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의 30달러 인수제안…주주들이 받아들일 이유와 거부할 이유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의 주주들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의 주당 30달러 현금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요 논쟁으로 떠올랐다. 이는 넷플릭스(Netflix)가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자산을 인수하는 거래와 교차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주주 선택의 문제이다.

2025년 12월 2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공동 최고경영자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에게 넷플릭스가 더 높은 입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통화는 넷플릭스가 WBD의 스튜디오 및 HBO 맥스(HBO Max) 스트리밍 사업을 매입하는 합의가 발표되기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

핵심 일정과 절차

주목

WBD 주주들은 2026년 1월 21일까지 파라마운트의 주당 30달러 현금 제안에 대해 주식을 제출(tender)할 수 있다. 다만 이 철수(제출) 기한은 인위적일 수 있으며, 파라마운트는 해당 기한을 WBD의 연례 주주총회까지 연장할 수 있다. WBD의 연례 주총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6월 2일에 열렸다.

파라마운트가 발행주식의 51%를 확보하면 회사를 지배할 수 있다. 이는 WBD 이사회가 이미 넷플릭스에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시나리오다. 향후 수일 또는 수주에 걸쳐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는 WBD 주주들과 접촉하여 어느 쪽 제안을 수용할지를 설득할 기회를 갖게 된다.


제안을 수용해야 하는 이유

주주가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주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파라마운트의 전부 현금 주당 30달러 제안이 넷플릭스의 주당 27.75달러 제안(이는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및 HBO 맥스 자산에 대한 금액임)보다 더 가치 있다고 판단될 경우다. 둘째, 주식을 제출하는 행위가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간의 입찰전을 촉발해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주목

파라마운트는 WBD 전체 인수가 넷플릭스가 제시한 스튜디오·스트리밍 딜보다 주주에 더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파라마운트 데이비드 엘리슨(CEO)은 라이트셰드(LightShed) 등 유사 기업의 평가를 근거로 WBD가 분할해 상장할 예정인 ‘디스커버리 글로벌(Discovery Global)’이 주당 약 1달러의 가치를 가질 것으로 평가했다. 엘리슨은 그 근거로 해당 사업부가 거래될 가능성이 있는 배수로서 약 2배의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상각 전 이익) 배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측 주장에 따르면, 30달러는 넷플릭스의 27.75달러 제안에 디스커버리 글로벌의 1달러를 더한 금액보다 큰 수준이다. 또한 파라마운트 제안은 전액 현금으로 구성되어 있어 거래 종결 시점에 주주가 실제로 무엇을 받게 될지 불확실한 ‘콜러(collar)’가 포함된 넷플릭스의 지분 일부(약 16%) 제공 방식보다 즉시 확실한 수익을 보장한다.

규제 승인 가능성

규제 측면에서도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가 HBO 맥스를 획득할 경우 반경쟁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3억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어 HBO 맥스 인수 시 시장 점유율 문제를 제기하는 정치권 반응과 규제 심사가 예상된다. 반면 파라마운트는 파라마운트+(Paramount+)의 가입자가 약 8천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규모 측면에서 경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주장한다.

입찰전 촉발 전략

또 다른 논리는 파라마운트에 주식을 제출함으로써 넷플릭스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 엘리슨은 자신들의 30달러가 최고·최종 제안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어, 주주들이 제출 행동을 통해 가격 인상을 유도할 여지가 남아 있다. GAMCO Investors의 회장 겸 CEO 마리오 가벨리(Mario Gabelli)는 공개적으로 ‘기업 A와 기업 B 간의 입찰전’이 자유시장 시스템의 일부로서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자신이 파라마운트 제안에 주식을 제출하는 쪽으로 기울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를 계속 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안을 거부해야 하는 이유

반대로 주식을 제출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는 주주들도 있다. 주식을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사이의 진정한 입찰전을 촉발할 수 있고, 파라마운트가 연례 주총을 앞두고 주식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넷플릭스 제안에 포함된 WBD의 지분 및 분사될 디스커버리 글로벌에 대한 가치다. WBD는 최근 제출자료에서 이른바 ‘회사 C’가 디스커버리 글로벌과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의 20% 지분을 250억 달러(약 25 billion 달러) 현금에 인수 제안했다고 밝혔으나, 이 제안은 이사회에서 실행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거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확인 제안은 디스커버리 글로벌이 분사되어 상장될 경우 1달러 이상의 주당 가치가 형성될 여지를 시사한다.

