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원, ANZ에 A$250,000,000(약 A$2억5천만) 민사벌금 선고. 호주와 뉴질랜드 은행 그룹(Australia and New Zealand Banking Group Limited, 이하 ANZ)이 기관(Institutional) 및 소매(Retail) 부문에 걸친 광범위한 불법행위와 체계적 리스크 관리 실패로 인해 호주 정부와 납세자, 그리고 65,000명 이상의 소매 고객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인정되어 연방 법원이 총 A$250,000,000의 벌금을 부과했다.
2025년 12월 19일, RTTNew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호주증권투자위원회(Australian Securities and Investments Commission, ASIC)가 단일 기관에 대해 확보한 역대 최대 규모의 종합 벌금이라고 ASIC이 확인했다. 판사는 특히 ANZ가 제출한 월간 이차(2차) 채권 시장 거래대금(turnover) 자료의 부정확한 보고에 대해 당초보다 A$10,000,000을 가중해 해당 위반에 대한 벌금을 총 A$50,000,000으로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2025년 9월 처음 공개된 네 건의 별도 법적절차를 종합한 결과물이다. 법원은 기관 및 시장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 총 A$135,000,000을 부과했는데, 여기에는 A$140억(A$14,000,000,000) 규모의 정부 채권 거래를 부적절하게 관리한 건과 이차 채권시장 거래대금의 부정확 보고가 포함된다. 이 가운데 A$80,000,000은 법원이 인정한 unconscionable conduct(비양심적 행위)에 대한 기록적인 벌금이다.
법원은 또한 소매 부문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개별 벌금을 명시했다. A$40,000,000은 수백 건의 고객 어려움(hardship) 통지에 응답하지 못한 점에 관한 것으로, 일부 통지는 2년 이상 지연된 사례가 있었다. 또 다른 A$40,000,000은 저축성 예금의 금리에 대해 허위·오도성 진술을 하고 약속한 금리를 수만 명의 고객에게 지급하지 않은 행위와 관련된다. 마지막으로 A$35,000,000은 수천 명의 사망 고객에게 부과된 수수료를 환불하지 않았고, 유족이나 사망자의 유산을 처리하는 자들과 정해진 기한 내에 소통하지 않은 데 대한 벌금이다.
“(ANZ의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어떠한 가산적 특징도 없다.” 판사 조나단 비치(Justice Jonathan Beach)는 이차 채권시장 자료의 부정확 보고에 대한 벌금 증액을 결정하면서 이같이 평하고, 구체적·일반적 억지력(specific and general deterrence)을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벌금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소매 부문에 대한 판단에 대해 판사는 위반의 “심각하고 용납될 수 없는 성격(serious and unacceptable nature of the contraventions)”을 반영해야 하며, 벌금은 단순한 영업비용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고인의 유산 처리와 관련된 A$35,000,000의 벌금은 ANZ의 반복 방지와 다른 금융업체의 유사한 위법행위 억지를 위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ASIC은 판사가 재판 전 ANZ가 ASIC과 건설적으로 협력했고, 조기 자백 및 책임 인정을 했음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ANZ는 2025년 9월에 해당 불법행위를 인정했으며, ASIC과 함께 최초로 제안한 민사벌금 규모는 A$240,000,000이었다. ANZ는 별도 보도자료에서 민사벌금 A$240,000,000 및 ASIC 비용을 지불하는 데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호주 재무관리국(Australian Office of Financial Management, 이하 AOFM)에 제출된 월간 이차 채권 거래대금 자료의 부정확성에 대해 추가로 A$10,000,000을 부과해 총액을 A$250,000,000으로 확정했다.
용어 설명 및 제도적 배경
ASIC(호주증권투자위원회)는 호주의 금융시장·금융서비스·회사법 집행을 책임지는 규제기관으로, 금융기관의 내부통제·고객대응·공시의 적정성 등을 감독한다. AOFM(호주 재무관리국)은 연방정부의 채무관리와 자금조달을 담당하는 기관이며, 정부 채권 발행 및 관련 데이터의 공식 수신처 중 하나다.
이차 채권시장 거래대금(turnover) 자료는 이미 발행된 채권이 시장에서 재거래되는 규모와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관투자자·정부·중앙은행의 시장평가 및 위험관리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자료가 부정확할 경우 시장 신뢰도 저하와 가격 형성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Unconscionable conduct(비양심적 행위)는 호주법에서 상대방의 권리나 합리적 기대를 현저히 침해하는 불공정한 행위를 가리키며, 일반 상업 관행을 넘어서는 도덕적·법적 비난의 대상이 된다.
시장 및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이번 벌금은 ANZ의 단기 재무상태에 직접적 현금유출을 발생시키지만, A$250,000,000은 글로벌 대형 은행의 단일연도 손실로 볼 때 규모상 아주 거대한 금액은 아니다. 다만 호주 내 은행업계에 미치는 신뢰·명성 손상과 규제감독 강화라는 파급효과가 더 중요하다. 규제 준수비용(compliance cost) 상승, 내부통제·거래보고 시스템 개선 투자, 고객 보상 및 환불 관련 일회성 비용 발생이 예상된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세 가지 주요 경로로 파급될 수 있다. 첫째, 은행 주가 및 신용스프레드: 벌금 발표 직후 ANZ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나, 벌금이 미리 인정된 민사합의 규모와 크게 다르지 않아 충격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다. 둘째, 채권시장과 정부채권 매매행태: 이차시장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보고자료의 질을 재평가할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프리미엄이 확대될 수 있다. 셋째, 금융정책·감독정책 변화: ASIC의 이번 강경한 조치는 향후 감독당국이 대형 은행의 내부통제와 고객응대 문제에 대해 더욱 엄격한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부 및 납세자에 대한 영향은 간접적이다. ANZ의 불법행위가 정부채 거래와 관련됐다는 점에서 공공부문 자금조달의 투명성과 효율성에 대한 신뢰를 저해할 수 있으나, 이번 벌금이 정부 재정에 직접적인 비용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규제 강화로 인해 금융기관의 대출·수수료 구조가 바뀌면 중장기적으로 가계·기업 대출 비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법적·제도적 시사점
이번 판결은 대형 상업은행이 내부통제와 고객대응에서 발생한 다중 위반사례에 대해 포괄적 책임을 묻는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민사합의안을 넘어 추가 벌금을 부과한 점은 규제당국과 법원이 제재 수준을 엄격히 재검토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다. 금융기관들은 향후 운영 리스크 관리, 고객 소통체계, 데이터 제출의 정확성 확보에 대한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ASIC의 확인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서 ANZ는 소송 전 협력적 태도를 보이며 2025년 9월에 불법행위를 인정했고, 초기 합의안으로 A$240,000,000을 제시했다. 그러나 법원은 추가 책임을 인정해 추가 벌금을 부과함으로써, 제재 수위는 단순한 합의 수준을 초과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결론적으로, ANZ 사례는 금융기관의 내부통제·보고의 정확성·고객대응이 단순한 운영문제를 넘어 법적·재무적 위험으로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기관의 제재 강화는 향후 업계 전반의 준법경영 비용을 상승시키고 단기적 시장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