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12월 셋째주 금요일에 일제히 상승했다. S&P 500 지수는 +0.88%로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8%, 나스닥100 지수는 +1.31%로 장을 마감했다. 선물시장은 3월물 E-mini S&P 선물(ESH26)이 +0.87% 상승했고, 3월물 E-mini 나스닥 선물(NQH26)은 +1.28% 올랐다.
2025년 12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증시 전반의 상승은 클라우드 인프라 관련 종목과 반도체주의 강세가 투자자 심리를 개선한 영향이 크다. 특히 오라클(Oracle)은 틱톡(TikTok)의 CEO인 Chew가 미국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구속력 있는 계약(binding agreements)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7% 이상 급등했다. 또한 반도체 업체들의 강세도 지수 상승을 부추겼다.
“어떤 데이터들은 꽤 고무적이다(‘pretty encouraging’). 고용지표에서 급격한 악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라는 발언은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의 말이다.
금요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린 내용을 담고 있다. 11월 기존주택판매(existing home sales)은 전월 대비 +0.5% 증가한 연율 환산 약 4.13백만 건(4.13 million)으로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시장 예상치인 4.15백만 건에는 다소 못 미쳤다. 반면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의 12월 소비자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는 기존 발표치에서 하향 수정되어 52.9로 집계돼 예상되던 상향(53.5)과는 거리가 있었다. 같은 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기존의 4.1%에서 4.2%로 소폭 상향 수정됐다.
금리 및 채권 시장은 이번주 상승 압력을 보였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10-year T-note yield)은 +2bp 상승해 4.15%를 기록했고, 3월물 10년 국채 선물(ZNH6)은 -8틱으로 마감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6년 만에 최고치인 2.025%까지 급등했고, 독일 10년물 분트와 영국 10년물 길트의 수익률도 각각 9개월 및 주요 상승을 기록했다(독일 2.895%, 영국 4.524%).
금리상승은 주식 상승폭을 제약했다. 채권수익률의 상승은 안전자산 선호를 약화시켜 국채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냈고, 뉴욕 연은 총재의 낙관적 발언 또한 채권 매도 압력을 키웠다. 동시에 수익률 곡선(달러 기준)의 스티프닝(steepening)은 장기 국채 매도, 단기 국채 매수로 이어져 장기 채권 가격에 부담을 줬다. 연준은 최근 유동성 강화를 위해 매월 최대 400억 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T-bills)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단기물 수요에는 지지 요인이지만 장기물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국제 증시 동향을 보면, 유럽 중심지수인 Euro Stoxx 50는 +0.32%로 상승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Shanghai Composite)는 1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0.36% 올랐다. 일본의 니케이 225는 +1.03% 상승했다.
시장 참여자·거래구조 관련 기술적 요인도 이날 변동성을 키웠다. 분기별로 옵션·선물·기타 파생상품의 만기가 겹치는 이른바 트리플 위칭(triple witching)이 발생해 정규장 이후 포지션 재정리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이날 미국 옵션시장에서 명목 기준으로 7.1조 달러에 달하는 오픈 인터레스트(open interest)가 롤오프(roll off)되며 기록적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섹터별 주요 흐름을 살펴보면, 클라우드 인프라 관련주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 CoreWeave(CRWV)는 +23%, Applied Digital(APLD)는 +16%, Nebius Group NV(NBIS)는 +15% 이상 상승했다. 앞서 언급한 Oracle(ORCL)은 +7% 이상 올랐다. 반도체주는 지수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Micron Technology(MU)는 +7%로 나스닥100에서 상승을 이끌었고, AMD는 +6% 이상, Lam Research(LRCX)는 +4% 이상, Nvidia(NVDA)는 +3% 이상 상승했다. Broadcom(AVGO), KLA(KLAC), NXP(NXPI), Intel(INTC), Microchip(MCHP), Applied Materials(AMAT), ASML, GlobalFoundries(GFS) 등 주요 반도체·장비주는 모두 +1% 이상 강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노출도가 높은 종목들도 비트코인(BTC)이 +2% 이상 상승한 영향으로 동반 강세였다. Riot Platforms(RIOT)는 +8% 이상, Galaxy Digital(GLXY)은 +6% 이상, Mara(MARA)는 +4% 이상, MicroStrategy(MSTR)는 +3% 이상, Coinbase(COIN)는 +2% 이상 올랐다.
