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트댄스가 체결한 약정 이후에도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 이번 사안의 핵심이다. 미국 투자자와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합작법인이 미국 내 틱톡 앱의 운영 통제를 넘겨받기로 한 구속력 있는 합의가 체결되었지만, 그 핵심 자산으로 평가되는 추천 알고리즘의 소유권과 통제권 문제는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2025년 12월 2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ByteDance)는 미국 틱톡 앱의 운영 통제를 미국 및 글로벌 투자자에게 넘기는 합작법인 설립에 관한 구속력 있는 합의를 체결했다. 이 합작법인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오라클(Oracle)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추천 알고리즘의 소유권과 관리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존재한다.
바이트댄스의 미국 내 사업과 관련해 소유권과 통제권이 어떻게 배분되는지에 관해서는 보도마다 차이가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미국 내 수익창출 사업(광고, 이커머스 등)은 바이트댄스가 완전히 소유하는 별도의 부서가 계속 통제하되, 미국 사용자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백엔드 운영은 새로 설립되는 합작법인이 맡는 구조를 제안했다. 합작법인은 기술과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일부 수익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알고리즘의 소유·통제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러시 도시(Rush Doshi)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사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해당 알고리즘이 완전히 이전된 것인지, 단순히 사용 허가(라이선스)가 부여된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베이징에 의해 소유·통제되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하면서 오라클의 역할을 단순한 “모니터링”으로 평가했다는 점을 인용했다.
알고리즘이 중요한 이유
전문가들은 틱톡의 성공이 단순히 알고리즘 자체뿐 아니라 짧은 동영상 포맷과 알고리즘이 결합한 방식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틱톡 경영진이 반복해 밝혀왔듯이, 틱톡의 추천 시스템은 메타(페이스북)가 구축한 소위 소셜 그래프 기반이 아니라 사용자의 관심 신호(interest signals)에 기반을 둔다. 이 접근법은 사용자의 즉각적인 관심뿐 아니라 시간대별, 시기별로 변하는 선호도를 더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한다.
짧은 동영상(format)은 알고리즘을 매우 동적이고 반응성 높게 만들며,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 유형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틱톡은 모바일 환경을 처음부터 겨냥해 설계된 점에서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인터페이스를 전환해야 했던 경쟁 서비스들보다 초기 진입 우위(early-mover advantage)를 가졌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의 릴스(Reels)는 2020년, 유튜브 쇼츠(Shorts)는 2021년에 출시되며 틱톡보다 데이터와 제품 개발 측면에서 수년의 차이를 보였다.
연구가 밝힌 알고리즘의 작동 특징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기존 관심사 범위를 벗어나는 콘텐츠도 정기적으로 추천하는 것으로 관찰된다. 틱톡 경영진은 이러한 방식이 플랫폼 경험에서 필수적이라고 반복해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독일 연구진이 작년 발표한 논문은 틱톡 알고리즘이 사용자 관심사를 “30%에서 50%” 범위의 추천 영상에서 활용한다고 분석했다.1 이 연구는 틱톡 사용자 347명과 5대의 자동화 봇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하며, 연구 제목은 “TikTok and the Art of Personalization”이다.
연구진: “틱톡 알고리즘은 탐색성(explore) 비디오를 많이 추천함으로써 사용자의 관심을 더 잘 추론하거나, 알려진 관심사 범위를 벗어난 많은 비디오를 제안해 사용자 체류(Time-on-Platform)를 극대화하려 한다.”
전문 용어 설명
소셜 그래프(Social Graph): 사용자의 친구·팔로우 관계 등 소셜 연결망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플랫폼 간 관계를 중심으로 콘텐츠가 전달되며, 사용자의 사회적 연결이 추천의 핵심 변수가 된다.
관심 신호(Interest Signals): 사용자가 시청·좋아요·댓글·반응을 보이는 콘텐츠에서 추출되는 행동 패턴을 뜻한다. 틱톡은 개별 사용자 행동의 미세한 패턴을 수집·해석해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백엔드 운영(Back-end Operation): 사용자 데이터 저장, 추천 알고리즘 실행, 콘텐츠 서빙 등 서비스가 동작하는 기술적 뒷단을 의미한다. 합작법인이 이 부분을 담당하면 사용자 데이터의 처리 흐름과 알고리즘 실행 환경에 대한 통제가 이동한다는 의미가 된다.
정책·법적 쟁점과 향후 전망
중국 정부는 2020년 알고리즘과 소스코드의 해외 반출에 대해 승인권을 부여하는 수출법 개정을 시행해 놓았다. 이로 인해 알고리즘의 해외 이전이나 매각은 단순한 기업 거래 이상의 정치·법적 절차를 수반하게 되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이번 합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거래 구조의 핵심 변수는 알고리즘의 기술적 접근 권한과 데이터 통제권이 실제로 합작법인에 이전되는지 여부다. 기술적 접근만 일시적으로 허용하더라도, 소스코드와 결정권의 귀속이 바이트댄스에 남아 있는 형태라면 미국 내 규제와 의회의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 반대로 알고리즘 구현 환경과 사용자 데이터가 합작법인 통제 하에 들어오면, 미국 내 서비스 운영의 독립성이 강화될 수 있다.
시장 영향
광고주와 플랫폼 경쟁 구도 측면에서 볼 때, 알고리즘 통제권의 귀속 여부는 광고 타게팅 효율성과 광고 단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고리즘이 독자적이고 높은 개인화 능력을 유지한다면 틱톡은 광고주에게 높은 투자수익률(ROI)을 제시할 수 있어 광고비 유입을 계속 끌어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알고리즘 접근권이 제한되거나 알고리즘 성능이 저하될 경우 광고주 이동, 광고 단가 하락, 사용자 체류 시간 감소로 이어져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합작법인이 기술·데이터 서비스에 대해 일부 수익을 받는 구조로 설계되면, 수익 분배 방식과 세무·회계상의 처리 문제가 향후 기업가치 평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투자자와 규제당국은 기술 송수신의 투명성, 데이터 보안·거버넌스 체계, 알고리즘 업데이트 로그 접근성 등을 집중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 평가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플랫폼의 사용자 유입과 체류, 광고 수익 구조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이번 합의는 미국 내 영업의 법적 리스크를 완화하는 중대한 진전이지만, 알고리즘의 소유권·통제권과 관련한 기술적·법적 세부 사항이 불투명한 한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다. 규제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은 알고리즘의 실제 접근 수준, 데이터 흐름 통제, 그리고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주1: 연구는 347명의 실제 사용자와 5대의 자동화 봇 데이터를 분석해 추천 영상 중 30~50%가 사용자의 기존 관심사를 파고들어 활용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