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 영란은행 총재 “인플레이션 내년 4~5월경 2% 목표 근접할 것”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내년 봄에 영란은행(BoE)의 목표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앤드류 베일리(Andrew Bailey) 영란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3.75%로 인하한 이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흐름에 대해 낙관적 평가를 내놨다.

2025년 12월 1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베일리 총재는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내년 4월 또는 5월경에 약 2%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연중 중반인 2025년 중반에 인플레이션이 3.8%로 정점을 찍은 이후로 하락 폭이 상당히 크다는 점에 대해 “매우 고무적(very encouraged)”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3.2%로, 10월3.6%에서 하락했다. 베일리 총재는 “지금은 몇 달간 이 수준 근처를 유지하는 경로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봄이 되면(4월 또는 5월경) 또다시 꽤 급격한 하락을 보아 목표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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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목표로 복귀할 것이다. 이것은 고무적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오늘 금리를 인하한 강력한 근거였다.”

베일리 총재는 또한 올해 4월에 물가를 끌어올린 일회성 요인(one-off factors)이 연간 비교에서 소멸하는 시점이 곧 도래하고,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의 예산안에 포함된 조치들이 물가를 일시적으로 최대 0.5%포인트까지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같은 요소들이 결합되면 연말부터 내년 봄까지 인플레이션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영란은행은 2025년 11월 초 발표한 전망에서 인플레이션이 2027년 2분기까지 목표인 2%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베일리 총재는 이번 발언을 통해 그 예상보다 목표 복귀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베일리 총재는 금리 인하 이후에도 금리 수준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지만, 이 관점에 대해 일부 통화정책위원회(Monetary Policy Committee, MPC) 위원들은 동의하지 않아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리가 중립수준(neutral rate)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향후 금리인하의 빈도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립금리(Neutral rate)란 통화정책이 경제를 자극도 억제도 하지 않는, 물가와 성장에 중립적인 금리 수준을 뜻한다. 이 개념은 직접 측정하기 어렵고 다양한 추정치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이 수준보다 높이면 경제 성장과 물가를 둔화시키는 방향으로, 낮으면 반대로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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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리 총재는 “호출들(calls)이 더 가까워질 것이고, 따라서 인하 속도는 어느 시점에서 완화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 시점을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해 MPC의 결정이 향후 경제지표와 불확실성 감소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용어 설명 및 제도적 배경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영란은행 내에서 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기구다. 위원들은 경제지표, 물가전망,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해 표결로 정책금리를 결정하며, 만장일치가 아닌 경우에는 찬·반 의견이 공개된다. 이번 금리인하에서도 일부 위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은 위원 간 견해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일회성 요인(one-off factors)은 특정 기간에만 발생해 연간 비교 기준에서 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소를 말한다. 예를 들어 세제 변경, 일회성 에너지요금 조정, 대규모 통관비용 변동 등이 해당한다. 이러한 요인이 비교기준에서 사라지면 연간 기준 인플레이션은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시장 및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 분석

영란은행의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채권시장, 외환시장, 소비자물가 및 기업 투자 심리에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우선 인플레이션 하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국채 수익률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상보다 빠른 물가 안정은 장기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을 낮춰 채권 가격을 지지할 여지가 있다.

영국 파운드화(GBP)에는 혼재된 영향이 예상된다.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면 금리경로(금리인하 시점)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단기적으로는 약세 압력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완화되면 통화의 실질가치가 지지될 수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 변화와 글로벌 금리 흐름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가계와 기업 측면에서는 물가 안정이 소비자 실질구매력을 지지하고, 명목금리의 점진적 인하 기대는 차입비용을 낮춰 투자와 주택시장에 완화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의 시점과 속도가 불확실하므로 기업의 자본지출과 가계의 소비 회복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책적 함의로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 성장 사이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시장과의 소통(Forward guidance)이 중요해진다. 베일리 총재의 발언은 목표 복귀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신호를 주었지만, 동시에 “정확한 시점 판단은 불확실하다”고 말해 향후 데이터 의존적(데이터 의존성) 운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요약적 전망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하향 기대가 금융시장 변동성과 경제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정책금리의 향후 경로는 실업률, 임금상승률, 국제 에너지·식품가격 등 다양한 지표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영란은행의 예상이 실현되면 통화정책은 점진적 완화 경로를 택할 가능성이 높으나, 그 속도와 시점은 계속 변동하는 경제지표에 따라 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