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준 대출금리 7개월 연속 동결

중국 인민은행이 2025년 12월 기준으로 대출시장참조금리(LPR)를 7개월 연속 동결했다. 1년 만기 LPR은 3.00%로 유지되었고, 5년 만기 LPR도 3.50%로 변동이 없었다. 이번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충족시키는 결과로 평가된다.

2025년 12월 2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금융완화 조치을 당장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LPR 고정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연간 성장 목표 달성 궤도에 올라 있다는 점과 맞물려 있다.

당국은 경기 변동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이른바 “교차주기적(cross-cyclical)” 정책 조정을 채택하고 있으며, 은행들의 이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문 점을 고려할 때 정책당국이 추가적인 통화 부양을 내년으로 미룰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차주기적 정책은 경기 확장기와 침체기의 사이클을 넘나들며 유연하게 정책 도구를 활용해 경제 충격을 완화하려는 접근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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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상 상황을 보면, 이번 달 1년 LPR은 3.00%로, 5년 LPR은 3.50%로 각각 유지되었다. 로이터가 지난주 실시한 25개 시장참가자 대상 조사에서는 응답자 전원이 두 금리가 모두 변동 없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는 시장이 이미 동결을 예상했음을 보여준다.

배경(맥락)으로, 이달에 열린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Central Economic Work Conference, CEWC)에서 중국 지도부는 내년에도 소비와 투자를 자극하는 ‘적극적(fiscal) 재정정책 유지’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베이징이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약 5% 수준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11월 중국 경제는 일부 둔화 신호를 보였다. 공장 생산과 소매판매 성장률이 둔화되었고, 장기화된 부동산 위기가 소비자와 기업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신규 은행대출도 기대치보다 적게 늘었는데, 특히 가계대출의 급격한 둔화가 영향을 끼쳤다.


전문가 견해와 시장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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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레이즈(Barclays)
“CEWC는 ‘성장 안정화와 합리적 물가상승’을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재확인했다. 또한 지급준비율(RRR)과 금리인하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무라(Nomura)
“베이징은 진행 중인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재정조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2026년 2분기에 10bp(0.10%)의 정책금리 인하와 50bp(0.50%)의 RRR 인하를 예상한다.”

바클레이즈는 또한 정책금리의 10bp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제기하면서도 그 확률이 다소 낮아졌다고 평가했고, 2026년 1분기에 50bp RRR 인하를 통해 국채 발행의 전·후 배분(front-loading)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는 비슷한 시점에 RRR 인하와 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재정정책의 확대에 무게를 두었다.


용어 설명

대부분 독자에게 생소할 수 있는 핵심 용어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LPR(대출시장참조금리)은 중국 은행들이 기업과 개인에게 적용하는 기준 대출금리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와 은행 간 시장 여건을 반영해 발표된다. RRR(지급준비율)은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예금의 비율로, RRR 인하는 은행의 대출 여력을 늘려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단이다. 교차주기적 정책은 단순히 경기 주기에 맞추는 수동적 조정이 아니라, 장기 성장·안정 목표를 고려해 경기 확장기와 침체기 사이클 전체를 보면서 정책을 조율하는 접근이다.


정책적 함의와 향후 영향

이번 동결 결정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중국 정책당국은 단기적 경기완화보다 재정정책을 통한 성장 지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CEWC의 발언과 각 기관의 해석을 종합하면, 통화정책은 필요할 때 선택적으로 사용하되 주로 지급준비율 조정 등 간접적인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은행권의 수익성 약화는 통화정책 완화의 속도를 제한하는 요소다. 은행 이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의 손익구조를 더 악화시킬 수 있어, 당국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대규모의 즉각적 금리 인하는 단기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셋째, 시장과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은 계층적일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증시와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고, 국채 발행의 전·후 배분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장기물 금리 압박을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소비 회복과 부동산 시장 안정이 즉각 회복되지 않을 경우 내수 관련 섹터의 회복은 지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중국의 정책 스탠스의 신중함이 달러화·미국 금리 변동성과 맞물려 글로벌 포트폴리오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2026년 중 실제로 RRR 인하나 소폭의 정책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그 시점에 중국에 대한 자금 유입이 개선될 수 있고, 이는 위안화의 안정 및 일부 위험자산의 상대적 매력을 제고할 가능성이 있다.


실무적 시사점

기업과 투자자는 다음과 같은 점을 점검해야 한다. 우선 단기 유동성 관리와 금리 변동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관투자자는 중국 정책당국의 RRR 조정 가능성과 재정확대 신호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 채권 포트폴리오 및 환노출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소비재·내수 관련 기업은 소비 회복 속도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비용구조 개선과 마케팅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인민은행의 LPR 동결은 즉각적 통화완화에 대한 의지를 낮게 시사하지만, 재정정책과 지급준비율 같은 다른 수단을 통해 성장 지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책조합(policy mix)과 시기적 실행 점검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