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산 CEO 경고: 구리 공급난 장기화…희토류 위기와 유사한 양상이다

구리 가격이 2025년 들어 급등하며 재고 축적까지 이어졌다. 공급 제약과 광산 차질, 미국의 관세 우려 등이 맞물리며 구리 가격은 연중 반복적인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금요일 기준으로 구리 현물 가격은 $11,952 톤당(미터릭톤)으로 기록적 수준을 나타냈고, 런던금속거래소(London Metal Exchange, LME)의 3개월물 구리는 수요일 장을 $11,592/톤으로 마감했다. 뉴욕 선물시장의 구리 선물은 연초 이후 약 34% 급등해 2009년(연간 137.34% 상승) 이후 최고의 연간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2025년 12월 18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광산업체 중 한 곳인 BHP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헨리(Mike Henry)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onference de Paris에서 구리가 일상 경제의 기능을 뒷받침하고 탈탄소화(감탄소)와 디지털화 기술의 핵심 요소라며 구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회의는 International Economic Forum of the Americas가 주최했다.

헨리 CEO의 발언: “구리는 매우 중요한 금속이다. 일상 경제를 지탱하고 탈탄소화와 디지털화 기술에 필수적이다. 연간 시장 규모는 대략 $300~4000억 수준인데 반해, 여러분이 들어본 희토류 시장은 연간 약 $200억 수준에 불과하다. 그래서 구리는 매우 큰 시장이다.”

헨리는 구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요는 강하게 증가하고 있다”2050년까지 수요가 약 7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새로운 광산 발견이 줄어들고 있으며, 발견된 광산은 대개 규모가 작고 등급(구리 함량)이 낮으며 규제·운영이 어려운 지역에 위치해 있어 빠른 증설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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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P는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업체다. 헨리 CEO는 지난 1년 동안 시장이 약간의 공급 과잉에서 병목 현상으로 빠르게 전환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12~18개월 전에는 많은 시장 관측자들이 2025년은 구리 수요가 다소 약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 세계 일부 구리 광산에서 발생한 몇 차례의 차질이 시장을 곧바로 적자로 전환시키며 가격을 최고치로 밀어올렸다고 진단했다. 헨리는 “우리는 향후 수년, 특히 이번 10년의 끝까지 이 공급 긴축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격 전망에 대한 질문에 대해 헨리는 가격 변동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공급 부족 해소 가능성은 당분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장이 타이트하다. 가격을 북쪽(상승)으로 전환시키는 데에는 작은 충격도 충분하다”고 말하면서 금·은 등 다른 금속들도 올해 기록 경신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광범위한 원자재 전반에 대한 관심 증가는 구리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 및 기관별 예측

여러 시장 관측자와 투자은행은 2026년에도 구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UBS는 11월 말 보고서에서 구리에 대해 구조적 강세(Structural bull)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구리와 알루미늄을 산업금속 가운데 최우선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UBS의 스트래티지스트인 웨인 고든(Wayne Gordon)과 도미닉 슈니더(Dominic Schnider)는 가격 전망을 상향 조정해 2026년 1분기 말까지 톤당 $12,000, 2026년 말까지 톤당 $13,000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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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분석가들은 최근 노트에서 약한 공급이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들은 세계 주요 생산업체의 최신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2025년 광산 공급이 약 3% 감소하고 2026년에는 약 1% 반등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2024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러한 1% 내외의 반등 전망은 통상적 차질을 반영하지 않아 실제로는 2026년에 다시 음(-)의 성장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는 시장이 명확한 적자 상태에 있으며 공급이 2025년 말과 2026년 1분기에 가장 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2026년 중반부터 광산 운영 개선이나 대형 광산의 재가동이 이뤄진다면 공급 회복이 가능하다고 봤다.

시티(Citi)는 미국의 구리 재고 축적(hoarding)을 전망하면서 구리 목표가격을 2026년 초 톤당 $13,000으로 제시했고, 2026년 2분기에는 $15,000/톤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주요 기관들은 공급 제약과 지정학적·정책적 요인이 맞물리면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희토류(rare earths)는 반도체, 전기차, 재생에너지, 군사 장비 등 첨단 산업에서 필수적인 원소 군으로, 시장 규모는 구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기사에서 비교된 수치는 연간 약 $20억(희토류)$300~4000억(구리)으로, 구리의 경제적 영향력이 훨씬 크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3개월물은 통상적으로 물리적 인도 시점을 3개월 후로 하는 표준화된 선물·현물 계약을 의미하며, 이는 국제 구리 가격의 대표 지표로 사용된다. 또한 “등급(grade)”은 광석 속 금속 함유 비율을 의미하고, 등급이 낮을수록 같은 양의 금속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원광을 처리해야 하므로 경제성이 떨어진다. “관할권(jurisdiction)”은 광산이 위치한 국가나 지역의 법적·규제적 환경을 의미한다.


경제·산업적 영향과 향후 전망

구리는 전기·전자 장비, 건설, 산업기계 등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되기 때문에 가격의 지속적 상승은 제조업체의 원가 부담을 증가시키고, 전력·통신 인프라 투자 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탈탄소 전환과 전력망 확충, 전기차 보급 확대 등에서 구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장기적 수요 탄력성은 높다. 반대로 공급 측의 탐사·허가·개발 지연은 단기적 가격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키울 우려가 크다.

정책적 요인 또한 중요하다. 기사에서 언급된 미국 관세 우려미국의 재고 축적 가능성은 글로벌 무역과 공급망에 추가적인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가격 변동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원자재 전반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 헤지 수요와 투기적 자금 유입이 더해져 가격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2025년 말~2026년 1분기 사이 공급이 가장 취약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가격은 UBS·도이체·시티 등 주요 기관의 상향된 전망을 근거로 단기 급등 위험이 상존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광산의 신규 프로젝트 착수, 기존 광산의 등급 개선 또는 재가동이 이루어질 경우 공급 완화 가능성이 있으나, 이러한 회복은 운영 개선과 규제·인프라 투자에 의해 좌우되므로 시기와 규모가 불확실하다.

결론적으로, 구리는 희토류와 유사하게 공급 측에서의 제약과 수요 측의 대규모 구조적 성장이라는 두 요인이 결합하면서 향후 수년간 높은 가격 수준과 변동성 확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과 정책당국은 공급 다변화, 재활용 확대, 전략적 비축, 광산 투자 촉진 등 복합적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