카운터 뒤로 돌아와 소포 분류 작업을 이어갔다.

2025년 12월 22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일상은 러시아의 침공이 거의 4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민간 기업 중 하나인 노바포스트가 전시(戰時) 환경에서 적응하며 운영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 회사는 정전, 미사일 공격, 교통망 단절 속에서도 운영 방식을 바꿔가며 하루 평균 150만 건 이상의 소포를 배달하고 있다.

낮에는 드론 공격이 빈번하고 밤에는 에너지 시설에 대한 타격으로 가정과 사업장이 암흑에 빠지는 체르니히우(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25km)에서 노바포스트 지역 책임자 한나 혼차르(Hanna Honchar)는 “우리는 프로세스를 바꾸고, 정전과 전시 상황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점에는 초콜릿과 책에서부터 발전기와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품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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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설립된 노바포스트는 1~2일 배송 시스템으로 국영 우편기관인 우크르포슈타(Ukrposhta)의 독점을 깼고, 민간 물류기업으로서 우크라이나 우편·배송 시장을 빠르게 재편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노바포스트는 전시 혼란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해 서부 국경지역부터 동부·남부 전선 도시까지의 연결망을 강화했고, 유럽에 머물고 있는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에게까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2026년 추가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전시 속에서의 인적·물적 손실과 재정적 부담

전시에 사업을 운영하는 데에는 막대한 인적·재정적 비용이 수반된다. 노바포스트는 249명의 직원을 잃었다. 그 중 227명은 징집되어 전사했고, 22명은 도시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가정이나 직장에서 사망했다. 재정적으로는 수백 개 지점과 시설이 파괴되어 발생한 피해로 약 10억 흐리우니아(약 2,4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파괴된 소포를 보상하기 위해 약 30억 흐리우니아를 지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138,000건의 소포가 파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바포스트는 현지에 남아 있는 큰 기업 중 하나다. 포크로브스크(Pokrovsk)라는 동부 봉쇄 도시에서는 10개 지점 중 마지막 지점을 2월에야 폐쇄했으며, 남부 도시인 케르손(Kherson) 등 전선 인근 지역에도 계속 배달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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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와 확장

회사 실적도 견조하다. 노바포스트는 2024년에 약 4억 8천만 건(480 million)의 송장을 배송해 전년 대비 16% 증가라는 기록을 세웠고, 2025년에는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공고를 맡은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소유주인 비아체슬라프 클리모프(Vyacheslav Klymov)는 본사(키이우)에서 로이터에 “전쟁 기간의 발전이 2010년대 초 회사가 매년 세 배로 성장하던 때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2025년 1~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증가한 28억 8천만 흐리우니아(약 6,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약 3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자동화된 택배기(락커) 수를 2024년 약 24,000대에서 2025년 거의 33,000대로 늘렸고, 지점 수는 2024년 13,208개에서 2025년 약 15,000개로 확장했다고 공개되지 않았던 세부사항을 밝혔다.

노바포스트의 성장세는 우크라이나에만 머물지 않았다. 클리모프는 “전쟁이 시작할 때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등 2개국에만 진출해 있었지만 지금은 16개국에 진출해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유럽 시장에서의 추가 성장과 더불어 미국, 중국 등 타국과의 배송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


운영상 대응과 고객 경험

정전과 통신 단절에 대비해 노바포스트는 발전기와 일부 대형 분류 센터에 자체 가스 공급 설비를 투자했다. 체르니히우 지점 매니저인 슈트코프스키는 “정전이 되면 발전기와 Starlink가 있다. 심지어 도시 인터넷이 끊겨도 우리는 Starlink를 연결해 업무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가끔 지점에 들러 휴대폰을 충전하거나 머리를 말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연말인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아 노바포스트는 우크라이나의 전통적 종이오리기 예술인 비티난카(Vytynanka)에서 영감을 받은 축제용 포장지를 도입했다. 노바포스트 관계자 올하 포프로츠카-마투시아크(Olha Poprotska-Matusiak)는 “명절을 앞두고 각 소포가 열리기 전부터 기쁨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인용
“우리는 정전과 전시에 적응하고 있다.” — 한나 혼차르, 노바포스트 체르니히우 지역 매니저
“전쟁 기간의 발전이 2010년대 초 성장기만큼 인상적이었다.” — 비아체슬라프 클리모프, 공동 창업자 겸 공동 소유주


용어 설명

Starlink는 미국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인공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의 상표명이다. 지상 통신망이 끊기거나 열악한 지역에서 위성 인터넷을 통해 통신을 복구하는 데 활용된다. 비티난카(Vytynanka)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동유럽 지역에서 전승되어 온 전통적 종이 오리기(종이 자르기) 예술로, 장식적이고 상징적인 문양을 만들어내는 민속 기법이다.


전망과 시사점

노바포스트의 사례는 전시 상황에서도 물류 서비스의 복원력과 적응력이 경제 회복과 소비자 신뢰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시 환경에서의 안정적 배송은 소규모 전자상거래 판매자들의 판매 채널을 유지시키고 지역 공급망을 지탱하는 기능을 하므로 국내 소비 회복과 중소기업 생계 유지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인적 손실과 시설·물류 네트워크 피해는 운영 비용과 보험 비용, 보상 지출 등을 통해 수익성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회사는 직원 희생과 시설 파괴로 막대한 비용을 부담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비용 구조와 투자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 확장은 환율, 운송비, 통관 절차, 해외 인프라 투자 등에 따라 수익성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이미 유럽과 다수 국가에 진출한 점은 수익 다변화와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미국·중국과의 물류 연계를 확대하려는 전략은 국제 거래량 증가 시 물동량 확대와 함께 매출 성장으로 연계될 여지가 있다. 반면 전쟁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주요 물류 허브가 추가로 피해를 입을 경우에는 공급망 병목과 비용 증가가 재차 발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노바포스트의 전시 속 성장은 물류·택배 산업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키며, 향후 우크라이나 경제 복구에서 민간 물류 기업이 수행할 역할이 커질 것임을 시사한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인적 자원 보호, 인프라 복구 투자, 전력·통신 복원 능력 강화, 그리고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