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투자매니저가 드론 제조업체 안두릴(Anduril)을 매개로 한 프리-IPO(상장 전) 허위 투자 제안으로 수백만 달러를 투자자에게서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5년 12월 18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조반니 페네타(Giovanni Pennetta)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투자운용사 세스탄테 캐피털(Sestante Capital)의 매니저로서, 안두릴의 비공개 주식에 대한 경제적 노출(economic exposure)을 제공하겠다’고 거짓 약속을 하며 수백만 달러를 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페네타는 일요일 JFK 국제공항에서 체포됐으며, 미 법무부는 그에게 증권사기(securities fraud), 전기통신사기(wire fraud), 그리고 강력 신원도용(aggravated identity theft)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페네타의 변호인은 언급을 거부했다. 안두릴 측은 사건에 대해 즉시 논평을 거부했으나, 회사 대변인 잭슨 링게인(Jackson Lingane)은 회사 웹사이트에 게시된 메모를 지적하며 ‘안두릴로부터 직접 또는 안두릴을 통하지 않은 투자 제안은 매우 높은 확률로 사기이다‘라는 문구를 언론에 안내했다.
안두릴은 펜타곤을 위한 드론 및 군사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로, 올해 6월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약 $300억(약 300억 달러)※ 원문: $30 billion의 기업가치로 평가받았다.
사건 전개 및 관련 사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페네타는 고객들에게 비공개 상태의 안두릴 주식에 대한 ‘경제적 노출’을 약속하며 자금을 모았다. 검찰은 그가 실제로 안두릴의 주식에 접근권이나 배정권한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백만 달러를 모집했다고 주장한다. 체포는 JFK 공항에서 이뤄졌으며, 기소장에는 구체적인 자금 규모 수치가 포함되어 있다.
이번 사건과 병행해 소셜미디어 및 보도에서는 안두릴 창업자 팔머 러키(Palmer Luckey)가 암호화폐(크립토) 업체인 알파톤(AlphaTON)을 상대로 투자사기 의혹을 제기한 점도 주목된다. 러키는 알파톤이 안두릴에 3천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발표하자 이를 사기라고 비난했으며, 이후 알파톤은 보도자료에서 해당 투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알파톤과 최고경영자 브리태니 카이저(Brittany Kaiser)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프리-IPO 사기와 시장 배경
프리-IPO(pre-IPO)란 회사가 공개 상장(IPO)을 하기 전에 비공개로 소수 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거나 경제적 권리를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거래는 통상적으로 비공개 주식의 유통이나 사전 배정, 또는 2차 시장을 통해 이뤄지지만, 공식적인 주식 배정이나 회사의 승인 절차 없이 진행될 경우 사기 위험이 높다. 증권사기, 전기통신사기, 신원도용 등은 그런 허위 제안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범죄 유형이다.
금융 규제 당국의 집계와 법적 조치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4년 9월 프리-IPO 주식을 허위로 제안해 수백 명의 투자자로부터 약 $1억2천만(약 1억 2천만 달러)을 편취한 혐의로 세 사람을 기소한 바 있다. 또한 별도의 사건에서는 지난해 2월 동부 뉴욕지방법원 관할로 세 명의 영업 담당자가 프리-IPO 사기 혐의로 체포된 사례가 보고됐다.
전문가 진단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와튼 포렌식 애널리틱스 랩(Wharton Forensic Analytics Lab) 소장 다니엘 테일러(Daniel Taylor)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오래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는 회사가 늘어남에 따라 공개적 감시(public scrutiny)와 기업 투명성(corporate transparency)이 감소하고, 이는 사기와 조작의 빈도를 높인다”고 지적했다. 테일러는 특히 스페이스X(SpaceX), 오픈AI(OpenAI), 안두릴과 같은 기술 중심의 민간기업들이 장기간 비상장으로 남아있을 때 투자자 보호 장치가 약화된다고 설명했다.
프리-IPO 관련 용어 설명
· 프리-IPO(pre-IPO): 기업이 공식적으로 주식을 공개하기 전, 제한된 투자자에게 주식을 제공하거나 경제적 권리를 매매하는 단계. 공식 채널이 아닌 사설 중개나 문서로 거래가 이뤄질 때 사기 가능성이 높다.
· 증권사기(securities fraud): 투자자들을 기만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행위로, 공시 누락, 거짓 정보 제공 등이 포함된다.
· 전기통신사기(wire fraud): 전자통신 수단을 이용해 사기를 저지르는 범죄로, 이메일·문자·온라인 결제 등이 수단으로 사용된다.
· 강력 신원도용(aggravated identity theft): 타인의 신원정보를 도용해 금융거래나 문서를 위조하는 중대한 신원도용 범죄.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이번 기소는 비상장 기술기업의 가치·투자 유인 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리스크를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 프리-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훼손될 경우, 고액 자금이 공식적인 프라이빗 마켓이나 2차 거래 플랫폼에서 이탈해 규제 대상이 아닌 사설 경로로 유입되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비상장 기업의 사모(Private) 자금조달 비용 상승, 장기적으로는 규제 강화와 시장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관측통들은 다음과 같은 파급을 예측한다: 첫째, 프리-IPO 거래에 대한 투자자 요구 강화—법적 증빙과 에스크로(escrow) 등 안전장치 요구 증가. 둘째, 규제·감독 강화—SEC 등 감독 당국의 조사 및 기소가 잦아질 가능성. 셋째, 프라이빗 밸류에이션의 조정—사기 우려가 커짐에 따라 프리미엄 할인(valuation discount)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망은 안두릴이나 유사한 고밸류 비상장 기업들의 직접적인 주가(상장 이후) 변동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투자자 심리 및 비상장주식 유통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분명하다. 특히 대규모 기관투자가나 패밀리오피스가 프리-IPO 채널을 통해 위험을 헤지하지 못하면, 민간 테크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패턴이 재편될 수 있다.
투자자 유의사항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주의를 권고한다: 공식적인 주식 배정 증빙(회사 발행 서류, 주주명부 확인), 거래 상대의 신원 검증, 에스크로 이용 및 변호사·감독기관을 통한 사전 확인 등이다. 또한 사설 투자 제안에 대해서는 항상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과도한 수익 보장을 약속하는 제안은 의심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향후 수사 결과와 기소 절차는 프리-IPO 시장 전반의 규제 및 관행에 중요한 시그널을 제공할 전망이다. 관계 당국의 추가 발표와 법원 절차 결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