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쉬 우드워드(42)는 실리콘밸리에서 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구글 내부에서는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오클라호마 출신으로 2009년 제품관리 인턴으로 구글에 합류한 우드워드는 지난 몇 년 동안 구글 연구·실험 조직인 Google Labs를 이끌며 실험적 인공지능(AI) 프로젝트들을 관장해 왔다.
2025년 12월 2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우드워드는 최근 8개월 동안 구글의 AI 전략의 핵심인 ‘제미니(Gemini) 앱’을 운영해 왔으며, 2026년을 앞두고 경쟁사인 OpenAI 등과의 경쟁 속에서 구글이 생태계 내 사용자 유입을 유지하도록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는 동시에 Google Labs의 책임자직도 유지하고 있다.

우드워드의 승진 이전인 2025년 초, 구글의 위치는 다소 취약했다. 알파벳(Alphabet) 주가는 1분기에 18% 폭락해 2022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이로 인해 인터넷의 ‘현관문’으로서 오랫동안 유지해 온 지위를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드워드의 임명과 역할
구글 딥마인드(DeepMind)의 공동창업자이자 구글 내부에서 최고 수준의 AI 책임자로 여겨지는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는 우드워드의 제미니 앱 책임자 임명을 알리는 메모에서 그가 앱의 “다음 진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드워드는 빠르게 실행하고 장벽을 허무는 능력으로 내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우드워드는 빠르게 움직이고 장벽을 허무는 능력과 실행력으로 구글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의 중심에 섰다.” — 클레이 바버(Clay Bavor), 전 Google Labs 공동책임자
Nano Banana의 성공과 인프라 부담
우드워드가 이끄는 팀의 전환점은 8월 말 이미지 생성 기능 Nano Banana의 출시였다. Nano Banana는 여러 사진을 융합해 개인화된 디지털 피규어를 만들어내는 기능으로, 출시 직후 며칠 만에 이용자가 폭주해 구글의 인프라를 과부하 상태로 만들었다.
구글의 AI 인프라 책임자 아민 바흐다트(Amin Vahdat)는 11월 전사 전체 회의에서 “우리의 TPU가 거의 녹아내릴 뻔했다(Our TPUs almost melted)”고 말했으며, 이는 회사가 자체 설계한 텐서 처리 유닛(Tensor Processing Units, TPU)에 큰 부하가 걸렸음을 시사한다. TPU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특화된 구글의 맞춤형 반도체(ASIC)다.
이후 Nano Banana의 인기는 빠르게 확산되어 제미니 앱은 9월 말까지 50억 개 이상의 이미지를 생성했고, 애플 앱스토어에서 OpenAI의 챗GPT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Nano Banana의 기술은 Google Lens와 Circle to Search 등 다른 제품에도 통합되고 있다.

사용자 증가와 재무적 영향
구글은 향후 AI 관련 사업 확산에 대비해 인프라에 대규모 자본지출을 집행하고 있다. 10월 실적 발표에서 알파벳은 연간 자본적지출을 기존 전망치 850억 달러에서 910억~93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비용·이익률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AI 서비스 기반의 광고·클라우드·구독 수익 확대를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반응도 빠르게 변했다. 2025년 초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알파벳 주가는 연중 62% 상승해 대형 기술주 가운데 우수한 성과를 보였고, 경쟁사인 메타(Meta)의 연간 상승률 13%를 크게 웃돌았다. 구글은 제미니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3월의 3.5억 명에서 10월에 6.5억 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며, AI Overviews 기능은 월간 사용자 20억 명을 보유하고 있다. 비교 대상으로 OpenAI는 10월에 챗GPT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가 8억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새 모델 발표와 내부 분위기
지난달 구글은 최신 모델 Gemini 3를 공개했고, 이는 기술 업계 전반에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우드워드는 출시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만큼 즐거웠던 적은 없었다(I’ve never had more fun than right now)”라고 말하며 현재의 페이스와 모델이 사용자와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클레이 바버는 우드워드가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 제품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본 인물 중 하나”였다고 평가하며,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진화 방향을 예측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빠른 실행과 사용자 중심 문화
구글 내부 동료들은 우드워드가 구글의 관료적 장벽을 우회해 빠르게 움직이는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직원들이 직면한 장애물을 신고하면 Labs팀이 처리하는 ‘block’ 시스템을 만들었고, 작은 불편을 신속히 개선하는 ‘Papercuts’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예컨대 10월 우드워드는 제미니 앱 대화 중 모델을 중간에 바꿀 수 있도록 한 “Papercut fixed”를 X(전 트위터)에 올려 사용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우드워드는 사용자 피드백에 직접 응답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 디자이너 제이슨 스필만은 우드워드의 사용자 최종 경험에 대한 집착을 다른 리더들에서는 보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초기 프로젝트와 I/O 무대
우드워드가 Google Labs에 합류한 2022년 이후 초기 성과 중 하나는 Project Tailwind으로, 이는 후에 NotebookLM으로 정식화된 AI 노트북 제품으로 진화했다. NotebookLM은 사용자가 올린 문서, PDF, 비디오를 분석해 요약·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도구다. 이 제품은 2023년 7월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어 팟캐스팅, 오디오, 비디오 기능을 포함하게 되었다.
