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 의원 9명이 펜타곤에 중국의 다수 기술기업을 미국 국방부가 관리하는 Section 1260H(이하 ‘1260H 명단’)에 등재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AI 기업 DeepSeek,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Xiaomi), 전자디스플레이 제조사 BOE Technology Group 등을 즉각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2025년 12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서한은 미국 대통령이 1조 달러 규모의 군사예산 법안에 서명한 직후인 목요일 늦은 시각에 제출되었다. 서한 수신 대상은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이다.
“서한은 AI 기업 DeepSeek,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 및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를 1260H 명단에 추가할 것을 요구한다.”
1260H 명단에는 이미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인 Tencent Holdings(텐센트)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주요 기업인 CATL이 포함돼 있다. 이 명단은 기업에 대한 공식 제재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미 국방부와 기타 연방 기관의 공급망 관점에서 해당 기업들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의미를 지닌다. 명단에 포함된 기업들은 이로 인해 미국 정부 및 군 관련 공급업체로부터의 거래 제한이나 배제 압력을 받을 수 있으며, 일부 기업은 등재에 대해 미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로이터는 6월 보도에서 DeepSeek이 중국군을 지원했으며 미국의 수출 통제를 회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BOE는 애플의 아이폰 공급망에 포함된 디스플레이 공급사로 알려져 있으며, 서한 작성의원들은 2030년까지 미국 국방 관련 공급망에서 일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를 배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한에 서명한 의원은 모두 공화당 소속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의회 주요 상임위원회의 위원장 또는 영향력 있는 의원들이다. 서명자는 미시간주 하원의원 존 물레나어(John Moolenaar),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릭 스콧(Rick Scott), 아칸소주 하원의원 릭 크로포드(Rick Crawford), 뉴욕주 하원의원 앤드루 가바리노(Andrew Garbarino),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롭 위트먼(Rob Wittman), 미시간주 하원의원 빌 하이젠가(Bill Huizenga), 사우스다코타주 하원의원 더스티 존슨(Dusty Johnson), 일리노이주 하원의원 다린 라후드(Darin LaHood), 테네시주 하원의원 앤디 오글스(Andy Ogles) 등 9명이다.
서한은 DeepSeek, 샤오미, BOE 외에도 다수의 중국 기술·반도체·로보틱스 관련 기업을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는 WuXi AppTec, GenScript Group, RoboSense, Livox, Unitree Robotics, CloudMinds, Hua Hong Semiconductor, Shennan Circuit Co, Kingsemi Co 등이 포함됐다.
Section 1260H 명단의 의미와 절차
Section 1260H는 미 의회가 규정한 조항에 따라 특정 외국 기업을 지정하는 목록이다. 이 명단 등재는 직접적인 법적 제재(예: 자산 동결이나 거래 금지)를 자동으로 발생시키지는 않지만, 미국 정부 기관과 군 관련 조달상황에서 해당 기업을 배제하거나 거래를 제한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민간 공급망과 글로벌 기업의 조달 결정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평판과 상업적 기회에 실질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용어 설명
Section 1260H : 미국 의회가 정한 규정에 따라 특정 외국 기업을 ‘국방 관련 우려 기업’으로 분류해 명단화하는 제도적 장치. 등재 자체가 곧바로 제재를 뜻하지 않지만, 정부 기관과 군 조달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이 크다.
수출 통제 : 미국이 지정한 민감 기술의 해외 이전을 제한하는 규제. 대상 기업이 이를 회피했다는 의혹은 명단 등재의 주요 근거가 될 수 있다.
가능한 경제적·시장 영향 분석
이 같은 정치·안보적 조치가 실제로 확대될 경우, 기업·시장·공급망에 미칠 영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다. BOE와 같이 주요 스마트폰 부품 공급사에 대한 명단 포함 압력은 미국 기업(예: 애플)의 부품 조달처 다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공급망 전환 비용 상승과 부품 수급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
둘째, 기술·반도체·로보틱스 분야의 투자 리스크 증가다. WuXi AppTec, Hua Hong Semiconductor, GenScript 등 생명과학·반도체 관련 기업이 명단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 해당 섹터에 대한 미국 및 글로벌 투자자들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관련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주가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셋째, 미중 기술 분리(tech decoupling)의 가속화다. DeepSeek와 같이 AI·국방 연관성이 제기되는 기업들에 대한 제도적 압박은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R&D) 협력 축소와 기술 이전 제한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양국 기술 경쟁을 심화시키며, 반도체·AI·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의 전략적 자급률 확보 움직임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넷째, 법적·정책적 불확실성 확대이다. 과거 일부 중국 기업이 명단 등재에 대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존재하며, 이러한 법적 분쟁은 기업과 투자자에게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제공한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명칭을 ‘Department of War’미 의회 승인 필요로 변경할 것을 지시한 상황은 향후 정책적·제도적 변화의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종합적 평가
이번 서한은 미국 의회 내에서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안보 규제 강화 기조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킨다. 1260H 명단에 추가되는 기업들은 직접적 제재는 면하더라도 공급망 배제, 거래 제약, 시장 신뢰도 하락 등 실질적 비용을 감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투자자·공급망 관리 담당자들은 이러한 정치적 리스크를 반영한 조달 전략과 리스크 완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본 보도는 로이터 통신의 2025년 12월 19일 보도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기사에는 서한에 명시된 기업명·의원명·일자·법안 서명 사실 등 주요 사실을 충실히 반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