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박스, 콘솔 경쟁에서 크게 뒤처져…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전략 전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게임 담당 브랜드인 엑스박스(Xbox)이 올해 들어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가격 인상, 스튜디오 폐쇄 등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콘솔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2025년 12월 21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부문은 올해 실적과 전략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회사는 대규모 해고와 제품 가격 인상, 일부 스튜디오 폐쇄를 단행했으며, 이에 따라 엑스박스 하드웨어 매출이 급감했다.

Nintendo President마이크로소프트는 하드웨어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크로스플랫폼 중심 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비판과 내부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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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과 판매 수치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전체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으며, 특히 엑스박스 하드웨어 판매는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솔 업계 전반이 침체한 가운데, 연구기관 Circana는 11월 하드웨어 지출이 전년 대비 27% 하락해 최근 20년 중 최악의 11월이었다고 보고했다. 게임 판매 추적 사이트 VGChartz의 추정치에 따르면 엑스박스 시리즈 S·X의 올해 판매량은 170만 대로 집계돼 오리지널 닌텐도 스위치(2017년 출시)의 올해 판매량 340만 대에도 못 미쳤다.

하드웨어 경쟁 상황을 보면 닌텐도(Nintendo)의 스위치 2는 2025년 6월 데뷔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1,036만 대를 기록했고, 소니(Sony)의 플레이스테이션5(PS5)는 2025년 집계에서 92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발표됐다. 반면 엑스박스 시리즈는 앞서 언급한 170만 대 수준으로 시장 주도권에서 크게 밀려 있는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이후 콘솔 출하량을 별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회사 내부 수치는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다.

밸브(Valve)의 진입과 시장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11월 밸브는 차세대 ‘스팀 머신'(콘솔-PC 하이브리드)을 공개해 내년 출시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제품은 밸브의 자체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인 SteamOS로 윈도우 PC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고,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밸브가 ‘마이크로소프트가 꿈꾸는 형태의 엑스박스’를 만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경영진의 입장과 전략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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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스펜서(Phil Spencer) 마이크로소프트 게임즈 CEO는 과거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소니나 닌텐도보다 더 많은 콘솔을 팔아야 하는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 우리에게 유의미한 승리는 그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는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회사의 게임 사업 모델이 “콘솔부터 TV, 모바일까지 모든 플랫폼에 존재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박스 사장 사라 본드(Sarah Bond)도 차세대 콘솔이 휴대용 기기에서의 설계 사고 일부를 반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의 해석도 있다. Wedbush의 마이클 팩터(Michael Pachter)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궁극적으로는 “게임을 하고자 하는 누구나가 고객”이라며 엑스박스의 목표가 하드웨어 소유자뿐만 아니라 모든 플랫폼 이용자를 포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Omdia의 조지 지지아슈빌리(George Jijiashvili)는 클라우드 게임의 비용 구조상 무료 광고 기반 모델이 의미 있는 수익원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임 패스(Game Pass)와 클라우드 게이밍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독형 플랫폼 Xbox Game Pass는 이 전략의 핵심이다. 회사는 2024년에 기록적인 3,400만 명의 구독자를 보고했고, 최근 회계연도 동안 Game Pass 관련 수익이 거의 5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기본 요금제인 Game Pass Essential(이전 Game Pass Core)은 2023년 출범 당시 36개 게임을 제공하며 월 9.99달러에 시작했으나 현재는 50개 이상 타이틀을 제공하고 있다. Ultimate 등 상위 요금제 가입자는 500개가 넘는 타이틀에 접근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1월 블로그 발표에서 Game Pass 가입자의 클라우드 게임 이용 시간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으며 콘솔 이용자들의 콘솔 내 스트리밍 시간이 45% 증가, 기타 기기에서의 스트리밍이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은 현재 30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인도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시장”이라고 지목했다. 다만 10월 Ultimate 요금제가 기존 19.99달러에서 29.99달러로 50% 인상되자 가입자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용어 설명: 클라우드 게이밍과 Game Pass

