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발(독일) — 유럽중앙은행(ECB) 정책결정자들이 최신 경제전망을 둘러싼 위험이 과대하다고 경고하며 정책 운영에서 신중함을 주문했다. 이들은 아직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년 12월 19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ECB는 목요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일부 성장 및 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전망 수치는 시장에서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단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고 오히려 2027년 금리 인상 가능성
“전반적 경제 상황 측면에서 우리는 편안한 위치에 있지 않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코허는 비엔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말했다. “필요하다면 추가 인하의 가능성도 있고, 필요하다면 인상 가능성도 있다.”
에스크리바 역시 코허의 견해를 따르며, 다음 정책조치는 어느 한쪽 방향으로만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내부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정책위원들이 내년 금리 동결을 시장이 대체로 받아들이는 것에는 편안함을 느끼지만, 추가 완화(금리 인하)를 배제하는 신호는 피하려 한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위원들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리스크가 균형 상태에 있다고 보았으나, 이러한 리스크가 예외적으로 크고 지정학적 사건 등으로 인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슬레이펜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리스크는 상당히 균형 잡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크기가 크다”고 말했다.
“우리는 여전히 괜찮은 위치에 있다. 유럽의 인플레이션은 약 2% 근처로 매우 가깝게 움직이고 있다; 어떤 이는 이를 ‘중앙은행가의 열반(central banker’s nirvana)’이라고 부를지도 모른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동시에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
빌루아 드 갈로는 금요일 르 피가로(Le Figaro)와의 인터뷰에서 보다 비둘기적(완화 우호적) 평가를 내놓으며 “최대한의 선택권(maximum optionality) 확보”를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는 양방향 리스크가 있지만 특히 하방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향후 회의들에서 필요한 만큼 민첩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목요일에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임금과 서비스 부문 성장의 가속화로 인해 상향 조정했으나, 전반적 물가 상승률은 향후 2년 동안 목표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상적으로 물가가 목표 이하로 낮으면 완화(금리 인하)를 정당화하지만, 이번의 낮은 인플레이션은 주로 일시적 에너지 요인의 영향이 크고, 기조적인(기본) 물가 상승률은 목표를 상회할 것으로 보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망치 산출 시점 이후 에너지 가격은 추가로 하락했고, 월간 인플레이션 수치가 낮게 나올 경우 물가 기대가 하향 이동할 위험이 있어 장기적으로 약한 물가 상승(부진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우려이 존재한다.
올리 렌은 “최근의 긍정적 성장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상황과 지속되는 무역분쟁은 유로존에 대한 부정적 서프라이즈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인플레이션 전망은 지정학적 대립과 글로벌 무역 분쟁 때문에 통상보다 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전문 용어 설명
정책 완화(Policy easing)는 기준금리를 낮추거나 양적완화 같은 통화정책 수단을 통해 금융조건을 느슨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정책 긴축(Policy tightening)은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조건을 강화하는 것을 뜻한다. 옵셔널리티(optionality)는 정책결정 시 선택지를 최대한 열어두어 상황 변화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말한다. 또한 기조(in underlying) 물가는 에너지·식품 등의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물가 흐름을 의미하며, 중앙은행이 장기적 물가압력 판단에 중요하게 보는 지표이다.
시장과 경제에 대한 영향 분석
이번 ECB 위원들의 발언은 향후 금융시장에 몇 가지 주요한 함의를 남긴다. 첫째, 정책결정자들이 금리 인하를 완전 배제하지 않겠다는 신호는 단기적으로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으면 단기 금리선물과 국채 수익률 곡선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으며, 반대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금리는 상승하는 쪽으로 재조정될 수 있다.
둘째, ECB의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 상향에도 불구하고 전반적 물가가 목표를 하회할 것으로 본 점은 정책의 ‘중립’ 또는 ‘신중’ 스탠스를 시사한다. 이는 은행 대출·기업투자·가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보수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반영한다. 금융기관·기업·가계는 즉각적인 대규모 금리 인하에 의한 융자비용 감소를 기대하기보다는, 향후 경로에 따른 점진적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인플레이션 기대가 하향으로 이동할 위험이 현실화되면 장기적으로 실질금리는 상승(명목금리 대비 물가 하락)하거나 실질 경기 둔화가 심화될 수 있다. 이는 유로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유로화 약세·강세의 양방향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은 인플레이션 및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반영해 투자 결정을 보수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임금 및 서비스 부문의 가속화가 전망치 상향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노동시장 동향과 서비스 물가의 추이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 평가
요약하면, ECB 내 다수의 정책결정자들은 최신 경제전망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정책 선택지를 온전히 닫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향 조정된 점이 투자자들에게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신호로 해석되었지만, 위원들은 여전히 하방·상방 리스크가 공존한다고 보고 있으며 향후 회의에서의 민첩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으나, 정책의 방향성은 지정학적·무역 관련 리스크 전개와 기조 물가 흐름에 따라 계속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