라이트셰드의 애널리스트 리치 그린필드(Rich Greenfield)는 디스커버리 글로벌이 상장될 경우 더 높은 가치로 거래될 수 있어 넷플릭스의 전체 거래 가치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규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파라마운트의 전부 인수 거래는 상당한 정치적·규제적 장애물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파라마운트의 인수 자금 중 약 240억 달러가 중동 국부펀드들에서 나올 것으로 알려져 있어, CNN을 포함한 미디어 자산 소유에 관한 정치적 민감성이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과 보증 문제

WBD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30달러 제안을 거부한 이유 중 하나로 자금 조달의 출처를 문제 삼았다. 파라마운트는 자금의 상당 부분이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ublic Investment Fund), 아부다비의 L’imad Holding Co., 카타르 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 등 중동 국부펀드에서 나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라마운트는 이후 자금 조달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2025년 12월 22일(월) 거래 조건을 변경했다. 오라클(Oracle) 창업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은 기존 조달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약 404억 달러(40.4 billion 달러)의 지분 자금 및 파라마운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본인 개인 보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파라마운트는 또한 엘리슨 가족 신탁이 약 11.6억(1.16 billion) 주의 오라클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음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엘리슨 가족의 개인 자금 투입 규모는 여전히 약 120억 달러로 유지되어 있으며, 실제 개인 투자액 증액은 없다는 점이다. WBD 내부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1970년 영화 ‘Where’s Poppa?’라는 표현을 인용해 자금 보증의 실체를 의심하는 반응도 나왔다고 전해진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는 몇 가지 금융 및 기업 인수 관련 용어가 등장한다. ‘주식 제출(tender)’은 인수자가 제시한 가격에 따라 주주가 보유 주식을 인수자에게 매도하기로 동의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콜러(collar)’는 인수 거래에서 교환되는 주식의 가격 변동을 제한하기 위한 계약 조항으로서, 실질적으로 거래 종결 시점에 주주가 받게 될 주식의 가치가 불확실할 수 있음을 뜻한다. ‘스핀아웃(spin-out)’ 또는 ‘분사’는 기업이 사업부를 별도의 상장회사로 분리해 주주에게 지분을 배분하거나 매각하는 절차를 말한다. ‘국부펀드(SWF, sovereign wealth fund)’는 한 국가가 외화 자산 등을 운용하기 위해 설립한 투자기구를 의미한다.


시장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과 전망

이번 사안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구조 재편과 스트리밍 경쟁 구도에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WBD 주가와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그리고 관련 미디어주들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파라마운트가 51% 이상을 확보해 통제권을 얻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넷플릭스가 확보하려던 워너브라더스의 핵심 콘텐츠 자산은 파라마운트로 넘어가 스트리밍 경쟁 구도가 재편될 것이다. 반대로 넷플릭스가 자산을 인수하면, 전 세계 3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플랫폼에 HBO 맥스 콘텐츠가 합쳐져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규제 리스크를 고려하면, 미국 및 국제 규제당국의 심사가 길어질 경우 거래 불확실성이 확대되어 관련 주식의 가격이 추가 하락하거나 거래가 지연될 수 있다. 또한 디스커버리 글로벌의 분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상장되면 해당 사업부의 가치 재평가로 인해 WBD 주주의 이익이 증가할 여지도 있다. 반면 규제나 정치적 반발로 파라마운트 거래가 좌절될 경우, WBD는 디스커버리 사업부의 구조적 침체와 케이블 광고·구독 수익의 하락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향후 몇 주간 공개되는 추가 서류, 파라마운트와 넷플릭스의 주주 대상 설득 활동, 규제 당국의 태도, 엘리슨 가족 및 국부펀드의 자금확보 증빙 등이 결정적 변수다. 각 변수의 변화에 따라 주주들이 주식을 제출할지 여부, 또는 제3의 인수자 등장 가능성 등이 판가름날 것이다.


결론

요약하면, WBD 주주들은 파라마운트의 확정적 현금 제안(주당 30달러)과 넷플릭스의 자산별(스튜디오·스트리밍) 제안(주당 27.75달러 + 지분 일부) 사이에서 규제 리스크, 분사 후 디스커버리 글로벌의 가치, 자금 조달의 신뢰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주식을 제출하는 행위는 즉시 현금실현과 입찰전 가능성을 제공하는 반면, 제출하지 않는 것은 분사 가치를 보존하고 규제 불확실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향후 며칠에서 몇 주간의 주주 표심과 추가 공시가 이 거래의 최종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정 사항: 이 기사는 WBD 주주들이 파라마운트에 대해 2026년 1월 21일까지 주식을 제출할 수 있음을 정정해 반영했다. 이전 버전은 이 기한을 잘못 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