구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I/O에서 우드워드는 Project Tailwind(NotebookLM의 초기 명칭)를 시연하며 작동 원리와 인용 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결과가 작업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My favorite part is it shows its work)”이라고 말하며 인공지능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인재 활용과 조직 문화
우드워드는 작가 출신 스티븐 존슨을 방문 학자로 영입해 NotebookLM 개발에 기여하도록 한 사례처럼, 비전통적 배경의 인재를 과감히 활용했다. 또한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제품을 시연하는 사내 행사인 Demo Slam을 제안해 내부 혁신 문화를 촉진했다.
우드워드는 2006년 오클라호마대에서 경제학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미국의 군사 및 경제 원조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대학원 과정을 밟았다. 2009년 제품관리 인턴으로 구글에 입사한 이후 여러 제품관리직을 거쳤고, 신흥시장 사용자 이해를 위한 Next Billion Users(NBU) 프로젝트에도 초기 멤버로 참여했다.
윤리적 고려와 사회적 책임
우드워드는 빠른 실행과 동시에 AI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25년 3월 시코이아(Sequoia) 파트너들과의 팟캐스트에서 비디오 생성 기술의 발전이 “세대에 걸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그 변화가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Nano Banana Pro의 경우, 일부 프롬프트에 대한 인종적·문화적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어 제품의 윤리적·사회적 영향에 대한 토론을 촉발했다.
향후 전망과 경제적 시사점
구글이 AI 기능 확장에 성공하면 광고 플랫폼의 효율성 개선, 검색 외 수익원(예: AI 기반 쇼핑·구독·클라우드 서비스)의 확대가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TPU 투자와 인프라 확충으로 비용이 증가해 이익률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자 참여도(MAU·주간 사용자 증가)와 제품 포트폴리오의 확장성은 장기적 매출 성장과 시장점유율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기술 리더십 회복이 주가 상승을 촉진했으며, 향후 모델·제품 성과와 인프라 비용 관리가 실적과 주가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적 관점에서 향후 관찰할 주요 지표는 제미니·NotebookLM 등 AI 제품의 활성 사용자 수, 생성 AI가 광고 클릭·구매 전환율에 미치는 영향, TPU 가동률과 자본지출(CapEx) 추이, 그리고 규제·윤리 이슈에 따른 사용자 신뢰도 변동이다. 이러한 지표들이 긍정적일 경우 구글의 AI 중심 전략은 수익 다변화와 플랫폼 지배력 회복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
요약하면, 조쉬 우드워드의 승진과 그의 팀이 내놓은 제품들은 구글이 AI 전환에서 주도권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Nano Banana와 NotebookLM 같은 실험적 제품은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이는 사용자 수 증가와 주가 회복으로 이어졌다. 다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윤리적 문제는 계속해서 관리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구글의 향후 성과는 기술적 혁신의 상업화 능력, 인프라 투자와 비용 통제, 그리고 사회적 신뢰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