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핀테크 기업 넥시(Nexi)가 미국 사모펀드 TPG의 디지털뱅킹 유닛 인수 제안을 거부했다.
2025년 12월 1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넥시는 목요일 성명을 통해 “검토를 실시한 결과 및 신중한 고려 끝에 이사회는 제안된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추가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Following the analysis carried out and after careful consideration, the board resolved not to proceed with the proposed transaction,”
이번 결정은 넥시의 두 번째로 큰 주주인 이탈리아의 Cassa Depositi e Prestiti가 대다수 지분 매각에 반대했었다는 보도와 연결되어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는 11월에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 기관이 TPG에 유닛의 대다수 지분을 넘기는 것에 반대했다고 전한 바 있다.
디지털뱅킹 유닛의 역할 및 실적
넥시의 디지털뱅킹 유닛은 오픈뱅킹(open banking), 기업금융 서비스를 위한 기술 솔루션, 그리고 은행 간 결제·정산(interbank clearing)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기술 및 운영 기반을 담당한다. 넥시는 해당 유닛이 2025년 코어 이익(core earnings)으로 1억5,500만 유로(€155 million)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오픈뱅킹은 은행이 고객의 계좌 정보와 결제 기능을 제3자 인증된 서비스 제공자와 안전한 방식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하는 표준과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의미하며, 핀테크 업계에서 서비스 연계와 혁신을 촉진하는 핵심 개념이다. 인터뱅크 클리어링은 은행들 간의 자금 이체 및 결제 정산 과정을 자동화·처리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거래 거부의 배경과 이해관계
넥시가 TPG의 제안을 거부한 공식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보도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주요 주주의 반대, 전략적 가치 평가, 그리고 회사 내부의 장기 성장 전략과의 정합성 여부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넥시의 2대 주주였던 Cassa Depositi e Prestiti의 반대 의견은 매각 추진을 사실상 어렵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TPG는 통상적으로 자산 인수를 통해 운영 최적화 및 가치 제고 후 엑시트(exit)를 모색하는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넥시는 해당 제안이 회사의 장기적 전략이나 주주 가치 제고 방안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규모 및 재무적 의미
공개된 수치에 따르면 이 디지털뱅킹 유닛은 넥시의 2025년 코어 이익 1억5,500만 유로에 기여했다. 이는 단일 사업부로서 넥시의 이익 구성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매각이 이뤄졌다면 단기적으로는 현금 유입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나 부채상환, 또는 주주 환원 정책(예: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에 활용될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반면 매각 거부는 해당 유닛을 계속 보유함으로써 미래의 수익 성장과 플랫폼 확장 기회를 유지하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시장 및 향후 영향 전망
이번 결정은 몇 가지 측면에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매각으로 인한 현금 유입 기대가 사라져 투자자들의 실망감으로 주가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 둘째, 디지털뱅킹 유닛이 넥시의 성장 엔진으로 작동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내부에 남겨진 해당 자산을 통해 지속적 수익 성장이 가능하다는 관점이 제시될 수 있다. 셋째, 주요 주주와의 갈등 혹은 이견 표출이 공개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주주 간 협의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규제 리스크 측면에서는 디지털 결제 및 데이터 공유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경우 사업 모델에 영향이 생길 수 있으므로, 넥시와 유관 기관 모두 규제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모펀드 측면에서는 TPG가 동일한 전략으로 다른 목표자산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전망 및 시사점
금융업계 전문가의 일반적 분석 관점에서는, 넥시가 디지털뱅킹 유닛을 계속 보유하는 선택은 단기 현금성 이익을 포기하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유닛의 성장 궤적과 넥시의 자본배분 우선순위에 따라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주주 관점에서는 회사가 장기적 가치를 창출할 명확한 계획과 이를 뒷받침할 재무 전략을 제시하는지가 향후 신뢰 회복의 핵심이 될 것이다.
용어 정리
오픈뱅킹(open banking): 은행이 고객의 금융정보를 제3자 금융 서비스 제공자와 표준화된 방식으로 공유해 다양한 서비스 연계와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및 표준을 의미한다.
인터뱅크 클리어링(interbank clearing): 서로 다른 은행 간의 결제와 정산을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자금 흐름의 효율화와 신속한 정산을 목표로 한다.
이번 넥시의 결정은 유럽 핀테크 및 결제 플랫폼 시장의 구조와 전략적 제휴·매각 결정에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전망이다. 향후 넥시의 구체적 설명과 중장기 전략, 그리고 주요 주주와의 협의 결과가 공개될 경우 시장 반응과 투자자 평가에 추가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