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 트럼프와 연준 의장 면담서 ‘강한 면담’ 평가…대통령 관심은 고용시장으로 이동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가 연방준비제도 의장직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면담에서 ‘강한 면담(strong interview)’을 했다고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전했다. 두 사람은 면담에서 특히 노동시장과 일자리 창출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한다.

2025년 12월 19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 면담은 대통령 관저인 백악관 내 대통령 전용 거주지에서 진행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 밤 대국민 경제 연설을 하기 직전에 마무리됐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Susie Wiles), 부비서실장 댄 스카비노(Dan Scavino)도 면담에 배석했다고 관료들은 전했다.

면담 참석자와 향후 일정
행정부 관료들은 블랙록(BlackRock)의 리크 리더(Rick Rieder)가 연말 마지막 주에 마라라고(Mar-a-Lago)에서 연준 의장직 면담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준 이사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은 더 이상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 케빈 하셋(Kevin Hassett)과 전 연준 이사 케빈 워시(Kevin Warsh)는 이전에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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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들의 설명에 따르면, 월러와의 면담에서 오간 고용 관련 대화는 대통령이 금리 결정에서 자문을 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비판과 우려가 잘못된 시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관료들은 대통령이 후보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면담이 금리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경제 현안에 걸쳐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월러의 발언과 통화정책 관점
면담에 앞서 월러는 뉴욕에서 열린 예일 CEO 서밋(Yale CEO Summit)에서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 수준보다 50~100bp(기준금리 기준)까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약화된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월러는 7월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을 때 반대표를 던진 바 있으며, 이후 연준이 9월부터 회의를 시작으로 총 75bp를 인하한 점은 그의 견해가 선견지명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면담 세부내용과 후보 선발 절차
관료들은 월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일자리 관련 대화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번 대화가 대통령이 후보자들에게 단순히 금리 지시에 복종하는 인물을 찾고 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관료들은 후보자 면담이 ‘매우 조직적인 절차(highly organized process)’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최근 고용 지표와 경제 상황
최근 발표된 11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실업률이 9월의 4.4%에서 11월에 4.6%로 상승했고, 급여 증가(페이롤) 속도는 크게 둔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금은 미국 역사상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내가 취임한 이후 만들어진 일자리의 100%가 민간부문에서 창출됐다”고 주장했다. 행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민간부문은 687,000명의 일자리를 추가한 반면, 정부 부문에서는 약 188,000명이 감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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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과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분석
이번 면담과 월러의 공개발언을 종합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 의장 후보들을 고용·성장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의장으로 임명되는 인물이 월러처럼 기준금리 인하 여지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고용 개선을 주요 정책 고려사항으로 삼는다면, 장기적으로는 채권 수익률과 단기 금리 경로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연결되어 모기지 지불 부담 완화와 함께 주택 시장 호전에 긍정적일 여지가 있다. 반면,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면 달러화 약세, 자본유입 변화, 인플레이션 재가속화 위험도 점검해야 한다.

정책적 고려사항
연준 의장의 독립성은 통화정책의 신뢰성에 직결된다. 월러는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의 중요성을 강조할 여지가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면담 이전 발언 포함)을 통해 향후 의장과 행정부 간의 소통 빈도와 영향력 가능성은 시장의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 될 것이다. 특히 금융시장은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나오는 언급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므로, 향후 면담 일정 및 대통령의 공식 발표 시점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전문용어 설명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의회의 수장으로, 통화정책(기준금리 결정 포함)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이다. 기준금리 혹은 연방기금금리는 은행 간 단기 대출 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소비자 대출·모기지·기업 자금조달 비용에 파급된다. 본문에서 언급한 ‘bp’는 basis point(bp, 기준점)의 약자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또한 연준 이사의 ‘반대표(dissent)’는 연준 내부 회의에서 다수 결정과 다른 입장을 표명한 것을 말한다.

후속 일정과 관전 포인트
관계자들은 리크 리더의 면담이 연말에 예정돼 있고, 대통령이 “곧 차기 연준 의장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점을 고려하면, 연말연시 사이에 후보 확정 또는 추가 면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가자와 정책 담당자들은 특히 후보자의 통화정책 철학, 인플레이션에 대한 인식, 고용·성장 우선순위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이다.

여담
한편, 대통령은 월러가 벤치프레스 350파운드(약 158.8kg)를 들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크게 감명받았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