개별 기업 뉴스에서는 Enovum Data Centers 자회사가 Nscale Global과 체결한 10년간 40메가와트(MW) 규모의 공동 입주 계약이 공시된 Whitefiber Inc(WYFI)가 약 8억6,500만 달러의 계약매출을 반영하며 +18% 이상 급등했다. 항공·크루즈 섹터에서는 Carnival(CCL)이 2분기 조정주당순이익(EPS) 0.34달러를 보고해 컨센서스 0.24달러를 상회하며 +9% 이상 급등했고, Norwegian(NCLH)과 Royal Caribbean(RCL)도 동반 상승했다.
하락 종목과 실적·가이던스 영향도 눈에 띄었다. Lamb Weston Holdings(LW)는 연간 순매출 가이던스를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25% 이상 폭락해 S&P 500의 주요 하락주가 됐다. Nike(NKE)는 중국시장의 지속적 약세와 함께 차기 분기 매출과 마진 둔화를 예고하며 -10%대 급락으로 다우지수의 주요 하락을 주도했다. 주택 관련주는 KB Home(KBH)이 분기 실적 부진과 2026년 매출 가이던스의 미달로 -8% 이상 하락했고, DR Horton(DHI), PulteGroup(PHM) 등도 하락했다.
애널리스트 리포트와 등급변경도 개별 종목에 영향을 미쳤다. FactSet(FDS)은 Huber Research Partners의 더블 업그레이드로 +5% 이상 상승했고, Amphenol(APH), Cummins(CMI), Generac(GNRC) 등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이나 등급 상향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반면 KBR은 목표가 하향에 따라 -5% 이상 하락했다.
용어 설명(전문용어 해설)
트리플 위칭(triple witching)은 주식 옵션, 주가지수 선물, 주식선물 등의 주요 파생상품 만기가 겹치는 분기별 이벤트로, 만기일에 포지션 정리 또는 롤오버가 집중되어 변동성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 E-mini는 표준 선물계약보다 계약 규모가 작은 전자거래 중심의 선물상품을 의미하며, 지수 선물의 대표적 거래수단이다. 또한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steepening)은 단기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장기 금리는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으로, 금융기관의 수익구조와 장기 자본투자 여건에 영향을 준다.
시장에 대한 종합적 분석 및 향후 영향 전망
이번 증시 랠리는 기술주,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와 반도체 섹터의 재평가(re-pricing)가 주도했다. 오라클의 틱톡 합작법인 관련 뉴스와 반도체주의 전반적 반등은 투자심리 개선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및 글로벌 국채수익률의 상승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valuation) 상향 여지를 제약하는 요소로 남는다.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은 은행·금융업종에는 일시적 이익(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투자 심리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향후 정책 스탠스가 결정적이다. 시장은 2026년 1월 27~2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약 22%로 반영하고 있으나, 경제지표의 개선(고용·소비자심리 회복 등)과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상향(미시간대 1년 기대 인플레 4.2%)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 기대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 모멘텀과 금리 경로(특히 10년물 수익률 추이), 그리고 분기별 파생상품만기 영향(트리플 위칭) 등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 인프라 및 반도체 생태계의 자금조달 여건과 수익성 개선 여부가 기술주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것이다. 만약 기업 실적이 수요 회복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예측 가능성을 회복한다면 주식시장에는 추가 상승 여지가 존재한다. 반대로 인플레이션 재가속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혹은 금융시장 유동성 경색이 발생하면 금리·채권시장 반응을 통해 주가 하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향후 투자 포인트로는 첫째, 기술주 내에서 실적과 현금흐름이 탄탄한 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 접근을 권장한다. 둘째, 금리 상승 환경에서는 밸류에이션 민감도가 큰 성장주보다 이익가시성이 높은 가치주·배당주에 방어적 비중을 둬야 한다. 셋째, 파생상품 만기 등 단기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감안해 리스크 관리(손절·헤지)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2025년 12월 22일에 예정된 결산·실적 발표 일정과 기업별 가이던스를 확인하면서 매크로(금리·물가·고용) 지표 변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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