클라우드 게이밍은 사용자가 고성능 콘솔이나 PC 없이도 서버에서 게임을 실행하고 스트리밍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서버에서 게임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는 상당한 서버·인프라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Game Pass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구독형 게임 플랫폼으로, 구독자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수백 개의 게임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스튜디오 인수와 독점 전략의 전환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수년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스튜디오 인수를 단행했다. 2018년에는 닌자 씨어리(Ninja Theory), inXile, 오비시디언(Obsidian) 등을 인수했으며, 2020년에는 베데스다(Bethesda)의 지니맥스(ZeniMax Media)를 약 81억 달러에 인수했다. 2023년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를 754억 달러에 인수하며 게임 부문 확장을 가속화했다. 이 같은 인수는 클라우드 및 구독형 서비스에 유통할 독점 콘텐츠 확보가 목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독점 타이틀 전략은 크게 바뀌었다. 사라 본드는 독점 게임 개념을 “구식(antiquated)”이라고 지칭하며 크로스플랫폼 배급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에 네 편의 과거 독점작을 타 플랫폼에 개방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인기 프랜차이즈인 헤일로(Halo)의 신작을 PS5용으로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필 스펜서는 사용자가 게임을 접하는 경로를 넓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장벽을 세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력 감축·스튜디오 폐쇄와 비용 절감

비용 절감 기조도 뚜렷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1월 게임 부문에서 약 1,900명(전체 게임부 약 9%)을 감원했으며, 9월에는 엑스박스 부문에서 추가로 650명을 감원했다. 2025년 5월에는 베데스다 산하의 아르케인 오스틴(Arkane Austin) 등 여러 스튜디오를 폐쇄했으며, 7월의 전사적 인력 감축(약 9,000명) 여파로 장기간 개발 중이던 Perfect DarkEverwild 등의 프로젝트가 보류되거나 취소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2023년 게임부에 대해 이익률 목표를 30% 수준으로 제시한 적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해당 수치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법원 문서에 드러난 바에 따르면 엑스박스의 2022년 이익률은 약 12%였고, 업계 평균 이익률은 17~22% 수준이다.


가격 정찰전과 시장 영향

콘솔 가격 인상도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PS5는 현재 549.99달러부터, 오리지널 닌텐도 스위치는 399.99달러, 닌텐도 스위치2는 499.99달러에 책정됐다. 엑스박스의 전략적 제휴 모델로 출시된 ROG Xbox Ally와 ROG Xbox Ally X는 각각 599.99달러999.99달러에 달하는 고가 정책을 택했다. 이러한 가격대별 세분화는 하드웨어 주 구매층을 좁히고, 고가 기기 중심의 매출을 늘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면, 단기적으로는 하드웨어 판매 감소가 전통적 소매 유통과 관련된 매출 및 부품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구독·클라우드 전환은 반복적(Recurring) 매출을 늘려 장기적 현금 흐름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클라우드 인프라에는 초기 자본지출(CAPEX)과 지속적 운영비(OPEX)가 크기 때문에 수익화 모델(요금 인상, 광고 도입, 기업 간 제휴 등)이 명확히 자리잡지 않으면 투자대비 수익률 회복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

특히 광고 기반의 무료 클라우드 게이밍 도입은 회원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Omdia의 분석처럼 서버·인프라 비용 때문에 광고로만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가격 인상에 따른 가입자 이탈과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에 소요되는 비용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향후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전략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향후 전망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 전쟁에서 소니·닌텐도와 정면 대결하기보다, 게임을 포함한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하드웨어 판매 부진과 내부 불만, 비용 구조 조정이라는 난관을 수반하지만, 구독·클라우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안정화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더 넓은 이용자층을 통해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

다만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엑스박스 하드웨어의 현재 위상은 분명 약화되어 있으며, 밸브와 같은 경쟁자의 새로운 제품 출시는 플랫폼 간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목표로 하는 ‘모든 플랫폼에서의 게임 제공’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비용 효율적으로 구현되는지가 향후 2~3년 내 관련 업계 지형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요약 인용: “우리는 콘솔을 더 많이 팔아 소니·닌텐도를 이기려는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필 스펜서)라는 경영진의 발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드웨어 지배보다는 플랫폼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